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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K9 퀀텀, 프리미엄 세단시장 지배자

'5.0 GDI 엔진' 최고출력 425마력…최첨단 기능 대거 탑재

전훈식 기자 기자  2015.06.03 15: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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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2012년 5월 출시된 K9은 기아차가 브랜드의 모든 첨단기술을 동원해 야심차게 내놓은 수입차 대항마다. 고객충성도가 높은 럭셔리 세그먼트 특성상 다소 부진한 판매실적만으로 K9의 승패 여부를 판단하기엔 이르다. 더군다나 최근 출시된 5000cc급 V8 타우 5.0 GDI 엔진을 탑재한 'K9 퀀텀(QUANTUM)'의 경우 디자인과 성능, 안전성 모든 측면에서 극찬을 받는 등 그간의 부진을 한방에 날릴 기세다.

'퀀텀'은 통상 물리학에서 연속된 현상을 넘어 다음 단계로 뛰어오르는 '퀀텀 리프(quantum leap)' 현상을 의미하며, 경영학에서는 혼돈 환경을 뛰어넘는 '비약적 발전'을 뜻한다. 즉, 진정한 프리미엄 세단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K9 의지를 표현한 것.

특히 기아차는 단순히 고성능 엔진을 탑재한 것에 그치지 않고 보다 우수한 성능과 효율성, 디자인 측면에서의 완성도를 높여 명실공히 브랜드 대표 플래그십 모델로 재탄생시켰다. 치열한 럭셔리 세단 시장에서 진정한 대항마로 우뚝 선 'K9 퀀텀'을 몸소 느끼기 위해 서울 인근 400㎞를 달려봤다.
 
◆품격과 세련미 동시 실현…중후한 실내분위기도 역시

K9 퀀텀(이하 퀀텀)은 품격과 세련미를 동시에 만족시킨 최상급 세단이다. 전체적으로 입체감 있는 볼륨감과 간결한 선들이 조화롭게 연결되면서 기존 모델의 중후함과 고급스러움에 완성도 높은 디자인 요소까지 보강됐다.

차체크기는 △전장 5095mm △전폭 1900mm △전고 1490mm로, 실내공간을 더욱 안락하고 여유롭게 꾸미기에 충분하며, 상대적으로 긴 후드와 짧은 트렁크는 안정적인 비율을 자랑한다. 여기에 3045mm에 이르는 초대형 휠베이스와 짧은 오버행, 좁은 그린 하우스는 퀀텀의 역동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전면은 기존 가로바 형태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크롬 재질이 보강된 다이아몬드형으로 바꿔 최상의 고급감과 웅장함을 구현했다. 또 그릴 우측과 뒷면 트렁크 하단에 'V8 5.0' 로고를 부착해 차별화된 퀀텀만의 자부심을 어필한다.

후면은 리어 램프와 범퍼 디자인을 보다 모던하고 와이드하게 변경했으며, 트렁크 부위 크롬 가니쉬를 좌우로 연장해 웅장함을 극대화했다. 보다 고급스런 램프 점등 이미지를 구현해 시인성과 품격까지 향상시켰다.

인테리어도 기존 모델보다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섬세한 손길을 찾아볼 수 있다. 우선 가죽에 마름모 형태 박음질로 수공예적 이미지를 연출한 최고급 퀼팅 나파 가죽시트를 장착해 보다 깊이 있고 중후한 실내분위기를 냈다.

주행 시 운전자가 머리와 목 부위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헤드레스트 내부에는 메모리폼 소재를 이용해 주행 편의성을 향상시킨 것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대형 세단 무게감·후륜구동 특유 승차감 '묵직한 조화'

시동을 걸면 낮고 묵직한 엔진음만 잠깐 느껴질 뿐 금세 조용해진다. 엔진 시동이 걸린 채 저회전수로 동작하는 엔진 아이들링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퀀텀에 탑재된 V8 타우 5.0 GDI 엔진은 배기량 5038cc의 대형 엔진으로 △최고출력 425마력 △최대토크 52.0kg·m의 차급에 어울리는 최고의 주행성능을 구현한다.

실제 가속페달을 밟자 전해지는 느낌은 묵직하고 부드럽다. 가볍게 눌리진 않지만 발목에 무리를 주지도 않는 적당한 느낌이 드라이버에게 편안함을 선사한다. 반응성도 지나치게 민감하지 않고 은근한 힘이 대형 세단에 어울리는 무게감이다.

하지만 고속도로에 진입해 가속페달에 힘을 싣자 묵직한 안정감과 함께 미끄러지듯이 앞으로 치고 나가더니 어느 순간 계기판이 200km/h을 가리킨다. 디젤 모델과 비교해도 파워에서는 부족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고, 고속임에도 뒷좌석 탑승자가 모를 정도로 뛰어난 안정감과 정숙성을 자랑한다.

고속 차선 변경 때 차체 쏠림현상은 제한적일 만큼 차체 흔들림이 거의 없고, 고속 선회 시 안전벨트가 자동으로 조여져 몸을 잡아준다. 특히 승차감은 후륜구동이 제공하는 특유의 편안함이 한층 향상되면서 어느 프리미엄 수입 브랜드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시승을 마친 후 확인한 퀀텀 연비는 7.0㎞/L. 공인연비 7.6㎞/L에는 약간 못 미치지만, 급가속이 잦았다는 점과 세그먼트 특성을 감안하면 결코 나쁘지 않는 연료 효율성이다.

퀀텀에 장착된 다양한 편의기능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미 2세대 제네시스에 적용된 바 있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AVM)'으로, 차량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전방위 영상을 구현해준다. 주차 시 초보자들도 어떠한 문제없이 쉽게 주차할 수 있다.

여기에 최고급 프리미엄 세단에 걸맞은 최고의 안전성까지 갖췄다.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레이더 센서와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카메라가 전방 추돌 상황 감지 시 차량을 비상 제동하는 '긴급 제동 시스템'도 신규 탑재해 사고 예방성을 크게 높였다.

이외에도 내비게이션에 등록된 과속 단속 구역에 진입할 경우 자동 감속하고 통과 시 재가속하는 '고속도로 과속 위험지역 자동 감속' 기능을 기아차 최초로 적용해 과속에 따른 안전사고를 미연까지 방지해준다.

현대·기아차가 글로벌시장에서 기존 양산형 이미지를 벗어내고,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K9은 이런 꾸준한 '프리미엄 변화'를 대변하는 결과물이다.

무엇보다 실주행에서 느낀 퀀텀은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독일 프리미엄 세단과 견줘도 전혀 뒤질 것이 없었으며, 각종 편의사양의 경우 오히려 앞선다는 평가도 내릴 수 있다. K9 퀀텀 가격은 8620만원(VAT 포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