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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끊임없이 부활하는 섬유의 매력

이보배 기자 기자  2015.05.12 15: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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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올해 봄은 더위와 추위가 번갈아 나타나는 등 유난히 날씨가 오락가락 했습니다. 그래서 인지 겨울옷 정리가 예년보다 늦어졌는데요. 늦은 옷장 정리를 한바탕 끝내고 보니 맞지 않거나 유행이 지나버린 옷이 한가득이었습니다.

동네 의류수거함을 찾아 정리된 옷을 넣으며 생각했습니다. '이제 이 옷들은 아프리카나 동남아 오지마을로 전달될까?' '아니면 다른 재활용 방법이 또 있을까?'

알고 보니 의류수거함에 수거된 의류들은 단순히 다른 나라에 기증되는 것뿐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재활용되고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 국내 대표 섬유기업 효성은 "섬유산업은 제조공정뿐 아니라 의류로 만들어진 후에도 환경적인 문제와 많은 연관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의류로 제작된 섬유의 재활용은 △자원고갈 문제 △지구 온난화 방지 △매립지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하네요.

이와 관련 다양한 섬유가 재활용을 통해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살펴봤습니다. 먼저 면, 모, 마 등 천연섬유로 만들어진 의류는 합성섬유와 조합해 강화플라스틱과 같은 형태의 건축자재로 활용 가능합니다.

천연섬유 소재의 폐의류를 수거해 분리한 후 일정 크기의 플라스틱 형태로 성형한 후 합성섬유 소재 폐의류와 적당히 혼합하고 고온의 공정을 거치면서 난연물질을 첨가하면 불에 잘 타지 않은 건축자재가 완성됩니다.

이어 수거한 의류에 들어 있는 부직포나 충전재는 의류에서 분리한 뒤 타면 공정(솜을 부풀어오르게 하는 과정)을 거쳐 솜 형태로 분리 가능합니다. 이렇게 분리된 섬유는 인형 등 완구류의 충전재 또는 부직포의 형태로 재생됩니다.

또 나일론과 폴리에스터와 같은 합성섬유는 화학적 리사이클링으로 활용 가능한데요. 중합(화학반응을 통해 2개 이상의 원료 단위체가 결합해 분자량이 큰 화합물을 생성하는 반응) 이전의 단위체로 분리해 원료 물질로 환원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해 폴리에스터 원사로 만들거나 폐카페트로부터 나일론을 회수, 나일론 원료인 카프로락탐으로 분해하는 방법이 여기에 속합니다.

효성은 세계 최초로 버려진 어망과 같은 '소비자가 사용한 후의 폐기물'을 재활용해 친환경 리사이클 나일론 원사 '마이판 리젠'을 만들어냈습니다.

기존 석유 화학제품을 재활용하기 때문에 석유화학원료 소비를 줄이며, 천연자원을 보존하고 에너지 소비 및 온실가스 발생을 감소시켜주는 효과가 있다는 부연도 들었습니다.

특히, 재활용품은 저급품이라는 기존 인식과 달리 마이판 리젠은 폐기물을 원료 단계로 되돌렸다가 다시 중합해 방사된 화학적 리사이클 제품인 만큼 신제품과 동일한 품질을 갖췄고, 재활용 대상의 폭이 넓어 반복 리사이클이 가능합니다.

일반 나일론과 마찬가지로 아웃도어, 스포츠웨어나 수영복, 백팩, 신발, 란제리 등에 사용됩니다.

폴리에스터 친환경 원사 '리젠'도 효성이 국내 최초로 개발했는데요.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들었으며 스포츠웨어, 아웃도어, 이너웨어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는 우수한 품질의 원사입니다.

효성의 리젠은 나일론 및 폴리에스터 재활용 섬유 부문에서 세계 최초로 네덜란드 컨트롤 유니온사의 GRS(Global Recycle Standard) 인증을 획득해 그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