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윤장현, 보훈처 5·18 시립합창단 출연요구 거부키로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에 대한 시민정서 받아들여

김성태 기자 기자  2015.05.13 11:51:46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윤장현 광주시장이 5·18민주화운동 35주년기념식에 광주시립합창단을 출연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정부가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거부한데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정서를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보훈처는 지난달 말 광주시에 공문을 보내 오는 18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리는 5·18 민주화운동 35주년 기념식에 광주시립합창단과 시립교향악단 출연을 요청했다.

그러나 '님을 위한 행진곡' 문제로 5·18 관련 단체들이 불참을 선언하며 시민정서가 극도로 악화돼 시립예술단 출연은 결정하기 곤란한 뜨거운 감자가 됐다.

5·18 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와 기념재단, 광주전남시민사회단체는 지난 6일 3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 공식적으로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해 기념식 불참에 함께 해줄 것으로 호소하고 국가보훈처에 대한 항의 표시로 보훈처 지원 예산 1억2000만원을 거부키로 했다. 또 지난 8일 행사위는 광주시에 시립합창단과 시립교행악단 출연을 거부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

이 같은 시민정서에 대해 광주시와 윤 시장은 고민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보훈처가 요구한 시립예술단 출연은 '업무분야 지원 성격'으로 받아들여야 하지만, 시민정서를 고려한 정치적 결단도 필요했던 것. 

결국 윤 시장은 12일 오후 장고를 끝내고 지난해 '세월오월' 논란에 이은 '5·18 기념식 예술단출연'이라는 또 다른 정치적 시험대에서 스스로 내려왔다.

앞서 윤장현 시장은 앞서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5월의 위대한 광주정신으로 새로운 희망을 열어가자'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날 "35년 전 광주의 5월 민주화운동은 한국사회의 민주주의와 사회정의가 국가폭력에 의해 핍박받고 소외 받았던 암울했던 시기에 참여와 나눔으로 하나 돼 민주주의를 지켜낸 위대한 시민운동이며 대한민국의 자랑"이라고 피력했다.

더불어 정부가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거부한 것과 관련 "올 5월은 광주공동체 미래의 새 역사를 쓰는 기회로 삼고, 참여와 실천을 약속하는 상징적 의미로 18일엔 시민 모두가 검정 옷과 흰 옷을 입고, 님을 향한 새로운 행진을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제35주년 5·18민중항쟁 기념식은 시민주도와 국가 주도로 양분돼 치러진다. 시민주도 기념식은 18일 오전 10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 민주평화광장에서 5월단체, 시민사회단체, 시민들과 함께 전개된다. 이와 별도로 국가보훈처는 같은 시각 5.18묘지에서 공식 기념식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