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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메르스 대응 낙제점…복지부장관 사퇴 촉구

국회 긴급 현안질의서 여야 초기대응 실패 질타…문형표 "오늘 피크"

이금미 기자 기자  2015.06.08 15: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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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사태와 관련해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현안질문 중 여야 의원들은 모두 한 목소리로 정부의 초기대응 실패를 질타했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대국민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의사 출신들이 질의에 나선 새누리당은 정부의 정책 개선과 대책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

의사 출신인 문정림 새누리당 의원은 "질병관리본부는 대응 매뉴얼과 확진검사 시스템을 갖추고도 의심 환자조차 검사를 거부하며 확진을 지체했다"면서 "메르스 대비가 행정 위주로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역시 의사 출신 박인숙 의원은 "컨트롤타워가 보이지 않았고 투명하게 정보공개를 하지 않아 초기 진화의 골든타임을 여러 번 놓쳤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 정보 공개와 환자 명단에 모든 환자의 감염 경로, 바이러스에 노출된 시점부터 격리되기 전까지 동선, 현재 상황이 구체적으로 명시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의사 출신 신의진 의원은 공중보건의가 맡고 있는 역학조사관을 전문요원으로 채용하고 인력을 확충할 것을 제안했다. 

메르스 확진환자가 집중된 평택을 지역구의 유의동 의원은 "정부의 메르스 대응은 낙제점이고 매뉴얼은 현장에서 무용지물"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불안해서 불안하다고 하는데 '왜 불안하냐'고 묻는 격"이라며 "평택 성모병원이 휴업한 후에도 병원의 중환자들 5명이 이송될 병원을 찾지 못해 3일간 이송되지 못했고 결국 호흡기를 단 환자가 평택에서 300km나 떨어진 경주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짚었다.

또 "저도 중환자 문제로 병원을 찾아 자진신고를 위해 129에 수십 차례 전화했지만 연결되지 않았고 복지부 관계자에 문의해 능동감시대상자로 판정받았는데 이틀 뒤에는 보건소로부터 자가격리대상자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제가 자가격리자인가, 능동감시자인가"라고 묻기도 했다. 

전날 여야가 메르스 대응에서의 '초당적 협력'을 합의한 만큼 질의에 나선 야당 의원들은 수위를 조절하며 문 장관을 상대로 책임을 추궁했다.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문 장관이 말하면 반대로 된다고 해서 '문형표의 저주'라는 말까지 돌고 있다"면서 "장관의 무능이 국민에게 공포와 불안을 주는 것을 알고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더불어 "문 장관은 보건전문가도 아니고 사태 수습에 장애가 될 뿐"이라며 "문 장관은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 의원은 박 대통령을 겨냥해 "환자 발생 15일 만에 나타난 대통령은 국민에 대한 조금의 관심이나 애정을 가진 것인가"라며 "메르스 공포의 진원지이자 비상사태의 근원지는 정부의 무능·무책임·무개념의 총체적 '3무 정권'의 결과물"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목희 의원은 "메르스 발병날 메르스 확산을 막아야 할 주무부처 장관은 중요하지도 않은 해외 출장 중이었고, 질병관리본부장은 워크숍을 했는데 한심하다. 질병관리본부, 장관, 총리대행, 대통령까지 국민에 대한 애정과 존중이 없었다"며 "문 장관은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여기 보태 "청와대는 메르스로 국민이 죽어가고 온 국민이 불안에 떠는 데도 주로 국회법 이야기만 했다.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로 '제2의 세월호'를 보는 것 같다"며 "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 조정하고 범정부적으로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이 의원은 또 자가격리 방식의 전면 재검토와 자가격리 대상자와 확진환자에 대한 보상 범위와 금액 확대, 의료기관이 받은 직간접적 피해 대책 등을 주문했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어떻게 대통령이 6월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메르스를 처음 언급하면서 기본적인 환자 숫자를 틀리게 말할 수 있나"라며 "박근혜 정부의 보고 체계가 붕괴됐다"고 언급했다.

정 의원은 이어 더해 병원 명단 공개 지연과 관련 "삼성서울병원이라는 대형 재벌병원을 보호하기 위해 그랬던 게 아닌가. 재벌병원 비호를 위해 국민은 방치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문 장관은 정부 대책이 실패했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방역에 구멍이 있었던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실패라기보다는 충분치 못했던 것"이라고 답변했다.

첨언해 "제가 보건 전문가는 아니지만, 복지부에는 상당한 의료 전문가들이 있으며 상황실에 상주하면서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조심스럽게 예측하지만 (메르스 사태는) 오늘이 가장 피크라고 생각한다. 내일이나 모레부터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