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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천하]더욱 거대해져 돌아온 최홍만

프라임경제 기자  2007.04.30 08:4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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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지난 29일 낮 미국 하와이 닐부레이즈 델 아레나에서 펼쳐진 ‘2007 K-1 WORLD GP 대회’는 간만에 격투 팬들의 갈증을 없애주는 시원한 경기로 대단한 재미를 선사했다.

우선 코리아 킬러가 된 마이티 모가 자신의 고향인 하와이에서 이 대회 우승을 차지 했다는 것이다.

역시 마이티 모는 대단한 하드 펀치의 소유자이고,또한 상대의 빈틈을 날카롭게 파고 드는 최강의 파이터임에 틀림이 없었다.

경기 시작 전 오픈 경기에서 자신의 아들의 세컨으로 나와 눈앞에서 아들의 K.O 패를 보고 가슴 아파했을 그가 자신의 경기에선 그 패배까지 갚아 버리겠다는 듯 대단한 K.O 퍼레이드를 펼치며 우승을 차지 했다.

공교롭게도 그의 첫번째 상대는 한국의 김경석이었다.

처음 경기 소식을 들었을 때 "왜 점점 약한 한국 선수와 마이티 모의 대결을 자꾸만 추진 하는 것"인지 이해 할 수 없었다.

지금 한국 최강의 격투기 선수는 누가 뭐라 해도 최홍만이라고 할 수 있다.

최홍만을 생애 최초로 K.O 패로 몰고 간 선수가 마이티 모 선수인데 최홍만의 복수전이라면서 내세운 선수가 어이없게도 김민수였고, 그 다음은 김민수에게도 진 김경석이란 것이다.

결과는 당연히 몸도 풀리지 않은 마이티 모의 K.O 승이었다. 누구라도 예상했을 패배의 경기에 왜 또 더 약한 한국 선수를 세웠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한국 선수가 3명이나 동반 출장한 이날 두 번째 한국 선수는 랜디 김 선수였다.

상대는 제롬 르벤너라는 거함을 격침 시켜 격투계를 경악하게 했던 사와야시키 준이치였다. 제롬 르벤너와 대결에서와 마찬가지로 준이치는 서두르지 않고 철저하게 아웃 파이팅으로 상대의 빈틈을 찾아 카운터 만을 노렸다.

랜디 김은 다가서는 상대에게 잽 한번 없이 속절없이 다가오는 키 작은 상대의 큰 주먹을 연이어 허용하고, 결국 이성을 상실한 난타전에서 제롬 르벤너 를 그로기로 몰았던 준이치의 큰 주먹을 허용하며 2라운드 중반 경기를 포기한다.

최홍만의 경기를 앞두고 앞에 두 선수의 경기를 보며 착잡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과연 저번 경기의 충격의 K.O패를 잊고 한국 격투계 최강의 최홍만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 불안했기 때문이다.

또 지난 시합의 패배가 본인이나 팬들에게 너무나 충격적인 것이었기 때문에 첫 K.O 패를 당한 최홍만이 얼마나 큰 충격을 극복했는지도 미지수라고 밖에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최홍만은 역시 한국을 대표하는 파이터였다. 그는 정상급의 파이터가 틀림없었던 것이다. 물론 상대는 그간 최홍만과 대결한 선수들과는 레벨이 조금 낮은 선수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경기 내용이었다. 마이티 모와 대전에서 문제점으로 떠오른 날카로운 잽의 부재는 오늘 경기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큰 키에서 내리꽂는 그의 잽은 다른 선수들의 스트레이트 이상의 파괴력으로 다가왔고 상대인 마이크 말론은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

또 다른 점은 작은 상대가 근접했을 때 어쩔 줄 몰라 했던 그의 모습 또한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날카로운 니킥으로 숙여있던 상대에게 가볍게 첫 다운을 빼앗았다. 꽤 날카로운 잽과 스트레이트로 거리를 좁히며 상대에게 타격을 가하는 최홍만의 오늘 모습은 한층 발전된 그의 현재를 보는 것 같아 더더욱 기쁜 마음으로 경기를 시청하게 했다.

결국 아무것도 안되겠다 싶었는지 말론은 조금 과장된 변칙 공격으로 승부의 활로를 찾으려고 했다. 그러나 최홍만은 예전의 모습과는 확연하게 달라져 있었다. 더욱 더 침착한 모습으로 결국 경기를 K.O로 마무리지었다.

경기 시작부터 그간 최홍만의 등장과 다르게 무겁고 진지한 모습만을 보여줬다. 자신의 각오를 확실히 보여주는 듯한 그의 모습 또한 인상적이었고 자신의 문제점을 빠른 시간에 보완하고 나온 모습이 더욱더 듬직해 보였다.

앞으로 최홍만의 전진이 다시 시작될 것을 자신하는 경기였고, 앞선 두 명의 한국 선수의 패배에 초조해 하는 격투 팬들에게도 멋진 선물이 된 최홍만의 부활이었다.

오늘 경기에서 또한 흥미 있었던 건 100K.g 이하 초대 헤비급 K-1 왕자자리를 놓고 무사시에 이어 일본 격투계의 대표로 후지모토 유스케와 ‘링의 악동’ 바다 하리 선수의 대결이었다. 물론 결과는 자신들의 대표였던 무사시를 K.O시키며 최강의 일본 파이터로 떠오른 후지모토 유스케가 바다하리의 1라운드 하이킥에 현격한 실력차만 보이며 어이없이 K.O 패 당했다는 것이다.

한국은 간판 최홍만의 화끈한 부활로 환호성을 불렀겠지만 정작 일본은 간판으로 내세운 유스케의 K.O패로 머리 속이 복잡해지는 하루가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홍만이 마이티 모에게 K.O로 졌을때 많은 네티즌들은 그의 패배를 아쉬워하며 빨리 정상의 모습으로 복귀하길 원한 것이 아니라 기다렸다는 듯이 그의 패배에 신이 난 듯 힐난을 퍼부었었다.

그러나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이미 많이 강해져 있었다. K-1 정상권에 있는 그를 인정하자. 그리고 그가 최강의 자리에 올라갈 때 까지 한마음으로 그를 응원하자. 최홍만은 자랑스러운 한국의 최강 파이터이니까....

   
 
 
홍 준 철
(주)미션팩토리 대표
사단법인 정통합기도 협회 기획본부장겸 수도관 사범부장 전 MBC ESPN 해설위원
격투기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