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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대군인 이상태씨 귀농귀촌 성공스토리 "적극적 단체활동…수익 비결'

"지역 어르신들 경험‧지혜‧전문성 단기간에 못 얻어"

김경태 기자 기자  2015.06.08 16: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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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5년 군 생활을 마무리하고 귀농을 결심한 이상태씨 부부는 특별한 계기보다는 언제부터인가 시골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에 농촌에 터전을 새로 잡았다.  

또 딸의 교육을 도시가 아닌 자연과 더불어 농촌에서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아내와 상의한 후 지난 2013년 귀농을 실현했다. 

이씨는 귀농한지 이제 고작 2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전남 장흥에서 귀농에 성공한 '선배 제대군인 멘토'로 통한다. 크게 욕심 부리지 않고 이웃에 예의를 잘 지키며 정도를 걷고 있기 때문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씨는 "우리 부부 둘 다 군인 출신인데 전역 후 다른 창업이나 일자리를 갖는 것 보다 평생 일할 수 있는 귀농을 꿈꾸게 됐다"며 "퇴직금이나 연금 등 금전적 문제를 고려해 2013년 전반기에 귀농했다"고 설명했다. 

◆"각종 사기 조심하고 지역민 무시 말아야"

많은 일들이 그렇겠지만, 농촌생활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이 농촌에서 뿌리내리고 산다는 게 호락호락한 일은 아니다. 생활과 생업 전반에 걸친 새 경험과 정보와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누군가의 도움 없이 혼자 삶터를 만들어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문에 정부나 각 지자체는 귀농인을 돕기 위해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씨는 "귀농하기 전 미리 확인해 둬야 할 사항은 정부나 지자체에서 무조건 귀농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격요건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보조금이 지원되는 사업을 하거나 농업시설을 설치하고자 할 경우 '농지원부와 농업경영체 등록'이 필요하고, '귀농교육이나 농업교육을 100시간이상 이수' 해야만 기본요건이 갖춰진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자격요건을 갖추고 지원금을 받은 후 조심해야 할 부분은 바로 다름 아닌 '사기'다. 이씨 역시 귀농 전 어디에 집을 마련할지 여러 곳을 찾아다녔는데 부동산업자 등으로부터 지원금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   

이씨는 "당시 '정말 그런가'하고 혹할 정도로 그 사람들은 말을 잘 한다"며 "정확한 정보를 취합하고 여러 사람의 조언을 꼭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꼭 마을 이장이나 귀농귀촌협의회 등을 찾아 상담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귀농인의 자세를 얘기하면서 '지역민을 무시하면 안된다'는 점을 역설했다. 현재 농촌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이가 많고 학력이 높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농사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전문가이기 때문에 지역 어르신들에게 뭐든 물어보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  

도시에서 하던 습성대로 이웃 어른들에게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든가 사소하게라도 예의 없는 언행을 한다든가, 또 무시하는 태도를 보일 경우엔 결코 이웃과 동화될 수 없고, 한 공동체 일원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이씨는 "지역민을 노인으로 보지 말고 경험 많은 어르신으로 대하고 꼭 존중할 것을 부탁한다"며 "지역민들의 전문성은 단기간에 절대 따라잡을 수 없다"고 거듭 말했다.

◆"귀농 첫해, 모든 것 이루려 하면 안돼"

농어촌에서는 지도자회, 청년회, 소방대 등 각종 단체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또 이런 단체는 각종 봉사활동과 공동의 수익사업을 진행하는데, 이런 단체에 가입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유익하다.

지역민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다. 빨리 적응할 수 있는 정보와 지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골에서 농사일에 전념하다보면 현실적 수입은 농산물 수확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농번기를 제외한 한가한 기간에는 다른 수익수단이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수익활동은 이런 단체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이씨는 "지역민과의 좋은 관계 유지가 귀농에서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지역민들과 술 한잔 함께 마시며 좋게 지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부연했다. 

지역민과의 관계 유지와 더불어 중요한 점은 첫해에 모든 것을 이루려고 조바심을 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씨는 후배들에게 알아볼 수 있는 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취득해야 한다고 재차 전했다. 

이씨는 "농지구입·주택구입이나 신축 등 모든 것을 끝낸 후 서둘지 말고 더 관찰하고 기다려야 한다"며 "내 지역에, 내 땅에, 그리고 바로 지금 시점에 맞는 농산물과 나의 능력 등을 감안하고 시작하길 바란다"고 말을 더했다. 

더불어 "대농으로 큰 수확을 거두겠다는 그런 계획은 없다"는 이씨는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어 먹고, 이것으로 소박하게 살아가는 것이 목표이자 포부"라며 웃어 보였다. 인터뷰 말미 그의 말은 이미 농부였던 것처럼 소탈하기만 하다.

"소농, 가족농을 추구하는 우리 부부는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해 가까운 지인과 함께 나눌 겁니다. 또 이를 통해 소수 직거래 고객을 확보하고 판로가 개척되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