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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부동산시장 기상도①…아파트] "2~3년 후 내다볼 때"

공급충격 예고 속 매매 '맑음'·전세 '흐림'·재건축 '구름 조금'

박지영 기자 기자  2015.06.15 17: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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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올 하반기 아파트 매매시장 날씨는 맑고 포근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친전세'에 피로감을 느낀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에 적극 뛰어들면서 주택시장은 더욱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세시장은 여전히 흐리기만 하다. 저금리 탓에 전세를 월세로 돌리려는 집주인이 계속 늘면서 수급불균형이 일어나고 있는 것. 게다가 재건축 이주까지 더해지면서 전세시장은 당분간 국지적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 아파트시장 날씨는 노랫말처럼 '쨍하고 해'가 떴다. 최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아파트 매매량은 27만8098건으로 전년동기 23만280건 대비 20%가량 증가했다. 이는 2006년 이후 역대 최대 거래치다.

이런 가운데 상반기 전국 전셋값은 또다시 4.41% 오르며, '미친 전세'다운 면모를 입증했다. 지역별 상승요인을 보면 서울의 경우 재건축발 이주수요 탓이 컸으며, 신도시와 경기·인천은 지역 내 수요뿐 아니라 서울서 넘어온 세입자까지 더해져 전셋값 상승폭을 키웠다.

◆뿔난 세입자 "내집 사고 만다"

직전동기 대비 전셋값 상승비율은 △서울 6.30% △신도시 4.25% △경기·인천 4.92%다. 지방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세매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려워지자 △대구 5.27% △경북 2.73% △부산 2.54% △경남 2.24% 순으로 전셋값이 크게 뛰었다.

이처럼 짧은 기간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올 상반기 70%를 웃돌며 서민 목을 옥죄었다. 매매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도 여기에 있다. '미친 전세'에 뿔이 난 세입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매매로 돌아서면서 거래 활성화를 이끈 것.

이런 움직임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세물량 구하기도 어려운데다 2년마다 집을 옮겨야 한다는 피로감에 주택을 사려는 실수요자들이 부쩍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지방아파트의 고공행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가격상승이 누적됨에 따라 피로감이 쌓여있는 만큼 공급과잉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상황이다. 또한 현재 가격 최고점을 찍고 있는 만큼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수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사업가시화 따른 가격등락 여전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투자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초과이익환수제 추가유예와 분양가상한제 폐지·재건축 연한단축·재건축 주택건설 규모제한 연면적 기준 폐지·도로사선제한제도 폐지 등 재건축을 가로막던 규제들이 줄줄이 풀리면서 사업환경이 좋아진 덕이다.

이 같은 호재는 곧바로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올 상반기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직전동기에 비해 평균 3.70% 올랐으며, 특히 △강동 4.94% △서초 4.10% △송파 3.72% △강남 3.64% 중심의 강세를 보였다.

눈에 띄는 점은 강세를 보인 재건축단지 대부분이 시공사를 선정했거나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곳이란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은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재건축은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걸리는 장기정비사업"이라며 "가시화된 성과가 없다면 투자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재건축시장은 사업가시화에 따라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은선 책임연구원은 "시장의 전반적 흐름도 중요하지만 사업현황과 진행속도, 마찰요인을 따져 재건축 사업성을 고민해야 한다"고 짚었다. 여기 더해 규제완화에 따라 수익여건이 좋아진 만큼 재건축 아파트값은 2013년 이후 상승흐름을 유지하며 저가매수에 대한 매력도는 다소 낮아졌다는 설명도 했다.

이어 "재건축 추진연한이 줄면서 비교적 초기투자금이 낮은, 아직 사업이 본격화되지 않은 노후아파트에 대한 투자관심이 늘고 있지만 수익성이 가시화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함에 따라 보유가치·실거주 활용 여부를 따져 투자를 결정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금리인상·공급량 증가 경계해야

하반기 분양시장 날씨가 맑을 것으로 보이는 와중에 변수도 존재한다. 일단 금리인상과 가계대출이 문제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시중은행 가계대출 규모는 6월 기준 765조2000억원으로 전월대비 다시 10조1000억원이나 늘었다.

물론 당장 금리가 인상될 요인은 적지만 미국 금리가 인상되고 대출금리가 따라 오르게 되면 가계 부채 상환부담은 크게 늘게 불 보듯 뻔하다. 여기에 집값이라도 하락세로 돌아서게 된다면 가계는 이중의 고통을 받게 되는 셈이다.

공급량도 경계해야 할 변수 중 하나다. 올해 입주를 앞둔 가구수는 총 25만2826가구로 지난해 26만2109가구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지역별 물량차가 커 해당 섹터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울은 신규아파트 입주가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추정되며, 경기는 총 6만7717가구 중 4만가구가량이 하반기 입주 예정이다. 따라서 단기적 공급충격이 예고된다.

김은선 책임연구원은 "올해 신규아파트 입주가 많진 않지만 분양시장 열기에 힘입어 신규분양이 지속되는 만큼 2~3년 후 입주물량이 많은 지역은 공급량에 따른 수급불균형이 나타날 수 있다"며 "미래의 공급물량도 고민할 시기"라고 충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