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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일제가 세운 국세청 별관 78년만에 철거

덕수궁 인근 '세종대로 일대 역사문화 특화공간조성사업' 내년 착공

이보배 기자 기자  2015.05.11 11: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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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서울시가 덕수궁 옆에 자리한 서울지방국세청 남대문 별관(이하 국세청 별관)을 78년만에 철거, 일제에 훼손된 대한제국의 숨결과 세종대로 일대의 역사성을 회복한다고 11일 밝혔다.

국세청 별관은 1937년 일제가 조선총독부 체신국 청사(당시 건물명 조선체신사업회관)로 지은 건물로, 고종의 후궁이자 영친왕의 생모인 귀비 엄씨의 사당이었던 덕안궁 터에 들어섰다.

이와 관련 서울시 측은 "국세청 별관이 위치한 덕수궁 주변지역은 근현대에 들어 시민의 뜻이 모이고 함성이 퍼지는 서울의 대표적 공간으로 자리매김해왔다"며 "과거 일제에 훼손된 역사성 회복을 위해 철거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건물자리에 지상부는 터의 역사적 가치를 살린 역사문화광장을 조성하고, 지하부는 기존 지하실을 재활용, 주변지역과 연계해 개발할 예정이다.

특히, 중장기적으로 지하 공간은 서울시청 지하와 시민공간인 시민청을 연결하고, 더 나아가 인근 지하와도 연결해 복합문화공간 조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철거되는 건물의 일부는 서울시민과 함께 과거의 역사를 기억·회상하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과거 조선체신사업회관이던 건물의 기둥 또는 벽면 일부를 기념물로 남기고, 1978년 증축된 신관의 지하공간은 리모델링해 시민들의 문화공간이 된다.

서울시는 중앙정부 소유의 국세청 별관과 시 소유의 청와대 사랑채에 대한 재산 맞교환을 이달 초에 확정하고, 이와 같은 내용의 '세종대로 일대 역사문화 특화공간 조성사업'을 본격화한다.

2013년부터 이 같은 논의를 진행했으며, 지난해엔 시민대토론회를 열어 국세청 별관을 시민의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는 제언이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이 건물에 근무하던 국세청 직원들이 수송동 본관으로 이사를 완료했다.

건물 철거는 이달부터 바로 시작되며 오는 70주년 광복절에 광복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동시에 설계공모를 통해 설계자가 선정되면 내년 초 공상 착공, 연내 공사를 마친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이번 세종대로 일대 역사문화특화공간 조성사업을 통해 일제에 훼손된 덕수궁의 정기와 대한제국의 숨결을 회복하고, 세종대로 일대 역사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