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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찾은 까오슝 시장 "미려도사건 '선진압 후폭동' 광주와 너무 흡사"

새누리 당명 중국서는 '신세계당(新世界黨)'으로 불려

박대성 기자 기자  2015.05.17 19: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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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979년 12월10일 발생한 '미려도(美麗島,메이리다오)사건'은 5개월 후 5.18광주항쟁과 너무 흡사합니다. 놀랍게도 '선진압, 후폭동'이라는 발발배경도 비슷합니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주간을 맞아 '2015 세계인권도시포럼' 참석차 광주를 방문한 대만 까오슝(高雄) 첸추(陳菊)시장은 17일 "대만 미려도사건과 광주민주화 항쟁의 본질은 뜻밖에도 너무 비슷하고 '함정계략'의 비열한 것 역시 차이가 없다"고 짚었다.

또한 "광주항쟁은 '5·18민주화운동'으로 정의되고, 가해자 또한 1996 사법판결에서 중형을 선고받았으며, 국민들이 끝까지 진상을 추궁해내고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하는 다년간의 항쟁정신은 확실히 대만과는 차별화되는 점"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대만은 '2·28사건(1947)' 이후 핵심군부세력이 계속 이어지면서 국민들이 정치얘기를 안하고 정치에 냉각(냉소)적이다"며 "대만 국민성이 순종적인데 반해 광주는 항쟁을 통해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나중에 희생자를 국립묘지에까지 안장한 것은 배워야한다"고 강조했다.

첸추 시장은 또한 "대만은 1949년 장개석(장제스) 총통이 계엄령을 선포해서 1987년 7월15일에야 해제돼 세계에서 가장 긴 38년간이나 계엄령을 선포했던 국가"라며 "이 기간 국민당의 비문명적인 통치방식과 중국 파견 간부들의 부정부패로 국민들이 분노해 미려도사건(까오슝사건)을 촉발시켰다"고 말했다.

까오슝에서 내리 3선에 당선된 첸추시장은 그 비결에 대해 "작년 7월 연쇄가스폭발로 32명이 죽고 220명이 부상당하는 대형악재에 상대당 후보는 (호재라며) 비난만 퍼붓다 오히려 2배표차(99만표)로 패했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서 "나는 폭발사고 당시 희생자 후속조치를 위해 시청 시장실에 안가고 응급센터에서 진두지휘하며 시민만을 생각하는 '현장제일주의'를 통해 선거운동을 하지 않고도 승리할 수 있었다"면 민생문제 해결에서 그 승리요인을 찾았다.

인구 278만명의 대만 제2의도시 까오숑(가오슝)시를 중심으로 하는 대만 남부권은 '하나의 중국'을 표방하며 밀월관계인 중국본토와 국민당(여당)과는 달리 독립성향이 강한 민진당(야당)의 정치적 근거지로 꼽히고 있다.

첸추 시장을 비롯한 민주진보당(약칭 '민진당')의 주요 인사들은 '미려도사건' 주역들로 주축이 돼 당을 이끌고 있다.

'내년 1월 대통령(총통) 후보로 출마할 의향'에 대해 첸추 시장은 "출마하지 않고 '채영문(蔡英文,차이잉웬)'주석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첸추 시장이 차기 총통후보로 지목한 '차이잉웬(차이잉원)'은 민진당의 유력 대선후보이지만, 민심을 잃은 집권여당 국민당에서는 마땅한 총통후보가 없어 전의를 상실했다는 것이 대만 현지 소식통의 분석이다.

한편, 이날 통역을 맡은 대만 정치대 주립희(朱立熙,주리시) 교수는 국내 정치상황을 설명하면서 "새누리당을 중국에서는 '신세계당(新世界黨)'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은 '신정치민주당(新政治民主黨)'으로 표기하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유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