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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약속의 땅' 쌍용차 평택공장, 티볼리 생산현장 그곳은…

다양한 신차 출시로 조립 라인 가동률 4년 이내 100%까지 올려

전훈식 기자 기자  2015.05.20 11:5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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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쌍용차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근래 몇 년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인 쌍용차는 지난 3월 ‘역전의 카드’ 티볼리가 큰 인기몰이를 하면서 본격적인 판매 가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물론 현재 러시아 시장 불안과 환율 악화로 수출에 어려움이 있지만, 티볼리 디젤 모델이 출격을 앞두고 있어 긍정적인 전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후지실(雨後地實)'이라 했나. 그동안 끊임없는 고난과 시련을 겪었던 쌍용차는 당장 닥친 위기를 어떻게든 모면하려고 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계획하고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줄기차게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쌍용차는 최근 높은 수준의 품질과 SUV 트렌드, 그리고 소비자 신뢰도 상승 등의 효과가 맞물려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많은 관심 속에 모습을 드러낸 티볼리는 판매 안정세에 들어가면서 쌍용차 전체 판매를 견인 중이다.

쌍용차 평택공장을 방문한 19일 현장에서도 이런 회사 분위기를 대변하듯 활기찬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이어진 악재를 이겨낸 근로자들이 이젠 열정과 패기로 가득 찬 얼굴로 '품질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빠르게 손을 놀리고 있었다.

◆3개 생산 라인의 조립공장 가동률 58%

평택하면 단연 '쌍용자동차'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2000년대 아픔의 시간을 이겨낸 쌍용차가 또 한 번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게 된 만큼 평택에서의 명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에 위치한 쌍용차 평택공장은 약 86만㎡(26만평)에 달하는 공장부지에서 SUV와 MPV, PC 등을 생산하며 이외에도 본사와 종합기술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다.

평택공장의 조립공장은 크게 FF(front engine front drive system) 및 FR(front engine rear front drive system) Monocoque 플랫폼을 생산하는 2개 라인과 frame type 플랫폼을 생산하는 1개 라인, 총 3개 생산라인으로 이뤄졌다.

코란도C와 티볼리를 생산하는 조립 1라인(FF 모노코크)은 현재 높은 판매를 자랑하는 티볼리를 생산하고 있어 2교대로 운영 중이다. 연간 생산 능력(2교대 기준)은 10만6400대 수준으로, 현재 가동률 82% 수준인 8만7570대에 달한다.

FR 모노코크 방식의 조립 2라인(체어맨·투리스모)과 FR 프레임 조립 3공장(코란도 스포츠·렉스턴·카이런·액티언)의 생산능력은 각각 6만800대, 8만3600대지만, 생산 물량 부족으로 가동률은 각각 19%, 55%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전체 가동률은 58%에 불과하지만, 쌍용차는 올해 티볼리 가솔린 모델을 시작으로 매년 1개 이상의 신차 출시 계획을 세우는 등 향후 3~4년 안에 공장 가동률을 10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단순히 숫자놀이와 탁상공론에 불과할 뿐, 그 숫자 속에 녹은 땀과 열정을 표현하기엔 역부족이다.

◆티볼리, 코란도C와 혼류 생산

주·야간 2교대 형식의 티볼리 생산라인 근무 인원은 △차체 사무직 5명·기술직 92명(감독 7명 포함) △조립 사무직11명·기술직 485명(감독직 36명 포함)이다.

'소형 SUV 결정체'라 불리는 티볼리를 생산하는 차체공장 입구에 도착하니 공장 한쪽에서는 총 150여대의 용접로봇이 컴퓨터 지시에 따라 연신 불꽃을 튀기고 있었다.

가장 정밀도가 요구되는 공정인 차체공장은 말 그대로 자동차 각 부분 패널들을 조립 및 용접해 모양을 만드는 곳으로, 자동화율은 100%에 근접한 수준이다.

처음 라인에 들어가 완성된 차체가 도장공정 전에 이르는 리드타임은 불과 2시간40분. 이 짧은 시간에 입력된 1개의 명령어는 약 66공정을 거쳐 간단한 형태의 차체로 탄생된다. 

지난 1988년 쌍용차 패밀리를 위시해 본격적인 차체 생산에 돌입한 차체공장은 Main Buck System을 적용해 4면 회전 방식으로 4차종 혼류(混流) 생산(하나 라인에서 여러 차종을 동시 생산)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티볼리와 코란도C 2차종만 생산되나, 향후 티볼리 롱바디 모델과 신규차종도 이곳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이렇게 완성된 차체들은 도장공장을 거쳐 조립공장으로 설치된 이동라인을 따라 옮겨진다.

차체공장에서 나와 다음으로 이동한 것은 '자동차 공장의 꽃'이라 불리는 조립공장. 각종 내외장재를 조립해 완성차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총 95공정(의장 45공정·샤시 28공정·화이널 22공정)을 거쳐 차량이 완성된다.

차량으로서 완성하고 품질 확인을 하는 공정인 만큼 조립공장은 차체공장 근로자보다 휠씬 많은 사무직11명과 기술직 485명(감독직 36명 포함)이 업무를 맡고 있다.

특히 조립라인은 라인이 멈추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직행율이 무려 99%로, 이에 따라 조립1공장의 현재 연간 최대 생산 능력(10만6400대)의 82%에 이르는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혼(魂) 담은 티볼리, 도약 위한 또 한 번의 기회"

하광용 쌍용차 생산총괄 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티볼리는 국민들이 쌍용차의 도약을 위해 한 번의 기회를 더 준 것"이라며 "이에 티볼리 생산에 혼을 담고 있으며 단순히 쌍용차의 라인업이 아닌 의미가 깊은 차량"이라고 말했다.

허 본부장의 말을 빌리면 티볼리 가솔린은 1월에 출시됐으며, 많은 기대를 안은 티볼리 디젤은 당초보다 한 달 늦어진 7월에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완성도 높은 차량을 선보이기 위해 마지막 각종 품질 검사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주 금요일 테스트를 완료했다.

물론 아직까지 티볼리 및 코란도C를 생산하는 1라인을 제외한 2라인(체어맨·투리스모)과 3라인(렉스턴·액티언 등) 가동률은 각각 19%, 55%으로 '생산 물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하 본부장은 "하반기 중 2·3 라인 근무자를 1라인에 추가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오는 2017년에는 렉스턴 후속 모델이 나오고, 그 후에는 체어맨도 변신을 꾀해 3~4년 내 공장 가동률 100%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립공장 입구에는 "티볼리와 함께하는 성공 위한 우리의 길. 고객 신뢰 향해가자 거침없는 성공질주"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불과 1시간에 그친 티볼리 생산 현장 방문 동안, 어느덧 머리에는 '티볼리를 향한 쌍용차와 노동자의 자신감'이 다시 상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