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실키(Silky) 드라이버’라는 말이 있다. ‘비단결 같은 운전자’, 즉 ‘부드럽고 편안하게 운전하는 사람’을 말한다.
운전 면허를 처음 딴 20년 전부터 실키 드라이버가 되고 싶었던 기자가 그런 꿈을 실현해줄 차와 만났다. 바로 ‘아우디 A6 3.2 FSI 콰트로(이하 A6 3.2)’였다.
과격한 운전을 하는 운전자는 개인 성향도 있지만 대체로 ‘2% 부족한’ 차로 과감한 운전을 감행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다.
잘 안 나가는 차로 빨리 달리려니 가속페달을 콱콱 밟을 수 밖에 없고, 핸들링이 뻑뻑한 차로 차선을 넘어서려니 다른 차의 진로를 방해하게 된다. 게다가 차가 안정적이지 못하니 다른 차 운전자들은 물론 자기 차 탑승자들까지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기자가 직접 경험한 A6 3.2는 넘치는 힘과 절묘한 핸들링 그리고 안정된 주행 성능으로 실키 드라이빙을 실현할 수 있는 밑바탕을 깔아주는 차라고 할 수 있다.
A6 3.2의 외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아우디 패밀리룩인 사다리꼴 모양의 싱글 프레임 그릴이었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하단의 공기 흡입구를 통합해 만든 이 그릴은 파워풀한 차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풍긴다. 실제로도 이 그릴을 통해 한껏 달아오른 엔진을 냉각하는데 필요한 공기가 더 많이 공급돼 이 차가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한다.
A6 3.2의 미끈한 옆 모습은 4도어 쿠페를 연상시킨다. 아우디 특유의 보디라인의 곡선미가 낮은 창과 미끈하게 빠진 천장 라인을 지나며, 에어로 다이내믹 스타일을 제대로 살려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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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죽과 진한 월넛 원목이 어우러져 한껏 고급스러운 실내에 들어서니 센터페시아가 정면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를 향해 살짝 비틀어져 있었다. 운전자 중심 콕핏(cockpit) 구조를 적용했기 때문이란다.
운전자 지향적 설계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스티어링 휠과 주변엔 각종 콘트롤 장치가 즐비했고, 오디오, TV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은 물론 차량 시스템까지 통제하는 MMI(멀티 미디어 인터페이스)도 센터콘솔 박스에 오른팔을 얹은 채 손쉽게 조작할 수 있었다.
기능이 너무 많아 복잡한 것을 빼곤 운전 중에 몸을 일부러 움직이지 않아도 돼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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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심야시간 서울에서 경기 용인 에버랜드까지 달려봤다.
이날 경부고속도로에서 체험한 아우디 특유의 부드러운 달리기는 여성스런 얼굴을 하고 있던 과거나 남성적인 인상이 짙게 풍기는 모습으로 변신한 현재나 그대로였다.
최고출력 255마력, 최대토크 33.7kg∙m의 V6 3.2 FSI 엔진에 힘입어 A6 3.2는 밟으면 밟는 대로 즉각 반응하며, 시속 180km까지 단숨에 올라간다. 르망24시간 레이스에서 5회 우승하면서 우수성을 인정받은 엔진다웠다.
적당히 묵직한 스티어링 휠과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뗄 필요 없이 기어 변속을 할 수 있는 패들시프트는 파워 넘치는 엔진 출력과 어우러지며 차량들 사이를 비단결처럼 휘감을 수 있게 했다.
제로백 가속시간은 7.1초로 수준급. 최고속도를 시속 210km로 제한해놓았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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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에서 영동고속도로를 지나 에버랜드로 향하는 길에서 만나는 와인딩로드는 A6 3.2의 풀타임 사륜구동 콰트로(quattro)와 다이내믹 서스펜션을 시험하기 위한 최적의 코스.
노면상태에 따라 바퀴 접지력을 조절하는 콰트로의 주행 안정성은 급경사진 커브길에서도 진가를 발휘, 흔들림 없이 부드럽게 돌아나갈 수 있도록 했다.
A6 3.2는 이처럼 운전자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는 차이면서도 뒷좌석 승객도 안락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우선 A6 3.2의 사이즈는 전장 x 전폭 x 전고가 4916 x 1855 x 1459(mm)로 휠베이스가 현대차 그랜저의 2780mm 보다 훨씬 큰 2843mm에 달해 앞 좌석을 뒤로 충분히 빼도 뒷좌석 승객이 발을 충분히 뻗을 수 있다.
또, 뒷좌석에도 시트 히팅 장치를 갖춰 추운 겨울에 ‘김기사’는 따뜻한 시트에 앉고, ‘사모님’은 방석을 안 깔면 엉덩이가 시린 ‘코미디’는 없다.(이 기본적인 기능이 없는 수입 중형차도 꽤 된다.)
A6 3.2는 풀사이즈 프론트 에어백, 앞좌석 사이드 에어백, 사이드 창문 거의 전체를 방어하는 헤드 에어백 등 에어백 8개와 기존 모델보다 경도가 35%이상 증가한 바디쉘, 비상제동 시 1초 이내에 필요한 최적의 제동 압력을 4바퀴에 전달하는 EPB 브레이크 등 안전장치를 완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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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리모콘으로 차문을 열면 먼 거리에서도 안개등, 후방등, 번호판등이 켜지면서 운전자의 시야를 확보해 주는 타이머 기능, 몸에 지니고만 있으면 손잡이에 손을 대는 것만으로도 문이 열리고, 버튼 조작만으로 시동을 걸거나 끌 수 있는 어드밴스드 키, 버튼식 사이드 브레이크, 좌.우.중앙과 뒷좌석 좌.우 등 5개 채널에서 음악이 나오는 보스(BOSE)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선택사양) 등 편의 장치도 두루 갖췄다. ,
아우디 A6 3.2는 운전자를 실키 드라이버로 만들어줄 채비를 다 갖췄다. 이제 공은 운전자 본인에게 넘어왔다. ‘실키 드라이버’가 될 지. ‘실패 드라이버’가 될 지 말이다. 853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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