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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혁신號' 공식 출범…계파 모임 중지 선언

문재인에 백의종군 주문 "혁신위 앞길 가로막는 세력·개인 용납 안 해"

이금미 기자 기자  2015.05.27 16:2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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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김상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장은 27일 "지금부터 혁신위원회의 활동 기간에 패권과 계파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계파의 모임조차 중지하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임명 뒤 첫 기자회견을 열어 "혁신위의 앞길을 가로막는 그 어떤 세력이나 개인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당원과 국민의 이름으로 선포한다. 바로 지금부터 혁신은 시작될 것"이라며 "혁신위는 오직 국민과 당원의 목소리로 혁신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또 "이 혁신은 과제가 아니라 반드시 해내야만 하는 역사의 필연이며 시대의 책임"이라 못 박으며 "이를 위해 새정치연합의 모든 의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낮은 자리에서 겸허히 혁신에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관리를 잘못해 벌거숭이 민둥산이 된 중국 제나라 우산(牛山)에 새정치연합을 빗대기도 했다.

아울러 "지금의 새정치연합은 과거를 이어 새 미래를 창조하지 못하고 있다"며 "권력을 소유하겠다는 패권과 개인과 계파의 이익을 위해 우산의 싹을 먹어치우듯 새정치연합을 민둥산으로 만들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새정치연합은 무능력에서 실력 있는 정책 정당으로, 무기력에서 활력 있는 젊은 정당으로, 무책임에서 책임 있는 신뢰 정당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며 "혁신위가 정당개혁, 공천개혁, 정치개혁의 무겁고 준엄한 혁신을 이루 것"이라고 약속했다.

더불어 김 위원장은 "사약을 앞에 두고 상소문을 쓰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서 있다"면서 "새정치연합의 주인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당을 지지하는 국민과 당원"이라고 짚었다.

여기 더해 "내가 당원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정당, 국민 지지를 받는 희망의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또 "새정치연합은 절벽 위에 매달려 있다. 동아줄을 잡았지만 국민과 당원의 손을 잡지 않으면 처참히 부서지고 말 것"이라며 "국민과 당원 여러분과 함께라면 새정치연합은 바뀔 수 있다"고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 뒤 일문일답에서 '호남·486 의원 물갈이'와 '계파등록제' 추진 등의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 전혀 거론되거나 생각하는 사안이 아니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내부 논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며 "이제 시작도 안 했는데 이런 것들이 어떻게 검토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여기 보태 "우선 (혁신위) 구성 문제가 현안이어서 다른 사안에 대해선 아직 같이 검토하거나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혁신위 구성 시기와 관련해서는 "지금 의견수렴을 하고 있는 과정으로, 인선이나 구성, 운영, 활동기간은 모두 혁신위에 위임돼 있다"며 "오늘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6월 초까지 (혁신위 인선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혁신위 인선원칙에 대해서는 "이제 막 고민하기 시작했다. 구체적 말씀을 드릴 사항은 아직 없다"며 "새정치연합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같이 고민할 수 있고 국민과 당원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구성으로 해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당내 의견 수렴 방식과 관련해선 "국민과 당원들을 대상으로 다양하게 할 것"이라면서도 "계파에 매여 의견수렴을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짚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혁신위원장으로 공식 선임됐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표와 (혁신위를 함께할) 위원들께서 백의종군의 심정으로 함께해 주셔야 혁신이 이뤄질 것"이라며 "새정치연합의 혁신은 한 사람의 힘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문 대표는 "국민이 바라는 혁신을 위해 고통스러운 일을 마다하지 않겠다"며 "저 자신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고 '육참골단'(肉斬骨斷·자신의 살을 베어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는 뜻)의 각오로 임하겠다"고 응대했다.

문 대표는 또 "혁신의 목적은 우리 당을 내년 총선에서 이기는 정당, 그리하여 종국적으로 집권할 수 있는 정당으로 만드는 것으로, 그 목적을 위해 우리 당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양승조 새정치연합 사무총장을 포함해 원내 당직자 전원이 이날 일괄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