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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116] 어디에도 없는 "국악·뮤지컬의 조합" (주)해라

서비스형 사회적기업, '국악에 난타' 새 장르 코믹뮤지컬 "연매출 70억"

정수지 기자 기자  2015.05.22 17: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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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상업적인 일만은 아닌, 예술이 갖고 있는 진정한 치유의 의미를 재해석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사회적기업을 선택했습니다. 예술은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치료제입니다." - 지윤성 해라 대표

국악과 뮤지컬. 이 오묘한 조화를 통해 한국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는 곳이 있다. 지난해 4월 서울특별시 중구형 예비사회적기업에 이름을 올린 (주)해라(대표 지윤성·이하 해라)다. '예술의 사회적기능'을 위해 존재한다는 해라의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21일 서울시 중구 신당동에 위치한 이곳을 찾아갔다.

◆국악 알리는 효자…퓨전 창작 '판타스틱' 

100여명의 직원이 뛰고 있는 해라는 2009년 1월5일 설립됐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알리자'는 기치 아래 국악인들이 똘똘 뭉쳤고, 이들은 아리랑을 테마로 하는 퓨전창작극 '판타스틱'을 기반 삼아 공연과 기획사업을 펼치고 있다. 

해라의 '국악' 선택 이면엔 지 대표의 깊은 뜻이 있다. 난타 1세대 배우 출신이자 뮤지컬 배우였던 그는 전 세계 약 40개국에서 공연하며 문화가 주는 파급력을 직접 체험했다. 이후 한국을 대표할만한 공연 제작에 심혈을 기울였고, 우리나라를 알리기 위한 가장 좋은 소재로 국악을 선택한다. 

'난타' 영향이 컸다. 난타 1세대 배우 출신이자 뮤지컬 배우인 지 대표가 난타를 이용한 코믹 콘서트라는 새 장르를 선보이면서 전 세계적으로 이목을 끌게 된 것이다. 지난해 기준 연간 누적관람객은 37만명에 달한다.

실제로 2005년 해라의 전신인 '드러미스트'는 설립 이후 2년 만에 우리나라 최초로 미국 디즈니랜드 본사로부터 정식 초청을 받기도 했단다. 전 세계에서 러브콜이 올만큼 덩치가 커진 해라는 사업 규모를 넓혀 국내외 공연은 물론 △문화컨설팅 △대관사업 △전시체험사업 △문화예술 교육사업 △이벤트 기획 및 연출 △축제 기획 등도 함께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정기문화예술 교육의 일환으로 '타악수업'을 전개하는 등 전문 강사진을 초청해 매월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차상위계층 또는 어르신들에게는 무료로 교육을 제공하기도 하며 무료 초청 공연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해라의 사업이 다방면으로 확대되면서 덩달아 매출도 오르고 있다. 출범 첫해 2009년 4억8000만원이던 연매출이 △2010년 8억2000만원 △2011년 10억9000만원 △2012년 16억원 △2013년 42억7000만원 등으로 상승 중이고, 올해는 70억원이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진정한 사회적기업 위해 '카르텔' 무너져야"

해라의 회사명 앞에는 '중구형'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말 그대로 '서울 중구 예비사회적기업'이란 의미로 '중구형'이라고 쓰는데, 여기엔 씁쓸한 사연도 있다. 2009년 설립 당시 '서울시 사회적기업'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직원 20명을 거느린 주식회사라는 이유로 번번이 심사에서 떨어졌던 것이다.

지 대표는 "충분히 사회공헌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로부터 최소 1명만 지원을 받겠다고 했지만 거대 기업이라는 이유로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더 많은 사회환원을 위해 사회적기업 타이틀을 요구한 것뿐인데 이마저도 들어주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세계적인 사회적기업을 배출해 낼 수 있는 우리나라 네트워킹 속에서 심사위원들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카르텔은 없어져야 한다"며 "사회적기업이 꼭 영세해야 한다는 이런 이상한 선입견은 빈곤의 악순환을 조장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사회적기업처럼 하는 것'과 '사회적기업인 것'은 분명히 다르다고 생각한 지 대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매년 정식 사회적기업이 되기 위해 도전했다. 그 결과 지난해 서울시 중구에 현재 해라가 위치한 꼬레아트(COREART·성곽길 예술 놀이터)를 지으면서 전문 운영사 선정에 나섰고 이때 해라가 당당히 뽑혔다. 이후 중구청으로부터 독자적으로 '사회적기업'을 인정받아 예비사회적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 대표는 "이를 시작으로 서울시와 노동부 산하 사회적기업으로 이어 나갈 것"이라며 "사회환원이 없으면 기업이 상업적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 만큼 예술가로서의 사회적 기능을 망각하지 않기 위해 이 곳에서 나온 수익은 이곳을 통해 환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회 서비스형 사회적기업인만큼 해라만의 독자적인 콘텐츠를 이용한 아이템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도 더했다.

"말을 하지 않는 공연 특성상 언어적 한계를 뛰어 넘기 위한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구상 중입니다. 또, 올해 가능 중국 베이징 문화 거리에 판타스틱 전용관을 만들어 국악을 널리 알리는 선두주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