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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직격탄' 유통업계 기현상 이모저모

온라인몰 자체 예방품 '불티'…면세업계 '울상' 관광객 감소 우려

전지현 기자 기자  2015.06.05 16:4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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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 "손님들이 부쩍 줄었어요. 평소 같으면 계속 말 걸기에 분주한데 메르스 영향 때문인지 외국인들이 별로 없네요. 오늘 방문한 손님들은 손세정제를 많이 사더군요."(명동 화장품 매장 점원)

# "오늘 아침에만 마스크를 50개 들였는데 15분 만에 동이 났어요. 오후에 다시 주문을 넣어야 할 것 같아요."(명동 편의점 직원)

4일 오후 1시 명동. 평소 같으면 외국인 방문객들로 북적한 명동일대가 한산하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아직 많지만 마스크를 한 채로 지나가는 이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롯데백화점 내부는 손님들이 거의 없다. 8층에 위치한 면세점에 들리니 발 디딜 틈 없던 기존과 달리 매장 사이 이동마저 용이했다.

◆위생용품 '불티'…단순예방품은 물론 면역강화상품 판매 급증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유통업계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공기전파' 등 온라인상에서 괴담이 확산되자 사람들이 모이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매출 직격탄을 맞는 상황이다.

위생관리를 강화하는 등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한 대응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정부기관으로부터 특별한 예방을 위한 지침 및 지도가 없다보니 고객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자체 움직임들뿐이다.

소비자 불안감이 증폭되자 위생용품 수요는 폭발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11번가 쇼핑키워드 베스트를 살펴보면 '인기순위100', '급상승 순위' 1~10위 내에 △N95마스크 △마스크 △손소독제 △메르스 마스크 등이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메르스 바이러스 예방 상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온라인쇼핑몰 옥션에 따르면 메르스가 발생한 이후인 지난 5월20일부터 6월4일까지 마스크와 손세정제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43%, 1064% 증가했다. 11번가의 같은 기간 마스크, 손세정제 매출 역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5%, 88% 상승했다.

세븐일레븐의 5월28부터 6월3일까지 지하철역사 내 편의점 마스크 판매율은 전년 동기 대비 1769.6% 증가했고, 손세정제는 808.5%, 물티슈와 구강청정제는 각각 18.2%, 22.6% 매출이 늘었다.

최근엔 마스크, 손소독제 뿐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슈퍼푸드 등 매출도 증가 추세다. 메르스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이 심화될수록 단순 예방 차원에서 더 나아가 직접적으로 몸의 면역력을 강화하는 상품들로 진화가 이뤄지는 것이다. 일부 생필품과 식품 품목은 사재기 행태도 나타나고 있었다.

옥션의 5월20일부터 6월4일까지 섬유유연제/청정제, 세탁보조제, 주방세제 등 생필품 품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4%, 68%, 87% 등 절반 이상 뛰어 올랐고 국수‧면요리, 즉석밥‧국‧카레 등 식품 품목 역시 각각 26%, 34%, 41% 증가했다.

11번가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휴지, 세제 등 생필품 매출이 128%, 가공식품 116%, 신선식품 110% 늘었고, 면역력 우려에 건강식품 판매량도 38% 급증했다.

옥션 관계자는 "메르스 확산이 지속되며 온라인을 통해 마스크 등의 위생용품과 식품, 생필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사람들이 많이 밀집하는 장소를 피하라는 예방 수칙에 따라 한동안 온라인몰에서 장을 보는 고객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엄지족' 증가…면역력 제품 확대 검토

하지만 아직 홈쇼핑 쪽으로 고객이 마구 몰리는 분위기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약 3주전에 방송 편성 확정하는 홈쇼핑 특성상 지금 당장 필요한 감염에 대한 면역력이 중요해지면서 관련 식품 및 소독 제품 관련 상품 구성이 마땅찮기 때문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현재까지 홈쇼핑으로 몰리는 고객 현상은 없다"며 "다만, 온라인몰 쪽 구매고객이 늘어날 것을 고려해 홍삼 등 면역력 제품들을 확대·강화 정도를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세정제 및 위생 관련 대한 방송 편성 확대를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외국인 관광객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는 호텔, 면세업계는 속을 태우는 분위기다. 한국이 메르스에 취약한 지역이라는 사실로 한국방문객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프라자호텔 관계자는 "메르스 관련 예약취소는 현재 한 건도 없다"면서도 "다만, 고객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일차 발표 후 다섯 차례 전체 직원 교육을 진행했고 매일 아침 팀장 주관 하에 팀별 교육을 진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호텔 차원에서 내부공조기, 고객화장실 소독 침구류 세탁 등에 집중하며 직원 손 소독, 정기적 손씻기 등을 통해 위생상태를 청결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면세 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매출에는 영향을 받고 있지 않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 우려하고 있다"며 "7~8월 여름성수기를 앞두고 관광객 증가에 기대를 걸었는데 주요 고객인 중국인들의 '반한 감정'이 거세질까 노심초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