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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랑제'가 뭐길래… 서울여대 총학생회, 청소노동자 현수막 철거로 시끌

서울여대 졸업생, 필수 교과과정 '바롬교육' 따르지 않는 후배들 지적

김경태 기자 기자  2015.05.26 14: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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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서울여대 총학생회에서 청소노동자들의 현수막을 임의로 철거해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여대 총학생회는 지난 20일 서울여대 축제인 '서랑제'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청소 노동자들이 교내에 설치한 현수막을 철거했다. 하지만 철거과정에서 청소노동자들의 동의 없이 현수막을 걷어 문제가 되고 있다. 

서울여대 총학생회는 지난 8일 청소 노동자 파업과 관련해 학교 측에 원만하고 빠른 해결을 바란다는 입장서를 보냈다.

그럼에도 축제 이틀 전인 18일까지 해결되지 않자 청소 용역업체에 현수막과 리본 조각을 철거해줄 것을 공문으로 요청했다. 그러나 20일 자정까지 철거되지 않자 현수막과 리본 조각을 떼어내 노동조합 측에 전달했다. 

청소노동자들이 소속된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는 다른 입장이다. 서경지부에 따르면, 서울여대 총학생회는 전날 새벽 청소노동자들이 캠퍼스에 건 현수막과 리본 조각을 철거해 쓰레기봉투에 담아 학내 본관 앞에 가져다 놨다는 것이다.

청소 노동자들은 총학생회측에 서랑제를 방해하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했는데 임의로 현수막을 제거했다며 유감을 표명하는 중이다.

이에 서울여대 졸업생 143명은 '서울여대 바롬교육, 배운대로 삽시다'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서울여대 총학생회의 무책임하고 경솔한 처사를 지적했다. 

졸업생 일동은 "이 사건은 자신들이 겪는 불편함을 내세우며 청소노동자들의 피 토하는 심정을 단순히 천 조각으로 여긴 총학생회의 무심하고 안일한 태도가 일차적 원인"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을 단순히 '몇 백원'이라는 돈의 가치로만 재단하고 계약조건을 내세워 이들의 소리를 허공에 외치는 메아리로 만드는 전혜정 총장과 학교 당국에게 근본적 원인이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여대 졸업생인 진실애씨는 "서울여대는 '바롬교육'이라는 수업을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데 이 교육은 배운대로 살아야 한다는 인성을 중요시한다"고 제언했다.

더불어 "이번 현수막 사건은 서울여대에서 강조하는 '바롬교육'과는 그 궤를 달리하는 '언행불일치'적 행동"이라며 "청소노동자의 처우 개선에 적극 임해 책임자의 면보를 보여달라"고 첨언했다.

한편 이번 파업은 기존 6200원의 시급을 받던 것을 서울여대가 지난 2월 새로운 용역업체와 시급 6000원 등을 내용으로 하는 청소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 빚어진 것이다. 기존의 시급을 지켜달라는 것. 

이런 가운데 서울 청소노동자들의 파업 후 전혜정 서울여대 총장은 한 번도 학교에 얼굴을 비추지 않아 청소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