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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제대군인가족 30명 귀농귀촌 체험현장 가보니

전북귀농귀촌지원센터‧서울제대군인지원센터 공동마련…2박3일 정읍서 농촌체험

김경태 기자 기자  2015.06.08 15:2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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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도심을 떠나 농촌에 터전을 잡고 농사일로 생계를 마련하는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특히 지방자치단체들이 귀농귀촌 지원을 대폭 늘리면서 농촌생활을 체험하려는 이들도 부쩍 늘었다. 최근 서울제대군인지원센터(센터장 조성목, 이하 센터)는 제대군인 창업 돕기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전라북도 정읍시에서 귀농귀촌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행사에서는 귀농귀촌 관련 지역 정책과 성공사례 등 다양한 정보와 귀농귀촌의 실질적 비전이 소개됐다. 참가자들은 귀농인 농가를 찾아가 농작물 경작을 직접 체험하면서 '나도 농사일을 할 수 있을지' 가늠해보기도 했다.

현장을 취재한 지난 27일. 30도가 넘는 한여름 날씨에 서울 방배동 서울제대군인지원센터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였다. 센터에서 진행하는 귀농귀촌 체험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어느 순간 보니 농촌서 제2인생"

'안정과 치유, 농촌 가치를 찾아서'라는 목표 아래 센터가 주최하고 전라북도 귀농귀촌지원센터와 정읍시 귀농귀촌협회 주관으로 진행된 이번 체험행사에 제대군인 가족 13쌍 등 총 30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대부분 서로 초면이었지만, 군인 출신이라는 공감대로 이내 친해졌다. 

서울에서 4시간가량을 달려 도착한 정읍시 귀농귀촌센터 교육장에서 교육이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5개 조로 나뉘어 조장을 뽑는 등 역할분담을 했고, 팀 깃발을 만들면서 팀워크도 다졌다. 진행자가 멋진 팀명을 뽑아 시상하겠다고 하자 열기가 한껏 고조됐다. 

이번 행사 교육담당인 문응주 정읍시 귀농귀촌협회장은 "나 역시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중 어느 순간 보니 농촌에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었다"며 "최근에는 귀농보다 귀촌이 더 많아지고 있는데 이번 2박3일 행사 동안 두 가지는 욕심이고, 한 가지 정도는 배워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1일차 마지막 교육으로 최민규 전북귀농귀촌센터 사무국장의 전북 귀농귀촌 정책 및 방향에 대한 설명회가 진행됐다. 교육장 옆 개울에서 울어대는 개구리 소리가 강의를 훼방 놓았지만, 참가자들의 교육열은 뜨거웠다. 

◆처음해보는 농사일… 진지한 구슬땀

2일차 아침식사 후 참가자들은 각 조별로 농가 체험을 시작했다. 먼저 △1조 오디 △2조 엽채류 △3조 수도작(모내기) △4조 고구마 △5조 블루베리 등 각 조는 품목에 맞춰 나뉘어 체험현장에 투입됐다.

상당수 참가자들은 처음 농사일을 접했지만 체험시간을 설렁설렁 보내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과연 이 일을 본업으로 할 수 있을지 가늠해야 하는 귀한 체험의 기회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진지하게 때로는 즐겁게 작업에 임했다. 

엽채류 재배 체험장에 간 한 참가자는 "땀 흘려 일한 뒤 먹는 자연식 점심식사가 꿀맛 같고, 우리가 언제 이렇게 시골 정자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이런 시간을 보내겠느냐"며 "비록 많은 일을 하지는 못했지만 농촌 일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는 시간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체험행사 후 다시 교육장에 모인 참가자들은 정읍시를 알리는 동영상을 시청했다.

이어 △우천규 정읍시의회 의장의 '두근두근 정읍으로 오세요(문화와 역사이야기)' △이효신 전북농민회 처장의 '살기 좋은 우리네 농촌마을' △김정호 정읍시 이통장협의회 회장의 '귀농귀촌사례발표' 등의 강의를 경청하고 만찬을 즐겼다. 

◆"두 가지 아니라도 하나만큼은 확실히" 

3일차 오전부터 참가자들은 체험발표 시간을 가진 뒤 수료식을 실시했다. 

이 행사에서 참가자 김윤수씨는 "어떻게 귀농귀촌을 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이번 체험을 통해 준비해야 할 것들을 알 수 있게 돼 보람이 크다"며 "누구의 이야기처럼 정말 두 가지는 아니더라도 하나만큼은 확실히 챙긴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성목 서울제대군인지원센터장은 "귀농귀촌 희망 가족들이 생생한 삶의 현장을 경험 할 수 있도록 매년 귀농귀촌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며 "농촌 체험이다 생각하고, 돌아올 때 모두가 유익한 시간이었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한다"고 응대했다.

여기에 이효신 처장은 "귀농귀촌 생활이 언론에서 나오는 것처럼 쉽지만은 않다"며 "힘든 점을 확실히 인식하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목표를 정하고 귀농귀촌 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