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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 출신 사회적기업 대표들, 맹렬 질주

임혜현 기자 기자  2015.06.05 14:2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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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수익을 거두기 어려워 흐지부지 문을 닫거나 별다른 실적 없이 명맥만 유지하는 사회적기업이 많은 가운데, 남달리 선전하고 있는 사회적기업들이 있다. 특히 이들 중 경제 흐름을 손살피 살피듯 꿰던 은행 간부직원들이 대표 자리를 맡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 곳들도 있어 눈길을 끈다.

한국이지론은 국민은행 출신 이상권 대표가 이끌고 있다. 이 대표는 지점장을 거쳐 기업금융본부장을 지낸 뒤, 금융감독원이 후원하는 사회적기업인 한국이지론에서 인생2막을 시작했다.

한국이지론은 저소득 및 저신용 서민들이 정보 부족으로 위축된 나머지 불법사금융의 늪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 가장 적합하고 안전한 제도권 금융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을 맡는다. 

지난해 1만3898명의 서민에게 대출을 중개했다. 이는 2013년 7352명, 2012년 2987명에 비해 약진하고 있는 것이다. 비상근대표 체제였지만 이 대표 이후 상근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직원들의 열정에 한층 기름을 부은 덕이다.

이 대표는 이런 실적 상승에 안주하지 않고 최근 책을 집필, 서민들에게 한국이지론이 하는 일과 안전한 대출 활용법을 알려주는 데 발벗고 나섰다. 그가 쓴 '희망을 한눈에 맞춰 드립니다'는 110페이지의 얇은 분량에 불과하지만 불법사금융의 복마전에서 서민을 구하기에 적합한 정보를 최적화해 쉽게 담고 있다.

피플앤컴은 중고컴퓨터 재조립 전문업체다. 기업 등에서 기부받은 중고컴퓨터를 분해 후 부품을 골라내 활용, 재조립컴퓨터로 탄생시킨다. 이 제품들을 팔아 수익을 내고, 이를 기반 삼아 사회적소외계층에 무상으로 중고컴퓨터를 기부하기도 한다.

아울러 이 업체는 사회적기업으로 출범하면서 애초부터 결혼이민자 출신 여성 채용이라는 세부 목표를 내걸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창립 2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4명의 결혼이민자가 근무 중이다. 2014년 7월 본지의 '사회적기업 탐방' 시리즈물 취재 당시에 3명이었던 결혼이민자 고용규모가 그새 의미있는 성장을 한 것.

피플앤컴을 이끌고 있는 이달성 대표는 신한은행에서 지점장까지 역임했다. 부지런히 경영성과 강화를 위해 뛰어온 그는 중고컴퓨터의 해외 수출이라는 쾌거를 일궈냈다. 현재는 매출의 상당부분을 수출물량에 의지할 정도다.

아울러 지난 연말 서울 서초동 국제전자센터 6층(남부터미널역 3번 출구)에 홍보관 겸 매장을 여는 데 성공했다. 그간 저렴한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에 대한 입소문으로 조용히 성장해 온 피플앤컴이 한층 본격적으로 소비자들을 만날 수 있는 새 장을 열기도 했다. 
 
이 대표는 금년 1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고컴퓨터 재조립을 통해 환경보호, 결혼이민자 고용의 창출은 물론 외화벌이까지 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으로서 자신감과 탄력이 붙은 창립 2주년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은행원 출신 대표들의 사회적기업 엔진이 초여름 햇살처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