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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윤장현의 토목공사, 칸막이가 시민소통?

김성태 기자 기자  2015.06.02 14: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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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광주시가 착수한 청사 리모델링 공사가 과연 어떤 시민과 논의됐고, 새롭게 조성될 공간이 다양한 시민사회 영역으로 공용될 수 있을 지 '회의론'이 일고 있다.

광주시는 시청사를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민친화형 생활공간으로 재단장한다며 5월 말 헤집기에 착수했다. 시는 7월 초 윤장현 시장 취임 1주년에 맞춰 이 공사는 완공할 예정이다.

그러나, 2004년부터 사용돼온 청사 1층과 잔디밭 곳곳이 훼손되고, 분수대가 철거되는 등 흡사 토목공사장을 연출해 윤 시장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졸속 행정이라는 비난도 동반되는 상황이다.

시는 청사 1층과 잔디밭에 △시민숲도서관 △시민모임공간 △안전체험관 △로컬푸드 판매점 △디자인숍 △장애인생산품 전시관 △문화콘텐츠 전시관 △열린광장 △홍보관 △1인시위공간 △카페 △키즈공유센터 △다목적홀을 새롭게 조성하거나 재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시민모임공간은 방문객이나 시민들에게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로컬푸드 판매점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판매와 소비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장애인생산품 전시관은 장애인 생산제품을 전시·홍보, 판매와 연계시킬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현재의 1층 출입구 앞에 설치되는 1인시위공간은 인권도시의 의미를 강조한 것으로 전국 최초라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시민들을 위한 공간과 시설들은 이미 확충됐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실제 2004년 신축된 광주시 청사는 노약자와 신체장애자·임산부를 위한 배려가 민원영역에 골고루 포진되는 등 친절이 눈에 띤다.

청사 주변 6만6115㎡(2만여평)에는 △야외 공연·집회광장 △공원휴게마당 △대형 주차장 등이 조성됐고, 중앙의 잔디 위에서 야간에도 행사를 치를 수 있도록 꾸며졌다. 야외 공연장의 경우 농협중앙회와 연계해 지역 특산물 판매장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청사 1층에도 행사공간이 마련돼 각종 의전행사와 전시회, 옥내 집회가 가능하고 수시로 활용되는 중이다. 건물 중앙에 원형으로 지어진 대강당은 6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좌석과 첨단 스크린을 갖춰 무대 공연과 영화감상 등을 할 수 있다.

특히, 한여름에 시민들의 사랑을 받던 분수대를 철거해 시민을 위한 광장을 조성한다는 것은 '시민을 위한 공간을 만든다는 미명 하에 시민편의를 침해했다'는 비난여론을 부른다.

이미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시민 공간'을 조성한다는 것은 관주도 복지행정이 초래한 공급자 위주의 정책이라는 빈축도 많다. 취임 1주기에 맞춰 성과내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빼놓을 수 없다.

윤 시장의 최대고민은 자신을 지지했던 시민사회단체들과의 불협화음, 지지라인 이탈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들은 취임 초기부터 끊이지 않는 몇몇 측근과 비선들의 인사 개입 의혹에 대한 비판에 귀를 닫는 윤 시장의 독선적인 모습에 대해 마지막 기대를 접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이에 더해 윤 시장 100일을 평가하는 시민단체 토론회에서는 "윤 시장의 강점은 인권에 대한 감수성이지만, 무엇을 핵심적으로 지향하는지 명확하지 않아 헷갈린다"는 빈축이 나왔다.

또 "어설픈 모습을 드러낸 조직개편 과정, 산하기관 인사 논란, '세월오월' 사태 등이 반복돼서 긍정적 기대보다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커졌다"는 혹평을 받았다.

최근 윤 시장의 '5.18 메시지' 혹은 '반성문'이 논란거리다. 윤 시장은 지난 17일 5.18 전야제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시민들의 항의에 퇴장한 것을 '옥에 티'라고 주장했다.

이에 시민단체는 이 메시지가 "사실상 김무성에 보내는 반성문"이라며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1층 현관에 1인 시위공간을 마련하겠다는 윤 시장이 '수년째 1층 현관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오는 여성 시위자에게 어떤 해결책과 대안을 제시했는지'를 짚을 때다. 시청사를 뜯어 칸을 막아 부스를 만드는 것이 시민과 소통하는 일인지, 시민의 비판과 의견을 시정에 반영하는 것이 시민과 소통하는 것인지 살펴야 할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