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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KCC 백기사 협력, 이후 국면은…

물산-모직 합병 성사 이후에도 고비 많아 고심 깊을 듯

임혜현 기자 기자  2015.06.11 09: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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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삼성물산이 보유 중인 자사주 전량(5.76%)을 KCC에 매각하기로 전격 결정하면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추진 건의 향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물산은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거센 공세를 받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합병안 처리를 위해 '백기사'로 KCC를 택한 것이다.

매각가는 10일 종가인 주당 7만5000원으로, KCC가 지분 매입을 위해 투입하는 자금은 6000억원이 넘는다.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KCC의 삼성물산에 대한 지분율이 5.79%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일단 다음달 17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엘리엇과의 표 대결은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6%에 가까운 규모의 주식을 자사주로 갖고 있는 것보다 매각을 통해 우호적인 곳에 넘김으로써 의결권을 되살려 내는 묘수를 택한 것이다.

하지만 삼성의 이번 자사주 처분이 합병 성사로 이어지더라도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호세력 부족으로 합병이 무산되지는 않더라도 백기사 동원 상황까지 흐른 만큼 불만 여론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주의 이익보다 오너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합병 추진이라는 비판을 어떻게 잠재우느냐가 관건이다.

이번 합병안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비율 산정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은 엘리엇만이 아니다. 개인투자자 등 소액주주의 움직임도 없지 않다. 합병안에 반대하는 일부 소액 주주가 소액주주 연대 가페를 온라인상에 개설하고 주식 권리 위임에 들어갔다.

이런 기류를 등에 업고, 엘리엇의 경우 합병 결의안 처리 이후에도 계속 삼성 흔들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지분 매입 공시 이후 5일간의 추가 매입 금지 기간을 넘긴 이후에 다시 엘리엇이 지분을 사들이거나 이 같은 합병 반발 세력과의 밀월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합병 성사 이후에도 추가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해 이사 해임안이나 중간 배당 등을 주장하는 등 출혈이 큰 안건을 삼성 쪽에 들이밀 수도 있다. 합병 주총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 등 법정 공방전을 벌이는 문제와 이런 가능성이 결합하면 가을 내내 삼성물산 합병 건은 불안정성에 노출될 여지가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