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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해부] 현대자동차그룹 ① 태동과 성장…기적의 75년

후진 없는 성장질주 "R&D 투자 더 늘여 인류의 꿈 반드시 실현"

이보배 기자 기자  2015.05.22 12: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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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대기업들은 대내외 경제상황과 경영방향에 따라 성장을 거듭하거나, 몰락의 나락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내로라하는 세계적 기업일지라도 변화의 바람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2, 3류 기업으로 주저앉기 십상이다. 기업은 끊임없이 '선택'과 '집중'을 요구받고 있다. 국내산업을 이끄는 주요 대기업들의 '선택'과 '집중'을 파악해보는 특별기획 [기업해부] 이번 회에는 현대자동차그룹 1탄 태동과 성장에 대해 살펴본다.

현대자동차그룹(회장 정몽구, 이하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철강, 건설을 중심으로 물류, 금융, IT, 서비스까지 이어지는 가치 창조의 밸류 체인을 구축한 글로벌 기업으로 1940년 아도서비스 자동차 정비 공장의 설립과 함께 시작됐다.

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개척자 정신으로 그 후 30여년에 걸쳐 그룹의 근간이 되는 현대건설과 현대자동차가 세워졌고, 서비스와 부품 사업을 포함한 선진 자동차 업체로 성장하며 기업 발전의 초석을 다졌다.

대한민국 경제가 약동하기 시작한 1980년대에는 현대건설의 서산 방조제 물막이 공사 성공과 현대자동차 미국 현지법인 설립 등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고, 아시아 경제위기가 닥친 1998년에는 기아자동차 인수라는 도전적 실행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현대차그룹 출범…신화의 탄생

현대차그룹의 본격적인 출범은 2000년 9월이다. 같은 해 3월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두고 이른바 '왕자의 난'이라 불리는 경영권 승계 다툼이 벌어졌고, 이를 계기로 정몽구 회장은 9월 현대자동차 등 10개사를 이끌고 현대그룹으로부터 독립했다.

당시 계열 분리된 기업은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기아자동차,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현대강관(현 현대하이스코), 인천제철(현 현대제철), 현대캐피탈 등이다.

이중 모기업이자 핵심기업인 현대자동차(주)는 1967년 12월 설립됐고, 1976년 최초의 한국형 승용차 현대 포니를 시판한 이래 1989년 단일차종(엑셀) 수출 누계 100만대를 돌파했다.

1994년 연간 생산 100만대, 1996년에는 전 차종 생산누계 1000만대를 돌파했고, 1998년 기아자동차를 인수한 후 자동차 생산의 70~80%를 장악하면서 국내 자동차업계의 독점적 위치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이 출범한 후 1년 만인 2001년에는 현대자동차(주)와 기아자동차(주)의 자동차 생산량은 세계 자동차업계 중 9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출범 이후 그룹사들의 성장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현대제철은 2000년 삼미특수강(주)을 인수했고, 2001년 1월 현대강관(주)은 현대하이스코(주)로 사명을 변경했다.

같은 해 2월에는 현대자동차가 국내 최초로 싼타페 연료전지차를 공개하고, SUV 테라칸을 출시했다. 기아자동차는 카니발Ⅱ를 출시했다. 이때 한국철도차량(주)은 (주)로템으로 상호를 변경했고, 2007년 다시 현대로템으로 개칭했다.

이밖에도 2001년은 현대차그룹의 외형 확대가 도드라진 해다. 국내 최초의 자동변속기 기업 '현대파워텍'과 그룹 성장에 따른 물류 규모 확대를 위한 '현대글로비스'가 설립됐고, 현대카드와 해비치호텔&리조트가 현대차그룹에 편입된 것도 2001년이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2003년 2월 북미 디자인&테크니컬 센터를 준공하는가 하면 3월 대형 세단 오피러스(기아자동차)를 출시했고, 9월에는 현대로템이 개발한 한국형 고속전철이 시속 300km 시험운행에 성공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자산 148조에 종업원 25만명…51개 개열사 '톱니바퀴처럼'   

이어 2005년부터 2010년까지는 다양한 그룹사의 설립 및 출범과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완공을 통해 현대차그룹만의 자원순환형 사업 구조를 완성한 시기다.

2005년 5월 현대자동차 미국 앨라배마공장 준공에 이어 2006년 3월에는 현대INI스틸이 현대제철로 상호를 변경했고, 2007년 7월에는 현대자동차 미국 누적판매량이 500만대를 돌파했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경영에 가속이 붙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공장이 슬로바키아, 체코, 인도, 중국 등 세계 곳곳에 준공됐고, 2009년 1월에는 '제네시스(현대자동차)'가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이어 기아자동차의 '쏘울'이 한국차 최초로 '레드닷 디자인상'을 수상했고, 2010년 2월 기아자동차가 미국 조지아공장을, 4월에는 현대제철이 일관제철소를 준공했다.

2011년 이후 현대차그룹은 사업의 고도화를 예고하며 성장을 지속했다. 2011년 현대건설을 인수함으로써 그룹 내 새로운 성장축을 구축했고, 이듬해 현대오트론을 설립하는가 하면 현대케피코와 현대라이프를 출범시켰다.

업계 M&A와 함께 그룹 내 계열사 합병도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2013년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분 분할 합병을 선언한 현대차그룹은 2014년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를 합병했다.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 건립을 위한 한전부지 인수도 지난해 빼놓을 수 없는 성과 중 하나다.

이어 올해 초 동부특수강을 인수, '현대종합특수강'을 출범시켰고, 지난달 합병을 공식 발표한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는 오는 7월 합병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양사의 합병이 마무리되면 현대제철은 자산규모 31조원, 매출 20조원대의 세계 8위 수준의 종합 철강 회사로 발돋움 하게 된다.

이처럼 끊임없는 도전과 글로벌 경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결과, 현대차그룹은 2000년 10개 계열사에서 2015년 현재 51개 계열사로, 총자산 36조원에서 148조원으로, 국내외 임직원수 9만8000명에서 25만여명으로 증가하는 등 대한민국 대표그룹으로 성장했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75년의 역사 동안 변치 않은 신념과 가치가 있다. 창사 이래 계승되어온 '무한책임정신'이 인류의 꿈 실현을 향해 달려가는 원동력이 된 것.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은 지금까지의 성장에 만족하지 않고, 2015년을 글로벌 선도업체로서 입지를 더욱 굳히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뜻 깊은 한 해로 만들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정몽구 회장은 "R&D 분야의 투자를 크게 확대해 첨단 연구시설을 늘리고 우수한 연구 인력 채용과 산학 협력 활동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혁신적 기술과 창의적 인재를 바탕으로 미래 경쟁력을 제고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