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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순천시의원 막말에 '부글부글' 까맣게 타들어가는 1300 공직자

박대성 기자 기자  2015.06.04 18: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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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임종기(58.3선) 순천시의원이 조충훈(62) 시장의 답변태도를 문제삼아 "건방지다"고 말한 것과 관련, 1300여 시청 공무원들의 불만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임 의원은 지난 2일 제194회 임시회 본회의장에 조 시장을 출석시켜 시정질문을 하는 과정에서 조 시장이 "(그만) 끝내시죠"라며 질문을 끊었다는 이유로 "어디 시장이 건방지게…"라며 폭언을 퍼부었다.

이날 사태는 표면적으로는 조 시장이 임 의원의 질문을 피해가며 끊은 것처럼 보이지만, 임 의원의 질문태도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안팎의 설왕설래다.

조 시장은 이날 본회의장 단상에 서서 2시간째 임 의원에 '취조하 듯' 시달렸고, 앞서 허유인(48) 의원한테는 △대형아울렛 대책 △민간조합 난개발 문제점 등에 대한 대책을 추궁받았다.

조 시장은 두명의 의원한테 4시간동안 질문공세를 받는 과정에서 여유를 잃지 않으려는 듯 때로는 웃음을 지어보이기도 했지만, 임 의원의 집요한 공격에 마침내 폭발했다.

폭언과 맞고함으로 얼룩진 본회의 장면을 TV생중계로 지켜본 시청 공무원들은 대체로 임 의원을 성토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시청직원 A씨는 "자신이 원하는 답변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장이 거짓말을 한다'고 몰아붙이면 성인군자라 해도 성질이 날거 같다"며 "1300명 공직자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B씨는 "2시간동안 보충질의가 이어지고 언쟁이 높아지면 김병권 의장이 중간중간 정회를 선언하는 운용의 묘가 아쉬었다"고 토로했다.

시청 고위간부 또한 "막말사건 이후 의원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를 놓고 어제 의견이 오간 것은 사실"이라고 심각한 시청내 분위기를 전했다.

차제에 의회 운영방식도 바뀌어야한다는 건의도 나왔다. 시의회도 도의회나 국회처럼 의원들의 보충질의 시간을 제한해서 운영해야하는거 아니냐는 것.

시간제한이 없다보니 하루종일 시장을 세워놓고 2~3시간씩 질문공세를 펴는 것이 과연 의회민주주의 발전에 부합하느냐의 문제도 제기된다.

물론 해룡면 '상삼지구 지구단위계획변경 특혜의혹'을 제기한 임 의원의 의정활동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다는 일부 엄호도 있다. Y대학 법대출신인 임 의원은 법률적 소양이 풍부한 의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순천시에서 신축예정인 대광아파트를 상삼지구 지구단위계획에 포함시키는 특혜행정으로 아파트 개발업자에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하게 했다는 취지로 질문을 했다.

앞서 임 의원은 국토부와 전남도 등에 공문을 보내 특혜의혹에 대한 유권해석 공문을 회신받고, 국토부 장관한테서는 "순천시의 위법행정"이라는 공문까지 받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조충훈 시장이 전임 단체장(노관규) 때의 일이라며 어물쩡 넘어가려는 작태를 괘씸해하며 의회가 열렸다하면 발언기회를 얻어 조 시장을 몰아붙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임 의원이 조 시장한테서 '듣고싶은' 말이 있을 거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차기 국회의원 선거 구도와 관련이 있다는 설이다.

시의회 인터넷 생중계를 시청한 시민 설모씨(59)는 "임 의원이 앵무새처럼 똑같은 답변을 늘어놓는 집행부를 물고 늘어지기 보다는 감사원 감사청구 같은 압박전술을 쓰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훈수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