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미국 금리인상 시점을 두고 세계 주식시장이 등락을 거듭 중입니다. 더욱이 연내 인상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에서 16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관심이 쏠려 있는데요.
이는 금리와 주식시장의 관계가 단순하지 않고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주식시장의 버블은 오히려 금리가 상승할 때 발생하고 반대로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이 주식시장의 폭락을 불러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같은 금리와 주식시장, 더 정확히 표현해 정책금리 사이클과 주가의 관계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탄생한 1914년 이후부터 살펴볼 수 있습니다.
먼저 정책금리 인상 후 경기회복의 논리로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경우입니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2004년을 들 수 있습니다. 반면 금리를 인상하자마자 주식시장이 침체에 빠지는 때는 대표적으로 1919년, 1994년을 꼽을 수 있습니다.
가장 특이한 사례로는 1928년과 1999년입니다. 당시 지나친 유동성 팽창으로 주식시장이 과열 징후를 보이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인상했는데요, 이때 주가는 걷잡을 수 없이 급등합니다.
더욱이 근래 100년간 미국 주식시장에서 발생한 대표적인 2개의 버블이 모두 막바지에는 정책금리 상승과 함께 진행됐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죠.
그렇다면 어떤 요인에 의해 금리와 주가의 등락이 갈리는 것일까요?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정책금리 인상 속도'에 주목했습니다. 주가가 하락했던 1914년과 1994년의 경우 정책금리 인상 속도가 다른 사이클보다 빨랐는데요,
반면 장기채권 금리는 1994년에 유독 많이 상승했으나 다른 사이클에서는 비슷하게 움직였습니다. 모든 사례에서 정책금리 인상 이후 장기채권 금리는 올랐습니다.
통화정책에 의해 좌우되는 단기채권 금리가 자금의 실제 수요를 반영하는 장기채권 금리보다 강하게 상승하면 이는 강력한 긴축을 의미하고 반대의 경우 1928년, 1999년처럼 완만한 인상을 시사합니다.
그러나 경제 펀더멘털보다 완만하게 긴축이 진행된 1928년, 1999년에 주식시장이 강력한 상승세를 보인 것은 우연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향후 연준의 긴축 강도를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매우 중요해지는데요.
이를 위해 전문가들은 '연준 대차대조표상의 자산 규모'를 살펴야 한다고 말합니다. 4조5000억달러 수준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총자산 규모가 정책금리 인상보다 중요하다는 것인데요. 은행들이 막대한 초과지급준비금을 보유하고 있어 연방기금금리를 인상해도 그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FRB 총사장 규모가 줄어든다면 예상보다 강한 긴축 신호로 주가에 부정적일 수 있습니다.
또, 금리 전망인 도트(Dot)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도트는 3개월마다 FOMC에서 각각의 경제 및 금리 전망치를 제시하는 것입니다. 가장 최근 발표된 자료를 보면 FOMC의 2016년 말 정책금리 전망치 평균은 1.75~2% 수준인데요, 만약 올해 12월부터 금리를 인상한다면 1년 동안 정책금리가 175bp 상승하는 거죠.
그러나 도트의 낙관적 편향을 감안해 실제 2016년 말 정책금리가 현 수준보다 100~125bp 인상된다고 가정할 경우 이는 과거 사이클과 비교할 때 완만한 긴축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에 발표되는 도트에서도 내년 말 정책금리 예상치가 하락한다면 이는 완만한 긴축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현재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연준이 '강한 긴축정책'을 단행한다면 결국 시장의 충격은 불가피한데요. 한 연구원은 이에 대해 "예상 밖의 강력한 긴축을 단행해 시장을 패닉에 빠트린 적도 적지 않다"면서도 "때로는 시장의 버블을 선제적으로 막기 위해 침체를 불사하기도 한다"고 제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