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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투캅스 악성 소문'에 피곤한 신안군청

나광운 기자 기자  2015.05.29 09:4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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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993년 경찰의 비리 해프닝 등을 코믹스럽게 다룬 영화 '투갑스'가 사회통념을 자극하면서 인기를 끈 바 있다. 

당시 이 영화는 경찰 조직의 예민한 부분들을 소재로 삼았는데, 영화를 계기로 경찰을 포함한 공직사회 전반을 바라보는 눈길이 심상찮아졌다. 일각에서는 이 영화 때문에 공직사회 기강 확립 문화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는 우스개소리도 나왔다. 영화 시리즈 물이 줄줄이 히트 쳤고 출연 배우들까지 스타덤에 오르는 등 '비리 경찰'을 다룬 영화의 파장은 여러모로 상당했다. 

한 자치단체에서 '투캅스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불만이 심해 주목된다. 공직생활을 하는 자들이 자신의 이득을 챙기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모습이 마치 '투캅스' 주인공 같아 보인다는 지적이다. 전남 신안군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인데, 일부 공직자가 자신이 속한 자치단체의 소소한 약점까지 부문별하게 들춰내는 모습이 빈축을 사고 있는 게 불만 요지다.    

신안군청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단체장과 공직자들에 대한 각종 불만을 소문으로 퍼뜨리는 바람에 군청 조직에 적잖은 분열과 엉뚱한 공포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공직자는 기자와의 사석에서 "이 사람들의 불만 섞인 소문이 그 정도가 심해 선량하고 정직한 공직자들조차 소문 발원지의 눈치를 보는 비정상적인 일까지 벌어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공직자는 "수년 동안 같은 업무를 보면서 냉정하고 공평한 잣대로 상과 처벌을 구별해야 함에도 사사로운 감정과 우월함을 들이대는 행정으로 조직원의 업무능력을 저하시키고 이질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직 발전을 위한 비판은 언제나 필요하다. 그래서 언론이 있고, 내부고발시스템이 있다. 하지만 이런 '장치'를 개인의 감정에 따라 이용하면 조직은 큰 상처를 입는다. 조직원 분열이 초래될 수 있고, 불신 가득한 조직으로 치닫을 수 있다. 조직의 잘못된 부분을 비판하는 것은 옳은 일이지만, 그 비판은 개인 감정이나 사리사욕이 아닌 조직의 발전, 공익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