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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BMW 4시리즈 그란쿠페, 4050까지 노리는 팔방미인

세단 편안함 갖춘 4도어 쿠페…스타일만큼 알찬 스포츠주행

전훈식 기자 기자  2015.05.27 14: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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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자동차시장은 이제 평범함보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추세다. 최근 소비자들은 대중적인 세단과 SUV에서 벗어나 조금은 특별한 쿠페나 스포츠카와 같은 차량도 개성과 취향에 맞춰 과감한 구매를 망설이지 않는다. 다만 일회용 혹은 단기간 이용하지 않은 자동차 특성상 미래에 대한 고민도 빼놓을 수도 없는 일. BMW가 출시한 4시리즈 그란쿠페는 이런 문제를 한번에 해결해주는 '중형차 4도어 쿠페'로,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부산 모터쇼에서 국내 최초로 선보인 BMW 뉴 4시리즈 그란쿠페는 4시리즈 쿠페와 컨버터블에 이은 세 번째 모델인 '중형차 4도어 쿠페'다.

6시리즈 그란쿠페와 마찬가지로 쿠페를 닮은 디자인과 비율을 유지하면서 세단과 같은 편의성이 주된 특징이다. 더욱 길고 넓게 균형 잡힌 차체 비율로 역동적인 특성을 나타내며, 세련된 쿠페 외관에 4도어, 넓게 열리는 트렁크 등 실용적인 공간 감각을 더했다.

다만 차체 비율이나 형태만으로 세단과 쿠페의 장점을 모두 구현했다고 판단하기엔 이르고, 가격도 만만치 않아 쉽사리 선택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과연 4시리즈 그란쿠페가 높은 가격과 브랜드 이미지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직접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시승 모델은 '뉴 420d xDrive 그란쿠페'로, 서울 시내 및 경기도 일대 약 700km를 달려봤다.

◆적당한 근육질 몸매…전형적 날렵함 유지

4시리즈 그란쿠페는 첫눈에 보기에도 날렵한 매혹적인 자태가 인상적이다. 단순히 날렵하고 날카로운 것에 그치지 않고, 적당한 근육질 몸에 날렵함을 유지한 다부진 모습이다.

전반적 외관 실루엣은 보닛 부분이 길고 차량 루프와 트렁크가 비스듬히 이어지는 전형적인 쿠페 구조다. 기존 쿠페보다 12mm 더 높은 전고는 완만한 곡선을 그리는 루프 라인과 적절한 조화를 이루면서 리어 쿼터 패널과 트렁크 리드 속으로 부드럽게 들어간다.

여기에 길고 스포티한 보닛이 각선미를 강조하는 전면부는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의 특유 시드니 그릴이 브랜드 정체성을 어필하기에 충분했다.

또 근육질 숄더라인은 역동적인 측면부와 어울리며 볼륨감을 한층 배가시켰다. 특히 전면에서 루프를 거쳐 후면까지 역동적으로 이어진 옆모습은 당장 땅을 박차고 뛰어나가기 위해 움츠린 듯하다.

운전석에 앉으면 높아진 전고 때문인지 시야 확보가 용이하다. 여기에 운전자 시야에 바로 들어오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주행 중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내공간도 뒷자리 승객을 위해 헤드룸이 2도어 쿠페보다 10mm 더 넓어지면서 더욱 안락한 느낌이다. 다만 레그룸은 뒷좌석 탑승 시 좁고 불편한 2도어 쿠페와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지만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다.

트렁크 기본 적재공간은 2도어 쿠페보다 35L 늘어난 480L이며, 최대 1300L까지 확장할 수 있다. 무엇보다 리프트백 방식으로 제작돼 트렁크 접근이 수월하며, 발을 움직여 트렁크 리드를 여닫을 수 있는 '컴포트 액세스'도 적용됐다.

◆자극적인 배기음…가속성능 탁월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시동을 켜고 주행을 시작했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진동과 소음이 다소 거슬리긴 하지만, 스포티한 주행을 즐기는 운전자에겐 오히려 질주 본능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정도다.

2.0L BMW 트윈파워 터보 엔진을 탑재한 420d x드라이브 그란쿠페는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8.8kg·m의 힘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7.3초에 도달한다.

디젤 엔진인 덕인지 툭하면서 치고 나가는 가속성능은 탁월하다. 100km/h 이상에서도 빠른 가속력은 그칠지 모르고, 언덕에서도 그 힘은 그대로 유지된다.

무엇보다 420d x드라이브 그란쿠페는 안정감 있는 코너링과 묵직한 핸들링이 만족스럽다. 아주 빠른 고속주행에서도 동승자들이 속도를 체감하지 못하게 할 정도로 알맞게 세팅돼 곡선 코스에서도 안정감 있게 회전하는 동시에 승차감도 안락하다.

또 단단한 하체와 운전자가 원하는 데로 이끄는 스티어링 휠 반응은 독일차 특유 고속주행 안정감을 전달한다.

고속도로에 진입해 BMW 네 가지 드라이빙 모드 중 스포츠플러스 모드로 고속질주를 펼쳐봤다.

'에코 프로' 주행 모드에서 '스포츠 플러스'로 변경하자 420d x드라이브 그란쿠페는 브랜드 특유 폭발적 주행으로 순식간에 140㎞/h를 훌쩍 넘겼으며, 180㎞/h까지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쭉쭉 달려나갈 때는 상쾌함이 느껴지며 탄탄하게 조율된 서스펜션 덕분에 흔들림도 거의 없다. 여기에 급가속 시 들려오는 배기음은 운전자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일상생활에서 측정한 실연비는 주행거리 700km 기준, 공인 연비(15.6km/L)보다 높은 16.2km/L. 도심과 고속구간이 50대 50으로 구분한 가혹한 주행에서도 만족할 만한 수치다.

그러나 420d x드라이브 그란쿠페는 일반 수입 중형세단과 비교해도 다소 부담스런 가격이다. 다만 쿠페 디자인과 스포티한 주행에 세단의 편안함을 모두 갖췄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큰 만족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모델이다.

이처럼 우아하고 고급스런 디자인부터 품격 있는 움직임까지 갖춘 420d x드라이브 그란쿠페 가격은 6110만원(VAT 포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