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2005년 국내 론칭 이래 독특한 디자인과 색깔 있는 이미지로 20대 젊은 세대는 물론, 감각 있는 30대 전문직 종사자들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 돼온 ‘미니 쿠퍼(MINI Cooper)’가 더욱 앙증맞고, 보다 야무진 새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왔다.
이전 미니 쿠퍼는 작지만 단단한 차체, 시속 160~180km로 단숨에 치고 올라가는 뛰어난 돌파력 등으로 여성들이 이 차의 외모에 반하는 것만큼 남성들로 하여금 그 성능에 빠져들게 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다소 무거운 스티어링 휠과 딱딱한 승차감이었다. 물론, 그 덕에 고속 주행 때 크기에 비해 안정적이긴 했지만, 이런 점은 이 차에 있어 거의 유일한 약점이었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주차할 때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느라 진땀깨나 흘려야 하는 일이 많았다. 어쩌면 국내서 ‘미니 열풍’이 더욱 거세지지 못한 이유가 가격이나 차량 크기 때문이 아니라 이것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뉴 미니 쿠퍼’는 확 달라졌다.
우선 여성들도 한 손으로 시원시원하게 돌릴 수 있을 정도로 스티어링 휠이 아주 가벼워졌다. 따라서 어렵기로 소문난 일렬 주차도 쏙쏙 쉽기만 하다.
그러면서도 고속 주행에선 여전히 안정적이었다. 서울-일산간 자유로에서 실제 달려보니 속도가 올라갈수록 스티어링 휠이 적당히 무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새로 적용된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은 스피드에 따라 스티어링 무게를 달리함으로써 흔들림 없는 주행을 가능케 하는 동시에 차선 변경을 훨씬 쉽고 민첩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승차감도 아주 부드러워졌다. 이전 모델이 작은 요철에도 탁탁 튀기는 느낌이었다면 이 차는 웬만한 노면 충격은 부드럽게 흡수해버려 예전과 같은 불편한 느낌이 거의 없었다. 왜 진작 이렇게 안 만든 건지 오히려 불만스러울 정도였다.
힘도 강해졌다. 뉴 미니 쿠퍼는 BMW 그룹의 밸브트로닉(VALVETRONIC*) 기술이 적용된 1.6리터(L) 4기통 신형 엔진을 장착, 최대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160Nm의 힘을 발휘한다. L당 연비는 13.7km에 달한다.
이는 이전 모델의 최대출력 115마력, 최대토크 150Nm,. 연비 13km/L와 비교했을 때 모두 향상된 것.
뉴 미니 쿠퍼의 제로백 가속 시간은 10.4초, 안전제어 최고속도는 시속 197km다.
변속기의 경우 이전 모델이 CVT 변속기를 달았던 것과 달리 이 차엔 스텝트로닉 자동 6단 변속기가 얹어져 좀 더 부드러운 변속이 가능해졌다. 또 스티어링 휠엔 패들 시프트가 새로 설비돼 수동(M) 모드로 달릴 때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신속하게 변속할 수 있어 더욱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해졌다.
성능 변화를 확인했으니 이번엔 디자인 변화를 살펴볼 차례.
뉴 미니 쿠퍼는 전체적으로는 이전 모델에서 보여준 디자인 컨셉트를 충실히 따른다. 그래서인지 언뜻 보면 그대로인 것 같다.
그렇지만, 하나씩 뜯어 보니 달라진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이전 모델에서 두 개로 나뉘어져 있던 라디에이터 그릴을 하나로 합쳤고, 헤드램프를 더욱 크고 둥글게 디자인해 근육질적이고 다이내믹한 특성을 돋보이게 했다.
앞 범퍼 양측에 위치했던 방향 지시등이 헤드램프 안으로 살짝 들어가고, 앞 범퍼 하단에 있던 안개등이 더욱 커진 모양으로 그 자리로 올라온 것도 찬찬히 살펴보지 않고는 알아차리기 어렵다.
후면으로 갈수록 살짝 올라가는 어깨 라인은 이전 모델에 비해 18mm 가량 높게 디자인돼 달려나갈듯한 이미지를 선사한다.
남성미를 좀 더 강조한 외모와 달리 실내는 여전히 여성적이었다.
동그라미를 컨셉트로 하는 팬시풍 실내 디자인은 그대로였다. 속도계, RPM 표시계 외에도 스티어링 휠, 에어컨 송풍구, 스피커, 문 손잡이, 헤드레스트 등 모든 것이 동그랬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시보드 한 가운데 위치한 속도계. 둥근 원 모양의 크기가 두 배 가까이 커져 더욱 귀여운 인상이었다. 그러면서도 아래 부분엔 오디오 컨트롤 장치를 집어 넣어 공간을 절약했다.
차체 길이가 60mm 길어진 반면 중앙 콘솔 크기는 작아져 앞좌석 레그룸이 더욱 커졌으며,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거나 끄게 돼 훨씬 고급스러워졌다.
또, 앞 좌석은 물론 뒷 좌석에서도 하늘을 올려 볼 수 있는 파노라마식 선루프가 장착됐으며, 그 아래엔 그물형 햇빛 가리개가 설치됐다. ‘그물형’이라 조금만 보완하면 한 여름 밤 야외에서 선루프를 활짝 열어놓은 채 별을 헤아려도 모기 걱정은 덜어도 될 듯하다.
아쉬운 점은 시트 조절이 아직도 ‘수동식’이란 점. 그래도 그 조절 장치들이 깜찍한 모양이어서 다소 위로가 된다.
프론트 듀얼 에어백, 사이드 에어백, 커튼 에어백 등 에어백으로 물샐 틈 없이 방어하고, EBD(전자제어 제동력 분산 시스템)가 내장된 ABS, CBC(코너링 브레이크 컨트롤) 등 최첨단 안전장치로 중무장했다.
차체 색상은 멜로우 옐로우(Mellow Yellow), 옥시전 블루(Oxygen Blue) 등이 추가된 총 10가지 컬러 중에서 고를 수 있어 차 모양 뿐만 아니라 색상으로도 나만의 개성을 더 한껏 표출할 수 있게 됐다.
판매가는 3440만원으로 이전 모델(3390만원)에 비해 50만원 올랐다.
하지만, 높아진 출력과 향상된 연비, 그리고 무엇보다 운전이 훨씬 쉬워진 점으로 볼 때 진짜 미니 열풍은 이제부터 본격 시작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