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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윤근 새정연 원내대표 고별 기자간담회서 朴대통령에 고언

"얼마나 잘 안다고…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의견수렴하는 구조 만들어야"

이금미 기자 기자  2015.05.07 17:5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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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살아있는 권력이 허락하지 않으면 개헌 못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7일 원내대표로서 마침표를 찍는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지난 7개월간의 소회를 털어놨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개헌특별위원회를 만들고자 원내대표를 하려고 했다"면서 "7~8번 합의서를 썼지만 무엇 때문에 못하고 있는지 여러분이 더 잘 알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또 "어제 마지막 날이 아주 길었던 것 같다. 처음 할 때도 힘들게 출발했는데 그만두는 날도 아주 힘든 것 같다"며 전날 공무원연금 개혁안 본회의 무산 처리에 대해 언급했다.

우 원내대표는 6일 공적연금 강화 협상을 위해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막판 협상을 벌였다. 이와 동시에 새정치연합 내부 동의를 구하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그는 이어 "운이 좋아서 잘 버티다가 어제 능력부족으로 어쩔 수 없이 파행이 됐다"면서 "정말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우 원내대표는 지난해 10월 중도 하차한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바통을 이어받아 세월호법 협상과 예산안, 이완구 국무총리 인준안, 김영란법, 공무원연금 개혁안 등 비교적 굵은 현안 처리에 나섰다. 갑작스레 등판한 구원투수였음에도 신중하고 합리적인 성품으로 무난하게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정치 12년차로 이런 저런 것들을 다 경험했는데 원내대표가 제일 힘들었다"면서 "가장 힘든 점은 개인적인 능력도 좀 부족했지만 당내 소통도 쉽지 않았고, 여당과의 소통도 쉽지는 않았는데 근본적인 것은 정치 구조적인 문제였다"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어 "승자독식구조, 즉 우리나라 같은 제왕적 대통령제에서는 소통이 구조적으로 어렵다"면서 "대통령도 만나보고, 야당 7년차 하고 있는데 구조자체가 소통에 친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누가 대통령이 돼도 측근들에게 둘러싸이게 된다는 것. 대통령과 마음대로 소통할 수 있는 관료나 정치인의 거의 없고, 대통령 당선 뒤 6개월이면 거의 제왕이고, 이를 많은 정치지도자들이 느끼고 있음에도 과감하게 그 점을 대통령에 진솔하고 진지하게 얘기하지 못한다는 게 우 원내대표의 견해다.

그는 "OECD 가입 국가 중에 우리나라처럼 취약한 권력구조로 그저 대통령 하나에 메어있는 나라는 멕시코, 칠레밖에 없다"면서 "법을 고치지 않으면 미봉책 중 미봉책에 불과하다. 그저 대통령 하나, 국회의원 하나 잘 뽑아서 바꾸려고 한다. 대통령이 얼마나 위대하고 대단하다고 그 말 한마디에 판단을 맡기는가"라고 역설했다.

우 원내대표는 또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만기친람(萬機親覽)하듯이 하면 안 된다"면서 "얼마나 잘 안다고 그러는가.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그런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했다.   

전날 우 원내대표는 공무원연급법 개정안 무산 처리와 관련해 "대통령 말 한마디에 모든 게 하루아침에 수포로 돌아갔다"며 "소통의 정치, 합의의 정치가 무너지는 한국정치의 구조적 한계상황에 절망했다"고 토로한 바 있다.

우 원내대표는 마지막으로 "다행스러운 것은 유승민 원내대표가 '우 대표 물러나는 데 개헌특위를 만들어 드리지 못해서 송구하다'고 했는데, 그만한 정치인도 드물다고 생각한다"며 카운터파트였던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고별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