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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하리 처음처럼' 돌풍 비결은?

없어서 못 팔아…롯데주류 강릉공장, 24시간 풀가동

전지현 기자 기자  2015.05.27 15: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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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순하리는 그냥 마셔도 좋지만 온더락처럼 글라스에 얼음을 넣어 마셔보세요. 유자의 부드러운 단맛이 혀와 코를 동시에 자극할 겁니다."

강원도 강릉시 회산동에 5만5967㎡ 규모로 들어선 롯데주류 강릉공장. '처음처럼'의 주 생산지인 이곳은 현재 '순하리 처음처럼'의 인기를 한껏 체감하는 중이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연간 단위 소주 양만도 20만3742㎘. 최근 '순하리 처음처럼' 생산을 위해 강릉공장은 24시간 풀가동 중이다. 28년간 강릉공장에 몸담고 선봉장으로 생산을 이끄는 이병우 주류 BG 강릉공장 공장장을 만나 '순하리 처음처럼' 관련 현황을 들어봤다.

이병우 강릉공장 공장장의 첫마디는 '지금처럼 순하리와 같은 인기를 체감하는 제품은 처음'이라는 말이었다. 100% 성장하기가 쉽지 않은데 소비자들의 콘셉트나 소셜 패러다임이 전환하는 시점과 맞물려 인기가 급증했다는 진단도 들을 수 있었다.

이병우 공장장은 "'순하리'라는 이름이 처음엔 주변에서 촌스럽다며 말이 많았는데 '순하디 순하다'는 이름이 정겹고 부드럽다는 느낌을 줄 뿐 아니라 가격대가 저렴하고 많은 이들이 부담 없이 마시는 '서민 술'이라는 이미지와 떠올라 지금은 이름을 잘 지었다고 생각한다"며 웃어 보였다.

◆천연과일향 유자와 강원도 알카리 환원수 만남 '인기 비결'

순하리 처음처럼의 인기 비결로는 첫 손에 꼽히는 것은 깊고 은은한 맛과 향을 담은 '유자 향'이다.

유자과즙 및 유자향이 첨가된 순하리 처음처럼의 유자향은 전라도 고흥에서 생산되는 국내산 유자를 착즙형태로 만든 '천연과일향'을 사용, 단순 유자향이 아니라 천연 유자 농축액까지 첨가해 유자 특유의 새콤달콤한 맛을 살렸다.

롯데칠성음료의 과즙음료를 통한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단맛이 풍부한 고흥 유자를 택했다. 합성향을 사용하는 후발주자의 제품과 맛, 향부터 다르며 유자 특유의 새콤달콤한 맛과 부드러운 목 넘김은 '순하리 처음처럼'만의 특·장점이다.

여러 종류의 과일이 있었지만 한국 소비자들이 유독 유자를 선호한다는 점과 목 넘김이 좋다는 점에서 최종 선택했고 당분간 유자 맛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이 공장장은 "일본에 경월소주 수출을 해왔던 경험으로 축적된 기술적 노하우가 많다"며 "소주는 82.5%이 물이고 17.5가 소주액으로 구성되는데 강릉공장의 경우 산수가 좋은 오염되지 않은 알카리 환원수를 사용해 천연암반수와 미네랄이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순하리 처음처럼은 단맛과 향이 가득한 유자와 베이스에 깔리는 미네랄이 풍부한 물이 조화를 이뤄 맛이 좋을 수밖에 없다"며 맛의 비결을 알려줬다.

◆'술은 곧 식품' 식품공장 버금가는 위생안전에 만전

지난 1926년 합동양주 형태로 설립된 강릉공장은 1974년부터 '경월'이란 이름을 달았다. 이후 1994년 두산에 인수됐다가 지난 2009년에 롯데그룹으로 편입,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는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술을 만들던 두산의 오랜 노하우와 다양한 유통 채널, 자본력, 칠성음료 및 롯데제과 식품 노하우까지 두루 갖춘 유통 대기업 롯데를 만나면서 시너지를 창출, 술을 식품처럼 생각하는 공장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롯데주류 강릉공장은 인수 뒤 식품위생안전 등 국민건강부분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시설투자에 적극 나섰고 그 결과 지난 2013년, 소주 회사 최초 식품위해요소 관리기준(HACCP)인증도 받았다.

이병우 공장장은 "'품질'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데 생산품질도 있지만 소비자가 요구하는 품질 이상을 상회하는 게 제조공장의 목표"라며 "'술에 알코올이 들어갔으니 괜찮겠지'하는 마인드로 주류 생산에 접근하기 보단 ''주류는 식품'이라는 공식 하에 품질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생산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안전하게 운영하는 것 역시 중요한데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양질로 안전하게 만드는 게 목표로 가장 완벽한 형태의 레시피 그대로 만드는 게 공장에서 하는 일"이라며 "롯데에 공장이 편입되며 식품공장에 버금할 정도로 시설 투자가 늘었고 위생과 효율은 물론 근무환경까지 개선됐다"고 첨언했다.

◆롯데주류 강릉공장, 2개 라인 24시간 풀가동

현재 롯데주류 강릉공장은 5월 말까지 유통 재고를 확보한 상태다. 한 달 단위에 맞춰 생산계획을 세우는 공장 계획에 따라 6월 물량은 급증하는 수요에 집중키로 결정했다. 현재 3개 라인 중 2개 라인에서 24시간 풀가동 중이지만 곧 3개 라인을 모두 '순하리 처음처럼' 생산으로 돌릴 방침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저도화되는 주류 트렌드와 집에서 혼자 술을 즐기거나 가볍게 마시길 선호하는 젊은 층 음용 트렌드가 잘 맞아 인기를 얻게 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번 주부터 전국 판매가 가능하지만 수요에 맞춰 유동적으로 움직일 만큼 적정제고 수준에 못 미칠까 걱정된다"고 제언했다.
 
여기 더해 "하지만 강릉공장이 '처음처럼' 제고를 확보했기 때문에 이제 더욱 순하리에 집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순하리 처음처럼'의 최근 열풍에도 남은 고민이 있다. 과실이 들어간 저도주 트렌드가 언제까지 유지될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롯데주류는 경쟁사까지 잇따라 신제품을 출시하는 만큼 저도 과일베이스 주류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로 판단하며 트렌드 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 롯데에 편입되기 전인 두산 시절에 롯데주류 강릉공장에서는 Remix를 통해 알코올 도수 10도의 과실주를 선보였지만 시장이 금방 잠잠해졌고, 이후 메실 등 건강에 좋은 과실을 넣은 소주가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 잡다가 스리슬쩍 사라지기도 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순하리는 주세법상 과실향인 '유자'가 들어가기 때문에 소주로 보지 않고 과즙이 들어간 롯데주류의 저도주 첫 번째 작품으로 본다"며 "과실주라는 점에서 소주 베이스의 칵테일이라고 얘기하는데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품질 향상에 대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