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자수첩] KT發 데이터 선택 요금제, 판단은 3G 가입자 몫

최민지 기자 기자  2015.05.08 13:36:16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LTE 가입자가 2만원대 요금제에서 음성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8일 KT가 월정액 2만9900원 요금제부터 음성 및 문자를 무제한 제공하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출시한 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이러한 행렬에 합류할 예정이다.

일단, 통신비 인하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묻어났다는 이유로 시장의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 요금제를 줄줄이 출시하는 이통사들의 영리함을 꼼꼼히 살펴보면 흥미롭다.

올해 1분기 KT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은 3만4389원으로, 전분기 대비 2.5% 감소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1분기 ARPU 또한 각각 전분기 대비 0.4%, 4.4% 줄었다. 

단말기유통법 시행 후 ARPU 감소세에 돌입한 이통3사는 데이터 중심 선택 요금제 출시 후 단기적 ARPU 감소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다. 상황은 이렇지만, 해당 요금제를 선제적으로 출시한 KT만 봐도 중장기적 ARPU 상승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해당 이통사 가입자와 특히, 3G 유저들은 이 대목을 주목해야 한다.

KT는 지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말까지 LTE 보급률 79%, 중장기적으로 90%까지 확대할 목표를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또한 각각 연내 LTE 가입자 비중을 65%, 80%까지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현재 각사의 LTE 및 3G 가입자 비중은 △SK텔레콤 61.5% △KT 65.3% △LG유플러스 77%다. 

이 요금제를 통해 3G 가입자들이 LTE로 자연스럽게 넘어오게 된다면, 이통3사는 ARPU 상승을 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3G 대역에 대한 고민거리를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과거 KT는 2G 가입자를 3G로 전환시키는 과정에서 고객과 마찰을 빚은 바 있다. 2011년 KT는 2G 대역을 LTE로 활용하기 위해 가입자가 적은 2G 서비스를 폐지한 바 있다. 당시 고객들은 2G 폐지에 강한 반발을 내비쳤으며, 방송통신위원회는 2번의 반려 끝에 3번째에 겨우 2G 대역 폐지 승인을 내렸다.

이 같은 과거만 봐도 이번 데이터 선택 요금제는 3G 가입자가 스스로 LTE로 전환할 수 있도록 유도한 이통사들의 해법으로 풀이된다. 앞서, KT는 3G용 2.1GHz 주파수 대역을 LTE 용도로 전환한 바 있다.

3G 가입자에게도 이번 요금제는 솔깃할 수밖에 없다. 기존에 음성 무제한을 이용하던 3G 가입자는 월정액 5만1000원 이상의 요금제에 가입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또, LTE 사용을 고민하고 있는 3G 고객들에게는 이번이 절호의 기회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하는 3G 가입자 입장에서는 기존에 월3만6000원 요금으로 3G 데이터를 무한 사용할 수 있었는데 이 요금제를 선택하면 월5만9900원 요금을 납부해야 한다. LTE로 전환했다가 다시 돌아가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야 할 경우의 수도 생긴다.

이번 요금제가 소비자들에게 크게 주목받는 이유는 그동안 요금인하를 내세운 요금제가 드물었던 데 따른 것이다. 다시 말해, 이번 요금제 이후 ARPU 상승을 꾀하는 이통사들이 또 다른 요금인하를 추진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및 통신의 급속한 발전은 자연스러운 시대 흐름이다. 기존보다 향상된 스마트폰들이 속속 나오는 가운데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사업자가 마냥 낮은 요금제로만 만족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결국, 데이터 선택 요금제에 대한 3G 가입자의 판단은 중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