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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로봇' 텔레마케터 일자리 넘보나

한국직업전망 2위…TM영업 통해 저비용·고효율 지향

하영인 기자 기자  2015.06.16 15:5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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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향후 20년 내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큰 직종 1위로 '텔레마케터'가 꼽혔다. 로봇기술 발전으로 훨씬 편리한 삶을 영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달 29일 NPR의 보고서를 인용,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3월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애플의 개인비서 시리와 같은 서비스의 등장으로 16만개의 비서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에서도 제조업의 메카인 광둥성 둥관에 첫 로봇 공장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로봇이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눈앞에 닥친 현실이다. 그러나 텔레마케터가 1위에 선정된 이유는 무엇인지, 국내에도 들어맞는 얘기가 될 지 여부를 두고 업계는 다양한 견해로 분분하다.

◆감성, 로봇은 흉내 못 낼 금단영역

텔레마케팅(TM)의 사전적 의미는 '전화를 이용해 상품 소개 및 판매, 시장조사, 고객관리 등을 행하는 마케팅기법'이다. 이는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로 나뉘는데 인바운드는 회사로 걸려오는 고객 문의를 상담하거나 고충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주로 금융권이나 이동통신사, 홈쇼핑사에서 활용되고 있다.

인바운드 텔레마케터는 고객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와 고객에게 쉽고 빠르게 정보 전달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적격하다. 

아웃바운드는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며 권유하는 방식으로 보험사나 카드사에서 주로 이용한다. 아웃바운드의 경우 전화를 이용하는 만큼 짧은 시간 내 고객에게 신뢰감을 주고 설득시킬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오늘날 걸려오는 TM 전화 중 이미 일부 기업에서는 녹음된 음성을 사용하는 등 텔레마케터가 직접 응대에 나서지 않지만, 이는 일방적인 내용 전달에 그쳐 큰 실효성은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 좀 더 진화된 인공지능 로봇으로 TM영업을 했을 때 예측할 수 있는 장점으로는 24시간 풀가동 업무를 꼽을 수 있다. 아울러 거칠고 퉁명스런 고객에게도 개의치 않고 원기 왕성한 대응이 가능하다.

이 같은 사실에 맞선 업계 한 관계자는 "정형화된 정보 안내라면 몰라도 고객을 설득해야 하는 마케팅의 경우 로봇은 적합하지 못하다"며 "텔레마케터와 대화를 나누는 고객은 있어도 기계음까지 들어주는 고객은 극히 적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코 로봇이 사람의 감성을 따라올 수 없다는 주장이다. 또한, 즉각적인 대처가 취약할 뿐 아니라 매일매일 텔레마케터가 공부하듯 새로운 정보를 주입시키는 관리자와 고장 시 이를 수리할 수 있는 이들도 항시 대기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따른다.

◆전문직 우뚝 텔레마케터, 전문 아웃소싱기업 의뢰↑

2000년대 이후 휴대전화가 보급되자 유통채널에서 커다란 변화가 일었다. 너나 할 것 없이 대다수 기업이 휴대폰을 이용한 TM영업을 도입, 저비용과 고효율을 지향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텔레마케터 인력이 급증했으며 현재는 이를 직업으로 삼고 생계를 잇는 이들이 10만여명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TM영업의 팽창이 가져온 폐단의 일면"이라며 "일부 업체가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영업을 했기 때문에 정식 허가받고 영업하던 텔레마케터들까지 피해를 보게 됐다"고 짚었다.

이어 "그러나 TM영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지나친 면이 있다"며 "TM영업은 중간 유통 과정의 수수료를 절감, 고객이 상품을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해주는 유통채널"이라고 말을 보탰다.

한편 과거에는 텔레마케터란 직업에 대한 인식이 적었다. 고객관계관리(CRM) 차원에서 단순히 고객과 통화만 하면 된다고 여긴 나머지 기업들은 직접 텔레마케터를 고용했고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고객에 대한 응대방법이나 대화기법 등이 서툴렀던 것이다.

이후 텔레마케터는 고객 접점의 전문직으로 인식되면서 자사 상품안내와 홍보 사후서비스 등을 위해 텔레마케팅 전문 아웃소싱기업에 의뢰하는 기업이 많아졌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아웃소싱업무를 꺼리는 지원자도 있겠지만, 텔레마케터는 일반적인 업무 아웃소싱이 아니라 전문직종이기 때문에 다른 아웃소싱 직업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고 제언했다.

지난 2월20일 한국산업인력공단 중앙정보고용원이 발간한 '한국직업전망'을 보면 대표 직업 218개 중 텔레마케터가 5점 만점에 4.62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향후 5년간 꾸준히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직 국내 정서에는 기계 음성에 대한 거부감이 팽배하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견해로, 이를 감안했을 경우 업계가 대응할 방향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