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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2G·3G 가입자 노린 '데이터 중심 요금제' 장전

ARPU 하락 단기수익 악화 우려에도 "장기화되면 상쇄 가능" 계산

최민지 기자 기자  2015.05.20 09: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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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동통신3사가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내놓자마자 시장 반응이 뜨겁다. 2만원대 요금제부터 음성통화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어 데이터 제공량만 고려해 요금제를 선택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제 음성통화는 기본 서비스가 된 시대를 맞았다. KT는 나흘 만에 가입자 10만명을 확보했고, LG유플러스는 고객 문의가 평소 대비 30% 증가했다.

그러나, 사업자 입장에서 이 요금제는 단기적 수익 악화 및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하락을 야기하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일례로, 6만원대 음성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가 기존보다 낮은 2만원대 요금제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

그럼에도 이통3사가 이 요금제를 앞다퉈 출시하고 통신비 절감 및 고객 혜택 증가에 나선 이유는 단기 리스크에도 2G와 3G 가입자를 LTE로 끌어올 수 있는 장기적 유인책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LTE 가입자 전환 통한 수익창출 기대

이종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통신전파연구실장은 "이통사가 수익을 따졌을 때, 음성에 의존하는 것보다 데이터쪽으로 수익 중심을 옮기려고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네트워크가 진화하는 가운데, 2G와 3G의 전달 용량은 한계가 있어 데이터 중심의 네트워크로 빨리 바꾸려고 하는 것"이라고 첨언했다.

3G 등의 매출이 LTE에 미치지 못한 것도 이통사가 LTE 전환을 유도하는 이유로 꼽힌다.

이에 대해 통신사 고위 관계자는 "3G 매출은 감소세에 돌입해 적자에 진입했으며, LTE로 보존하고 있다"며 "3G 초기에 발생한 비용에 대해 수익을 통해 회복해야 하는데, 3G는 누적으로 적자"라고 꼬집었다.

또 "2G와 3G 우량 가입자들이 있어 서비스를 유지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출시돼 LTE쪽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2G와 3G 가입자들이 저렴하고 다양한 부가 혜택을 가진 이 요금제를 사용할 경우, 데이터를 사용하는 스마트폰 환경에 학습돼 추후 보다 높은 요금제를 선택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비친다. 이 경우, 단기적으로 발생한 수익 감소를 장기적으로는 상쇄할 수 있다는 계산도 가능하다.

이를 뒷받침하듯 이통3사는 LTE 가입자 확대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통3사는 각각 연내까지 LTE 가입자 비중을 △SK텔레콤 65% △KT 79% △8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지난 1월 SK텔레콤은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2.1GHz 대역의 3G용 주파수 대역을 추가적 LTE 전환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KT는 3G용 2.1GHz 대역의 LTE로 사용할 수 있도록 미래부로부터 용도변경을 받았다. 2.1GHz 대역 이용 기간은 2016년까지다. 

◆이통3사, LTE 전환 놓고 각사별 속내

2G·3G·LTE망을 보유한 SK텔레콤의 경우,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출시하며 KT·LG유플러스와 달리 LTE뿐 아니라 3G로도 가입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와 관련 이 실장은 "SK텔레콤은 3G 네트워크 용량이 아직 여유가 있으니 먼저 2G를 빨리 없애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며 "2G에서 LTE로 갑자기 전환하면 고객이 요금부담을 느낄 수 있어, 3G로 유도한 후 점진적으로 진행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래부 통계를 보면 지난 3월 말 기준 SK텔레콤의 2G 가입자는 284만7362명으로 지속 감소하고 있다. 3G 가입자 또한 582만8884명으로 매달 줄고 있지만 LTE 가입자는 1740만2877명을 기록, 전달보다 16만7000여명 늘었다.

2G 가입자는 데이터 대신 음성을 주로 사용한다. 2만원대 음성 무제한 요금제 출시가 2G 가입자 이탈을 이끌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2G 또는 3G 사용자들이 LTE로 전환하려면 요금 외 부가 서비스 등을 통해 소비자 니즈가 생기도록 콘텐츠를 많이 제공하는 혜택이 필요하다"며 "단순히 요금제를 출시했다고 가입자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KT의 경우, 이번 요금제가 3G 가입자의 LTE 전환율을 증가시킬 것으로 확신했다. 2G 서비스를 중단하며 소비자 불만으로부터 곤경에 처한 바 있던 KT가 이번 요금제를 통해 3G 가입자의 LTE 가입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다는 것. 현재 KT는 3G와 LTE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이번 요금제 출시로 3G 장점이 상대적으로 줄었고, 단말시장에서도 LTE 위주로 가고 있다"며 "3G를 고집할 필요가 없어진 상황에서 3G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될 것은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KT의 3G 가입자수는 423만7012명으로 전달에 비해 14만5000여명 빠졌다. 반면, LTE는 전달보다 15만5000여명 늘어난 1100만9333명이다. KT는 중장기적으로 LTE 가입자 비중을 9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3G 가입자 대상 LTE 유도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유플러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재 2G와 LTE를 서비스하는 LG유플러스는 '비디오 LTE'를 주창하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통3사 중에서 유일하게 비디오 콘텐츠를 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선보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 3월 말 기준 LG유플러스 2G 가입자는 235만7614명으로 감소세다.

이 실장은 "음성 무제한 요금제를 통해 데이터 사용에 익숙해진 가입자들은 데이터를 점점 더 많이 쓰면서 더 높은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이통사는 음성 무제한 요금제로 단기적 손실이 있어도 장기적 시각에서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