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파산 국면에 내몰렸던 스마트폰 제조사 팬택이 다시금 일어설 기회를 잡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차례에 걸친 매각 시도가 모두 불발로 끝나면서 팬택은 법정관리를 중지하겠다고 밝혔으나, 마지막 국면에서 옵티스 컨소시엄이 나선 것이다.
현재 상황을 100%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 옵티스와 이 회사 대주주인 스카이레이크간에 팬택 인수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데다, 양해각서가 고용승계를 비롯한 100% 인수 조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팬택 전체 자산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김포공장, 전국 애프터서비스센터 등이 인수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아쉬움이 없지 않은 조건이지만 이번 옵티스의 인수 시도가 성공할 경우 팬택이 얻을 바는 적지 않아 보인다. 또다시 단말기 메이커로서의 신화를 이어서 써 나가게 될 기회를 얻을 뿐만 아니라 체질을 한층 더 강화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옵티스는 광디스크 저장장치(ODD)와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회사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에 이어 CD와 DVD 수요 감소로 ODD 사업도 사양길에 접어들었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이 같이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구조로 빠진 부문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외부에 생산을 맡기고 눈을 밖으로 돌려 카메라 모듈이나 내장형 배터리 등 스마트폰 부품과 주변기기로 제품군을 확대하는 과감한 투자 정신을 발휘한 덕이다.
팬택이 옵티스에 최종 인수될 경우, 그래서 애플처럼 당분간 직접 생산을 하지 않고 연구개발(R&D)과 디자인에 주력하게 되는 게 아니냐고 점치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또 무리한 한국 시장에서의 경쟁보다 중저가 상품을 전면에 세워 인도네시아 등 개발도상국 시장에서 체력 회복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처럼 기술력을 위주로 벤처 신화를 썼던 팬택이 R&D를 중시하는 옵티스를 만나게 되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무리한 확장을 위한 출혈을 지양하는 것이 팬택이 살 길이라는 분석은 이미 과거부터 여럿 나온 바 있으나, 이제서야 가닥을 잡은 것 같다. 양측의 문화적 장점이 합쳐져 시너지를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든 직원을 함께 안고 가지 못하는 점은 안타깝지만 이번 계기로 팬택이 명실상부 '한국의 애플'로 거듭나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