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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117] 가든프로젝트 "우리 터전 푸르게…지엄한 의무"

"2년 후 100억" 100개 프랜차이즈 전국모집…비즈니스모델 무상 제공

하영인 기자 기자  2015.05.29 16: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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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저탄소 녹색성장'이 세계적 핫이슈로 자리 잡은 지 꽤 시간이 흘렀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아직 여러모로 미미한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도시를 살리자'는 모토 아래 도시 곳곳에 텃밭을 일구고 빌딩 옥상에는 정원과 텃밭을 조성하고자 나선 기업이 있다. 지난 28일 서울시 송파구 신천동에 자리한 조경 분야의 유일무이한 사회적기업, 가든프로젝트(대표 박경복)를 찾았다.

◆"재능기부는 사회적기업 의무"

"지난 2009년경 일본의 선진적인 도시재생 분야를 알게 된 후 이 길이 제가 가야 할 길임을 확신했죠. 그때부터 사회적기업 창업을 결심, 친환경을 중심으로 한 조경·건축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박경복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미 서울시 강동구청 소속 공무원으로 재직 중이던 시절 '허브천문공원' 등 친환경 건축 시공을 통해 인지도를 쌓아온 상태였다.

이에 지난 2010년 가든프로젝트를 설립한 박 대표는 조경학 박사이자 현재 사단법인 산림형사회적경제협의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가든프로젝트의 주요 사업으로는 △도시농업 △도시숲 △빗물이용시설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이 중에서도 빗물이용시설은 '프라나·레'라는 고유 브랜드를 가지고 제품 개발에 접근, 기존 가격대비 30% 이하 수준의 착한 가격으로 시장에 공급 중이다.

지난 2013년 경기도 수원시와 광주광역시의 '빗물 저금통 사업'을 통해 본격적인 사업에 진출했으며 지난해에는 서울시 민간지원 빗물저금통보급 사업의 50%를 수령해낸 바 있다.

이를 위해 주력하고 있는 가든프로젝트 구성원들은 6명의 소수정예로 '일당백' 역할을 소화해내고 있다.

무엇보다 100%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으며 가능한 한 취약계층 가운데 인재를 선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중 현재 75세 이상 고령자들은 생산·관리 업무를 하고 있는 데, 목공 기계로 나무를 잘라 채소 기르는 상자형 텃밭을 직접 만든다.

박 대표는 "속도는 조금 느릴지 몰라도 그간 쌓아온 노하우를 활용해 정확하고 꼼꼼한 점이 중장년세대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가든프로젝트는 유휴인력이 있을 때는 장애인 복지회관이나 실버타운 등에 방문, 무상으로 텃밭을 관리를 해주고 있다. 이러한 재능기부는 곧 사회서비스로 사회적기업으로서 당연한 의무사항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비용 없이 재능을 베푸는 재능기부부터 시작해 돈을 기부하는 사회 공헌, 그리고 사회서비스 단계에 이르면 이를 당연한 의무로 받아들여야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처럼 최소한의 기업윤리를 지켜가며 이익만을 앞세우지 말고 사회에 참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사회서비스 수혜 기업 중 일부는 이를 감사히 여기기보다는 당연시 여겨 때때로 무척이나 힘 빠지는 일이라고. 그는 그럴 때 떠올리는 사진 한 장이 있다.

"사업 초창기 때 서울시 지원을 받아 장애인복지관 옥상에 텃밭을 조성한 적이 있어요. 이를 보고 다운증후군 아이들이 마냥 좋아하는 행복한 웃음을 짓더군요. 저한테 엄지손가락을 들며 '최고'라고 해주는데 그때 심정을 어떻게 표현할까요."

이때 남긴 사진은 박 대표에게 지난 5년간 다른 곳에서 실망했더라도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에너지의 원천이라고. 그는 "누군가에게 나 또한 그런 사람이 돼야겠다고 늘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기후변화 전문가 양성 '그린마이스터' 구축 사업

이와 같은 노력에 지난해 가든프로젝트 연매출은 2억원, 올해는 3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더 나아가 내년에는 10억원을, 내후년에는 1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 자신한다. 지금의 구축된 네트워크를 활용, 추가 계획 중인 사업의 성공을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 2월부터는 '조경 및 산림분야 사회적기업 창업 및 취업설명회'를 시작으로 전국투어에 나섰다. 비즈니스 모델을 무상으로 제공, 100개 프랜차이즈를 전국 규모로 모집 중이다.

"전국에 뜻을 같이하는 100명의 파트너가 있고 함께 사회 공헌을 통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후견인으로는 전국 751개에 이르는 정부기관과 공공기관 등이 있고요. 일자리를 이웃과 나누고 좋은 물건을 공정한 가격에 팔기만 하면 됩니다. 생각만으로도 정말 신나는 일 아닙니까."

여기서 100개라는 기준은 우리나라 국민 5000만여명을 50만명으로 나눠 1인당 프랜차이즈 영업권역을 고려한 것이다. 한 자치구에 하나씩, 지역 태생이거나 실제 거주지, 사무실이 있다는 조건 하에서다.

박 대표는 "산림을 보존, 관리하는 것은 6대 사회서비스 중에 하나"라며 "내수 시장부터 단단히 다진 후에는 세계적인 글로벌 프랜차이즈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창하게 먼 나라보다 가까운 우리 강산이 푸를 수 있도록 북한부터 나무 심는 것을 확산할 계획"이라고 첨언했다. 이를 통해 홍수 저감, 일자리 창출, 환경적인 효과 등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한편 그는 소셜프랜차이즈와 연관, 특성화고교생을 선발해 기후변화 전문가로 양성하기 위한 온·오프라인 통합 창업교육 플랫폼 '그린마이스터' 구축 사업을 제안한 상태다.

최근 정부에서도 '친환경 생태사업중간관리자 양성교육'이 필요하다는 안건이 나오고 있다. 자연자원을 훼손하기 전에 가치를 인정, 복원 비용이 많이 들어가니 지속 가능한 방식의 교육을 하자는 것.

박 대표는 "사회적기업이 중간관리자 역할을 해야 한다"며 "기업이 해야 할 일과 공조직이 할 일이 있고 이 중간에서 하는 역할을 사회적기업이 하는 시스템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