하영인 기자 기자 2015.06.19 18:18:22
[프라임경제] 귀농귀촌이 늘고 있다. 최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귀농귀촌에 나선 이들은 총 4만4586세대(7613명)에 달한다. 이는 10년 전인 2004년도, 1302세대에 비해 34배 이상이 급증한 수다.
특히 50~60대 연령층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나 '6차 산업'이 각광 받으면서 30~40대 젊은 층들의 유입도 크게 늘고 있다.
19일 서울 방배동에 자리한 전라북도(이하 전북) 귀농귀촌지원센터를 찾았다. 전북 귀농귀촌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5월 개설된 수도권 홍보관은 귀농귀촌 콜센터(1577-3742)와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진심 담긴 대화로 귀농귀촌 실패율↓ 지역 활성화 꾀해
우리나라는 수도권에만 전체 인구의 약 49%가 밀집돼 있다. 전북은 전국 면적의 8%가량을 차지하고 있지만, 인구는 3%에 불과한 실정. 이에 전북은 수도권 시민을 대상으로 귀농귀촌 홍보 강화에 나섰다.
귀농귀촌지원센터는 전북의 귀농귀촌 정책 홍보와 함께 콜센터와 홈페이지를 통한 정보 제공이 주 업무다. 귀농귀촌 콜센터는 이원화 체계로 전주·서울콜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총 5명의 상담사가 내방자 응대를 위해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화상담 건수는 618건이었으며 △내방자(129명) △박람회 참가자(1971명) △웹 상담(53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운영실적은 콜 수 618건, 내방자 639명 등으로 예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콜센터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건당 평균 통화 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다.
이지선 귀농귀촌지원센터 팀장은 "상담을 하다 보면 질문의 요지가 비슷하기 때문에 똑같은 얘기를 되풀이할 때도 잦지만, 귀농귀촌에 실패하는 일이 없길 바라는 마음에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게 된다"며 "부모님 혹은 친구, 남 같지 않게 여겨져 도와주고 싶다"고 전했다.
이처럼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과 이로 인해 지역이 활성화된다는 점은 상담사들의 활력 원천이다.
이 팀장은 "정착지를 찾는 문의가 가장 많다"며 "그로 인해 접근해오는 이들에게 항상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알려준다"고 강조했다.
한편 귀농귀촌 관련 각 지자체 지원정책과 관련해 오해가 깊은 이들이 많다. 귀농귀촌 시 농림축산식품부에서 3억원의 창업자금을 지원한다고 알려졌지만, 이는 엄밀히 말하면 융자자금으로 담보물도 필요하고 초기에 받기는 힘들다. 이는 어느 정도 정착된 다음에 지원받는 것이 좋으며 3억원을 두 차례에 걸쳐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부나 각 지자체 지원을 받기 위한 조건 중 하나인 교육 100시간 이수만 마치면 되는 것 아니냐는 항의전화가 많다.
이에 대해 상담사들은 상담을 통해 충분히 설명함으로써 이해를 돕고 잘못된 오해를 바로잡아주고 있다.
◆"끈끈한 인적 네트워크 형성과 충분한 교육은 필수"
전북은 수도권과 거리상으로는 멀지만,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있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아울러 타 지역에 비해 저렴한 땅값과 농업기반 시설이 잘 갖춰진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젊은 층들의 유입이 늘어나며 기존 농민들의 방식이 아닌 20~30대의 새로운 직업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다. 농업이 아니라 농창업인 6차산업을 하는 것.
지난 2010년 귀농한 정모씨(38세)는 남원시 운봉읍에서 산양을 키우며 산양유요구르트와 치즈를 만들 뿐만 아니라 산양과 함께하는 체험프로그램을 개발, 체험장을 따로 마련했다. 버터와 치즈만들기, 산양꼴주기 체험 등 꼬마 손님들에게 아주 인기가 좋다고.
"성공한 귀농귀촌 사례를 계속 발굴하고 있습니다. 돈 많이 벌어 물질적으로 잘 사는 이들이 아닌, 제대로 안착해서 지역민들과 조화롭게 잘 살아가는 것이 바로 성공한 삶이죠."
최민규 귀농귀촌지원센터 사무국장(사진)은 진중한 모습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들은 모두 단순한 상담을 넘어서 인생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귀농귀촌의 경우 지역에 연고가 있지 않으면 쉽지 않기 때문에 특히나 수도권에서 살아온 이들은 인적 네트워크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 같이 귀농할 동기들이나 먼저 성공한 선배들과의 끈끈한 유대감 형성은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필수 요인이다.
대다수가 간과하는 부분이나 그 대목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최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또한, 정보를 알아야 실패율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귀농귀촌 관련 교육이 있는 것이다.
최 사무국장은 "무엇보다 귀농 철학이나 귀농 마인드가 가장 중요하다"며 "귀농해서 앞으로 몇십 년을 살아갈 이들이라면 계속 요구하고 받는 것에만 익숙해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먼저 전북이란 지역에 대해 아는 것이 첫걸음"이라며 "최소한 역사와 문화, 지역 주민들에 대해 알고 기본을 갖췄을 때 내려가야 안정적인 정착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첨언했다.
사람을 유치하기 위해 일하지만, 어떤 사람이 우리 동네서 어떻게 살아가느냐를 더 우선시 해야 한다는 것이 최 사무국장의 마음가짐이다. 일부 귀농귀촌인의 경우 마을 주민보다 상대적으로 풍부한 지식을 내세우며 실리를 중시, 지역민들과 화합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언급했다.
인터뷰 말미 이 팀장은 "귀농귀촌에 대해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며 "즐거운 마음으로 소중한 인연과 함께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만들길 바란다"고 전하며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