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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선 패배 책임론 놓고 '親盧 vs 非盧' 내홍

'친노 패권주의' 언급 주승용, 정청래 '공갈' 발언에 격분해 전격 사퇴 선언

이금미 기자 기자  2015.05.08 17:5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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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주승용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8일 4·29 재·보궐선거 패배 책임론을 제기하며 최고위원직 사퇴를 전격 선언하면서 제1 야당이 내홍에 휩싸였다.

비노(非盧·비노무현) 진영의 전폭적 지지로 전날 이종걸 원내대표가 당선되면서 재보선 참패 책임론을 놓고 빚었던 계파 갈등이 봉합될 것이라는 기대도 무너졌다.

주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재보선 패배에 대해 당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30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와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사퇴 의사를 드러낸 바 있으나 주변의 만류로 최종 결정을 보류한 지 8일 만이다.

주 최고위원은 이날 정청래 최고위원이 자신을 겨냥해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할 것처럼 공갈을 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단결에 협조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하자 이에 반발해 사퇴를 결심했다.

주 최고위원은 "공개석상에서 이런 말을 들어 치욕적이다. 제가 세상을 이렇게 살지 않았다"면서 "지금까지 (정 최고위원이) 제 발언에 대해 사사건건 SNS로 비판했을 때도 제가 참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아무리 무식하고 무능해도 이런 식으로 당원의 대표인 최고위원에게 말해서는 안 된다. 저는 공갈을 치지 않았다"며 "'주승용 의원의 말은 틀렸다거나, 저는 의견이 다르다'라고 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나도 사퇴하겠다. 모든 지도부들도 사퇴해야 한다"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문재인 대표가 곧바로 주 최고위원을 따라 나갔지만 주 최고위원은 이를 뿌리쳤다.  

앞서 정 최고위원은 지난 4일 트위터에 '주승용 최고가 틀렸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4·29 패배가 친노(親盧·친노무현) 패권에 대한 심판이라는데, 비과학적 감정 이입"이라면서 "주 최고는 광주 책임자였는데 뭐 뀌고 성내는 꼴"이라며 주 최고위원을 비판한 바 있다. 

회의장에서 나가 의원회관으로 돌아간 주 최고위원은 이어 공식자료를 내고 "답변을 기다렸으나 돌아온 것은 폭언이었다. 이것이 바로 패권정치의 폐해"라고 날을 세웠다.

친노 패권정치 청산에 대한 입장표명이 없으니 이제는 물러나자는 것으로, 김한길·안철수 전 대표 때와 지금의 기준이 달라진 것인가. 이것이 바로 패권정치의 극단적 모습이라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정 최고위원은 "주 최고위원이 다시 돌아오길 바란다"면서도 "주 최고위원이 문 대표를 비난하는 것도 자유이고 옳지 못한 주 최고위원을 비판하는 것도 자유로, 사과할 일은 없다"며 당 지도부의 '부적적할 발언'이라는 제의를 일축했다. 

주 최고위원이 사퇴할 경우 선출직 최고위원은 궐위 시 공석으로 남기도록 규정한 당헌당규에 따라 후임 최고위원을 선출하지는 않는다.

당 안팎에서는 정 최고위원의 이날 발언을 놓고 "수위가 높았다"는 비판과 함께 "정 최고위원이 아니면 누가 그런 말을 하겠느냐"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