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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대회 통해 운명 바꾼 스타들 '황영조·박찬호'

2015 광주U대회 새로운 신화탄생 관심 집중

김성태 기자 기자  2015.06.10 10:3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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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년마다 열리는 전 세계 젊은이들의 스포츠 대축제 '유니버시아드'는 스포츠 선수에게 있어 영원한 꿈의 무대인 올림픽을 향한 첫 걸음이다.

FISU(국제대학스포츠연맹)의 통계에 따르면 2012 런던올림픽 메달리스트 중 48%(110명)가 유니버시아드와 세계대학선수권대회 메달리스트 출신이다. 유니버시아드에서 활약하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국내에서도 메이저리그 최초의 한국인 투수인 '코리안 특급' 박찬호, 한국 마라톤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건 황영조 등 많은 선수들이 유니버시아드를 발판 삼아 세계가 주목하는 스포츠 스타로 떠올랐다.

91년 쉐필드U대회 영웅 된 '페이스메이커 황영조'

1991년은 세계 스포츠 대회에서 태극기가 유난히 돋보였던 해였다.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는 남북 단일팀이 세계 최강의 중국을 꺾고 18년 만에 탁구대회 여자단체전 우승을 따냈고, 영국에서 개최된 쉐필드U대회에서는 한국의 무명 마라토너 황영조가 금메달을 거머쥐며 뜨거운 눈물과 함께 긴 무명의 설움을 털었다.

'몬주익의 영웅' 마라토너 황영조는 91년 쉐필드U대회를 통해 발굴한 한국 스포츠의 최고 스타였지만, 그 이전까지 그는 이름없는 페이스 메이커에 불과했다. 마라톤을 시작할 때 동료선수들의 기록을 끌어올리기 위한 페이스메이커였기 때문에 별도 훈련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뜻밖의 이변이 일어났다. 무명의 마라토너였던 그는 1991년 7월 영국 세필드U대회에서 대회 최고기록인 2시간12분40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그때까지도 황영조는 마라톤이 아닌 5000m와 1만m 국가대표 선수였다.

그러다 그 해 일본 역전경주대회에 출전한 것이 마라톤으로 종목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한국 대표로 출전한 황영조는 내로라하는 일본 선수를 모두 제치고 구간 1위에 올랐다.

다음 해인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그는 또다시 한국에 올림픽 사상 첫 마라톤 금메달을 안기며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어 2년 뒤인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역시 제패하며 세계적인 마라토너가 됐다. 온 힘을 다해 몬주익의 언덕을 달렸던 U대회의 금메달 신화가 그대로 그의 인생에 재현된 것이다

98년 버펄로U대회의 인생역전 '코리안 특급 박찬호'

91년 영국 쉐필드U대회에서 황영조의 금메달 환호성이 울려 퍼질 때, 미국 LA의 한·미·일 친선 고교대회에서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이 시속 150km의 직구를 던지는 한국인 고3 선수에게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훗날 '코리안 특급'의 주인공이 된 박찬호였다.

하지만 91년도의 활약에도 박찬호는 타 학교 동기생들인 고교스타 임선동, 조성민 등에게 묻히고 만다. 당시 92학번들은 '58년 개띠 77학번 최동원-김시진-김용남' 이후 15년 만의 야구 '황금세대'였다.

프로 야구 사상 첫 억대 연봉 선수도 탄생했다. LG 트윈스와 당시 OB 베어스가 2억-3억원대의 계약금을 임선동, 조성민에게 제시했다는 얘기가 돌 때 빙그레가 박찬호에게 제시한 계약금 금액은 3000만원대였다.

결국 박찬호는 가족들의 권유 등으로 프로 진출을 포기하고 한양대에 진학했다. 그러나 대학생 신분으로 출전했던 93년 버펄로U대회는 박찬호의 인생에 있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사실 93년 8월 미국 버펄로U대회 국가대표 1차 명단에는 박찬호의 이름이 없었지만 타자 강혁이 부상으로 대표팀 명단에서 빠지면서 투수 박찬호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그리고 박찬호는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팀의 4승 중 1승 3세이브를 기록하며 한국 팀을 준우승에 올렸다.

박찬호를 예의주시하던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은 156km의 구속에 집중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결국 계약금과 연봉을 합쳐 130만달러(당시 10억5000만원)에 다저스와 계약을 맺으며 박찬호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게 된다. 미국 메이저리그를 14년간 누비며 아시아 투수 메이저리그 최다승 등 숱한 기록을 만든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신화가 U대회를 통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2015 광주U대회, 신화 주인공은?

유니버시아드는 차기 올림픽을 예측할 수 있는 무대다. 특히 올림픽 직전 해에 열리는 유니버시아드 대회에는 통상적으로 최고의 선수들이 출전한다. 한국도 손연재(리듬체조), 이용대(배드민턴), 왕기춘(유도), 기보배(양궁), 양학선(체조) 등 21개 전 종목에 정상급 선수를 내보낸다.

남자 기계체조 부문의 '도마의 신' 양학선은 리우 올림픽에서의 화려한 재기를 꿈꾸며 이번 광주U대회를 통해 신의 한수를 노리고 있다.

지난 2013 카잔U대회에서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처음으로 볼 종목 은메달을 획득하고,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리듬체조의 요정, 손연재 역시 이번 U대회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

이번 U대회에서 한국은 역대 최대인 525명(선수 387명·임원 138명)이 출전해 금메달 25개 이상을 따내 3위에 입상한다는 목표다. 광주U 대회를 거쳐 내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의 메달리스트가 될 영광의 얼굴은 누구일지, 이번 U대회에서는 또 어떤 신화가 탄생될지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