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육아휴직, 왜 눈치 봐?" 이유 있는 시선집중, 대체인력뱅크

출산 장려하는 기업문화 활성화 필요·대체인력 채용시스템 정착돼야

하영인 기자 기자  2015.05.20 09:41:33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육아휴직제도를 운영 중인 412개사를 대상으로 '일·가정 양립 실태조사'를 한 결과, 제도 시행에 따른 경영상의 어려움은 '인재 부재로 인한 어려움' '대체인력을 찾는 어려움'을 각각 37.6%, 31.3%로 꼽았다.

아울러 육아휴직에 따른 업무 공백 처리의 경우 50.7%는 남은 인력이 부담했으며 '대체인력을 채용한다'는 비율은 24.8%로 뒤를 이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육아휴직 시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고 지원금을 제공해 근로자의 출산·육아휴직 문화 확산을 뒷받침하고자 대체인력지원제도를 마련했다.

이에 맞춰 취업전문기관인 취업포털 커리어는 작년 4월 민간 대체인력뱅크 시범 운영사로 선정, 총체적인 채용 알선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그간의 시범 운영 성과와 애로사항, 전망을 들어왔다.

◆구직 4466명·구인 762명…미스매칭 해소 위한 인력풀 구성

대체인력뱅크는 △출산휴가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등 공백이 예상되는 자리에 맞는 대체인력을 미리 확보하고 제때에 맞춤 인재를 추천하고자 기획됐다. 최근 육아휴직지원 및 취업지원시스템으로 떠오른 사업이다.

이를 시범 운영한 커리어는 상담부터 △무료채용공고 △알선 △사후관리 순으로 업무를 진행, 기업에서 원하는 적합한 인재를 대체인력뱅크 인력풀에서 바로 알선해준다. 전담인력은 지난해 11명에서 올해 15명까지 늘렸다.

커리어는 대체인력과 휴직자와의 △역량 수준 적합성 △즉시 대체 가능성 △충원 적시성이 중요한 만큼 사전 데이터베이스(DB) 구축과 구직자 교육 훈련에 초점을 맞췄다. 구직자 교육은 기초 소양교육과 직무교육을 온·오프라인으로 실시하고 있다.

대체인력뱅크는 실시간으로 구직자에게 맞춤 알선과 취업정보제공서비스가 신속하게 이뤄져 기업에 적합한 인재를 신속하게 매칭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작년 기준 구직회원 4466명, 구인회원 762명이 풀에 등록했으며 교육·훈련자 1135명 중 418명이 취업했다.

김경석 커리어 팀장은 "대체인력뱅크를 시범 운영했는데 그간 시장이 활발하지 못했다"며 "더 많은 홍보가 이뤄져야 하고 무엇보다 기업에서 출산을 장려하는 문화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체인력뱅크 인력풀 구직자에게는 △전화 △이메일 △SMS △방문상담을 통해 지속적으로 채용을 지원한다. 직종에 치우친 무작위적 알선이 아니라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까지 안내해 구직자가 기업에 대한 신뢰를 갖고 지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대체인력 기간이 종료되면 다시 대체인력풀로 편입돼 정규직 혹은 대체인력으로의 취업알선이 이어진다.

김 팀장은 "대체인력 채용에 대한 기업 인식 개선과 제도 활성화로 일과 가정의 양립을 통해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게 목표"라며 "구직자 직장 적응과 직무맞춤형 교육으로 구직자 수준 향상과 대체인력제도 홍보를 함께 꾀해 기업과 구직자가 상생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체인력지원센터 전국 확대 '긍정적 채용형태의 이정표'

구직자 김세화씨(49세·가명)는 대기업과 외국계기업 회계·무역 사무 경력이 20년을 넘었지만, 재취업이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문제를 분석하니 본인의 다양한 경력을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표현하는 기법이 부족한 것을 파악하게 됐다. 다양한 경력을 부각시킬 이력서와 경력기술서 중심 컨설팅으로 지원자의 능력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때마침 한 기업에서 특정 회계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사람을 원했고 그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었던 김씨는 입사지원서를 낸 다음 날 바로 면접 후 채용됐다.

그는 "오로지 지원자의 역량을 보고 채용한 기업에 감사하다"며 "이러한 기업이 늘어 경력단절 여성이나 중장년층 구직자가 진입할 일자리가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다른 사례도 있다. B병원은 출산 대체인력 채용을 위해 수차례 취업포털 기타 유료 사이트에 채용공고를 한 달 전부터 게재했으나 조건에 맞는 지원자가 전혀 없어 대체인력뱅크에 구직자 알선을 의뢰했다.

대체인력뱅크 사이트에 공고 게재 후 인근 거주자인 경력단절 간호조무사를 알선, 익일부터 바로 출근할 수 있었고 출산휴가자는 대체인력뱅크를 통해 안정된 출산휴가를 갈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김 팀장은 "채용공고 대부분이 계약직이기 때문에 장기근속을 원하는 구직자들의 눈높이를 맞춘 알선이 어렵지만, 구직자가 경력을 개발할 수 있는 적합한 일자리를 컨설턴트들이 적극적으로 찾아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더해 "좀 더 많은 정규직 전환 기회를 만들어 대체인력 채용이 또 다른 채용의 긍정적인 형태가 될 수 있도록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직도 대체인력 제도를 알지 못하는 기업이 많지만, 대체인력지원센터의 전국 고용센터 확대로 더 많은 기업과 구직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첨언도 보탰다.

나영돈 고용노동부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시간선택제 전환은 현재 증가추세"라며 "빈자리가 생겼을 때 대체인력으로 채우는 것이 자연스러운 고용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대체인력채용시스템 정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