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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산·모직 합병' 삼성 금융-전자 지배력 강화에 쏠리는 눈길

정점찍은 지배구조 손질…남은 수순인 사업 재편에 동력될 듯

임혜현 기자 기자  2015.05.27 13: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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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이 추진되는 가운데 이 같은 카드가 그동안 진행돼온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정점이 될 것이라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양사 통합은 삼성이 안고 있던 출자구조 단순화의 필요성을 충족시킨다. 삼성은 복잡하던 출자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을 계속 진행해왔다. 이번 통합으로 삼성물산이 그룹의 양대축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거느리는 단순하고도 명확한 구조에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된다.

아울러 이번 작업으로 오너 3세의 지배력 강화도 함께 이루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번 합병을 통해 삼성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한층 높이게 된다. 합병된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를 직접 지배하는 구조가 조성되는 것. 

이 부회장은 핵심계열사인 전자 지분이 적었던 만큼 지배력 보강에 대한 약점이 있었다. 이번 합병작업이 끝나면 이 부회장은 부친과 자신의 지분, 여기에 삼성물산이 가진 전자 지분을 통틀어 큰 지배력을 갖게 된다.

제일모직이 가진 삼성생명 지분까지 고려하면 이 부회장은 전자와 금융 그룹 핵심축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아울러 금융회사인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1대 주주라는 점이 갖는 한계까지 극복하는 카드라는 점에서도 이번 합병 작업은 유효하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서는 금융회사가 비금융회사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며 법 제정 이전에 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삼성생명은 예외를 인정받아 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향후 관계법령 추가 개정 등 여론몰이식 공세에 안전판을 마련하게 된 셈이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일정 부분 처분하거나 의결권을 제한받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발 비껴서게 된다.

여기 더해 보험업법 개정 추진 상황에서 삼성생명이 가진 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될 가능성도 여유를 두고 생각할 수 있게 됐다. 그간 이런 법개정 작업이 현실화되면 삼성생명이 전자 지분  매각과 지배력 확보를 위한 그룹 차원에서의 지본 재획득 문제가 거론됐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200조원을 넘는 상황에서 1%만 확보하려 해도 2조원이 든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은 전자에 대한 오너 일가 지배력을 높임으로써 이런 난제에 대해서도 선택지를 넓혀준다는 분석이다.

물론 최종적으로는 지주회사로 전환할 필요성은 여전하다는 것이 삼성 내외의 시각이다. 다만 이 같은 난제를 추진하는 데 있어 한층 여유를 두고 대응할 수 있게 됐으며, 이런 점에서 과거부터 단행돼온 각종 계열사간 추가 합병 문제 등을 선결적으로 처리하는 등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