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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 여보세요] 재능기부천사의 '생명 구하는 따뜻한 위로'

생명사다리 상담센터, 무료상담 '080-788-0479' 상담사 34명 주력

하영인 기자 기자  2015.05.14 17:5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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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2013년 국내 자살률 통계에 따르면 10만명당 28.5명으로 우리나라는 OECD 국가 가운데 10년째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해 1월 한 가정주부가 국회 홈페이지에 자살 암시 글을 올렸고 민원실 직원이 30분간 설득 끝에 자살을 방지한 사례가 있다. 이를 계기로 국회에서도 자살률을 낮추고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위한 범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함을 인식하게 됐다.

이에 즉각적인 대처로 '생명사다리 범국민캠페인'을 추진, 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국민 대상의 자살예방 관련 전화상담을 실시하기 위해 지난 2013년 4월 국회 생명사다리 상담센터(센터장 최용훈)를 개소했다.

이들의 아름다운 행보를 알아보고자 12일 국회 본관 1층에 자리한 상담센터를 찾았다.

◆자격 갖춘 상담사이자 봉사자들 "한 생명이 천하보다 소중"

생명사다리 상담센터(이하 상담센터)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 내담자와 상담을 통해 자살 충동을 잠재우고 삶의 의지를 되찾도록 온 힘을 쏟고 있다. 이 외 시간에는 한국생명의전화로 자동 연결된다.

아울러 상담센터는 자살 고위험군을 선별, 대상자 78명에게 월 1회씩 주기적으로 전화를 걸어 정서 상태와 환경 등에 대해 지속적인 상담관리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춘 자원봉사자를 선발, 사무처에서 직접 상담센터를 운영 중이다. 현재 베테랑 상담 전문가와 종교인 등 상담사 34명이 주력하고 있으며 퇴직 후 재능기부를 실천하는 이들이 많아 평균 연령은 64.7세에 달한다.

상담사들은 '한 생명이 천하보다 소중하다'는 생각과 귀한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한다는 긍지를 갖고 봉사에 임하고 있다.

최용훈 국회사무처 의정종합지원센터장은 "단 한 번의 통화로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단 한 번의 공감과 위로만으로도 한 사람을 삶의 위기에서 건져내고 살아갈 힘을 북돋울 수 있다고 믿는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한 상담사는 전화로 끝나지 않고 진실한 마음을 담아 한 통의 서신을 보냈다"며 "내담자는 이 편지를 읽고 형식적인 상담이 아니었음을 느끼고 마음의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공감과 경청을 비롯해 꾸준한 상담으로 내담자의 신뢰를 얻는다면 더 깊은 위로가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내담자는 심리적인 위안에 머물지 않고 상담자 조언을 행동으로 옮김으로써 자살 예방을 실질적으로 가능하게 한다는 것.

상담센터 설립 이래 지난 2년간 누적된 상담 건수는 총 959건이다. 이를 분석한 결과 상담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사회에 대한 불만 표출 또는 사회적 관계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회부적응 문제'가 24.8%로 꼽혔다.

최근에는 '실직이나 경제적 곤란'(19%) 등 경제 문제를 호소하는 비율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사무총장 표창장상·워크숍·교육 확대 등 '열정 뒷받침' 힘써

최 센터장은 "사실 상담 실적이 적어서 상담센터를 폐지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었는데 생명을 수치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쪽으로 굳어졌다"며 "이 일에 대해 국회 관계자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준 덕"이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실제 박형준 사무총장은 다음주 있을 워크숍에 심적,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상담센터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구기성 입법차장은 홍보 차원에서 상담센터와 관련, 국회보에 싣는 등 여러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김대현 사무차장은 이달 열정을 지닌 상담사에 대한 국회 사무총장 표창을 상신해 부여할 예정이다.

19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이번 워크숍은 상담사 간 소통과 상담기법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에 전문교육, 한국생명의전화 견학 등 다양한 일정이 짜여졌다.

이는 지난달 8일 상담센터 2주년을 맞아 건의사항을 수렴한 결과다. 상담사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교육 확대와 워크숍 실시 등을 바로 조치해주고 있다.

최 센터장은 "새로운 상담기법이나 자살,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전문교육을 제공해 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상담사들과 소통을 통해 개선하고 보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상담센터는 국회 내 기관으로서 자살을 생각하는 내담자의 전화도 받고 있지만, 기관 특성상 민원 등의 내용을 담은 전화가 올 때도 종종 있다.

이에 상담내용을 참고, 필요할 경우 입법 활동에 참고자료로 활용하고 상담 내용이 입법청원 일부일 경우 민원으로 접수해 처리하는 방법을 고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