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환 기자 기자 2007.05.03 11:43:31
[프라임경제] 현대.기아차 그룹(회장 정몽구)이 해외공장의 설비 국산화율을 비약적으로 높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자동차는 최근 준공된 슬로바키아 프레스공장(금형 포함)과 차체공장의 설비 중 91%가 한국에서 제작 운송된 국산 설비로 건설됐다고 3일 밝혔다.
기아차에 따르면 슬로바키아 프레스.차체공장의 ▲프레스 설비 및 금형 ▲시운전 프레스 ▲강판을 사각으로 잘라내는 블랭킹 장비 ▲용접 및 핸들링 로보트 ▲차체 조립용 지그 ▲조립라인 운반설비 ▲검사장비 등 대부분의 설비가 국산으로 설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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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는 또 슬로바키아 공장에 차체라인을 설치하기에 앞서 한국에 시험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생산라인을 실제로 운용해본 뒤 설비를 슬로바키아로 이전함으로써 공장을 처음 가동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미리 해결했다.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이 가동 2개월 만에 설비가동률 95%를 달성하고, 유럽 전략차종 씨드가 현지에서 지난 4월까지 3만9880대가 생산돼 유럽 각지로 팔려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가 바로 국산 설비인 셈.
이와 관련 정회장은 지난달 24일 거행된 슬로바키아 공장 준공식에서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은 높은 생산성과 끊임 없는 경영 혁신으로 준공 첫해부터 이익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정회장이 이처럼 원년 흑자를 확신하는 것은 해외 공장 건설에 국산 설비를 사용함으로써 공장건설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이고 초기 생산성은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라는 것이 기아차 측 설명이다.
한편 현대.기아차 그룹은 슬로바키아 공장 이후 건설되는 중국, 체코, 미국 조지아 등 해외공장부터는 프레스.차체 공장뿐만 아니라 도장.의장.엔진공장까지 국산 설비를 확대 적용, 전체 공정에 국산설비 비율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국내에서 시험생산공장을 가동해 문제점을 해결한 뒤 설비를 현지로 이전해나가 정상 가동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방침이다.
현대.기아차 생산개발본부장 정성은 부사장은 "앞으로 해외 공장을 건설할 때 비용 절감과 최단 시간 내 공장 정상 가동을 위해 표준 모델을 적용할 계획"이라며 "해외 자동차업계에서도 현대.기아차 그룹의 해외공장 건설 모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 그룹은 국산 설비와 시험생산공장 운용 등 해외 공장 건설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 2010년 현대차 171만대, 기아차 92만대 등 해외생산 293만대의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사진=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에 설치된 국산 차체라인(기아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