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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25시] 락앤락 베트남 내열유리공장, 재가동에 얽힌 바람

전지현 기자 기자  2015.06.09 15: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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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베트남 붕따우 미시언 지역에 위치한 락앤락 내열유리공장이 지난달 가동을 멈췄습니다. 현재 락앤락은 내열유리 특성에 따른 3년 단위 유지보수를 위해서라며 오는 11월 재가동할 예정이라고 말하지만 매각 및 유리종류 전환설이 솔솔 들리고 있죠.

락앤락은 지난 2011년 12월 내열유리 생산공장으로 이 공장을 세웠습니다. 작년 6월에는 국내 생산기지였던 충남 아산공장 가동을 줄이고 베트남에 위치한 공장 4곳으로 생산기지를 이전, 이를 통해 이익률을 높이려 하지만 아직 상황은 녹록지 않은 듯합니다.

이런 가운데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가동이 중단된 이 내열유리 생산공장은 첫해였던 2012년 33억8000만원, 2013년 46억400만원, 2014년 47억7200억원 등으로 적자가 이어졌죠.

지난해 2월에는 경영 효율화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베트남 지역에서 잘나가던 자회사, 유리·제조 플라스틱 공장 LIVING&LIFE VINA CO.,LTD를 흡수·합병하는 결단까지 내렸지만 지난해 이 공장 실적에서도 나타났듯 결과는 악화됐을 뿐입니다.

합병 전 LIVING&LIFE VINA CO.,LTD의 당기순이익은 25억1300만원이었으나 합병 후 직전년대비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약 1억원 발생한 것으로 봐선 적자 타계에 영향을 크게 주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적자를 줄이기 위한 합병 결정은 오히려 잘 나가던 계열회사에까지 타격을 준 셈이 됐죠.

락앤락의 모든 내열유리 제품은 지난해 6월 아산공장 생산중단으로 이곳 베트남 붕따우 유리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었는데요. 락액락은 적자가 지속되던 이 공장의 생산 중단으로 말미암아 내열유리 생산을 중국업체 두 곳에 아웃소싱한다는 전언이 나옵니다.

문제는 이럴 경우 불량률이 높아진다는 위험요소를 배제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이죠. 사실상 락앤락이 생산하는 내열유리는 생산비용이 많이 듭니다.

일반유리보다 원가가 1.5배에서 2배 이상 비싼 붕규산염 재질로 만들어 열팽창계수(고체재료가 단위 온도만큼 가열 또는 냉각될 때 길이 변화)가 낮아 내열성이 탁월한 반면 강화유리에 비해 제조단가가 높고 제조과정도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죠.

그러나 락앤락은 소비자 안전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신념으로 내열유리 소재를 지속 생산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비해 다소 저가에 생산할 수 있는 플라스틱은 자체 생산하는 대신 아웃소싱을 통한 내열유리 외부 생산으로 완제품에 있어 불량률이 높아지는 리스크를 떠안을 가능성이 높죠.

락앤락은 지난 6월 아산공장 생산시설을 베트남 연짝공단과 붕따우공단에 위치한 플라스틱 생산공장으로 이전하는 등 생산비와 인건비 등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건비가 낮고 세금 혜택 등이 있는 베트남 지역에 자체 공장을 확대·설립 중입니다.

지금까지 베트남 생산기지 구축에만 1억5000만달러를 투자, 2008년 호찌민시에 직영점을 개장한 것을 시작으로 2009년 하노이 영업법인과 동나이 연짝생산공장, 2011년 붕따우 내열유리공장 등을 세웠고 2012년에는 쿡웨어 공장도 설립했죠.

이곳에서 나오는 제품들은 베트남을 포함해 인근 아세안 국가, 유럽, 북미 등 70여개국에 공급할 만큼 락앤락은 베트남 연짝과 붕타우 소재 생산공장을 글로벌 생산기지로 적극 육성하고 있습니다.

김준일 락앤락 회장은 "지금까지는 외형성장과 함께 투자 중심의 경영을 추구했지만 앞으로는 비효율적인 부분을 과감히 정리해 장수기업으로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죠.

보관용기로 출발한 락앤락은 주방용품 브랜드 쿡플러스(CookPlus), 가정용품 브랜드 인플러스(InPlus)를 더해 유아식기, 수납정리함, 욕식용품, 아웃도어용품까지 생활 전반 아이템을 두루 갖추며 종합주방생활용품 브랜드로 세계시장 제패를 위해 신발 끈을 바짝 매고 있습니다.

실제 밀폐용기와 주방용품을 생산하는 업체인 락앤락은 중국뿐 아니라 미주 등에도 해외법인을 새로 갖추며 현재는 글로벌 주방생활용품업체로 불리고 있죠.

하지만 글로벌화를 통한 성장세로 '함박웃음' 짓게 만들던 대한민국 효자기업 락앤락은 안타깝게도 지난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2.7%, 59.8% 하락하며 최근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내열유리공장 생산 중단이 매각이나 외주가 아닌 오는 11월 재가동으로 이어지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