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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 야당 차기 원내 사령탑 후보 5인5색 안갯속 혼전

경선 하루 앞두고 재보선 패배 원인·내년 총선 전략 난상토론

이금미 기자 기자  2015.05.06 19:4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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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새정치민주연합의 차기 원내 사령탑을 뽑는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원내대표 경선은 대개 막판 후보 단일화로 교통정리가 이뤄졌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 사퇴에 이은 타 후보 지지 선언이라는 수순은 온데간데없다.

최재성(3선·경기 남양주갑)·김동철(3선·광주 광산갑)·설훈(3선·경기 부천원미을)·조정식(3선·경기 시흥을)·이종걸(4선·경기 안양만안) 의원(기호순) 다섯 후보 모두 중도하차 없이 경주를 완주할 것으로 보인다.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저마다 적임자임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스스로 약세가 아니라는 자신감의 발로다. 거꾸로 강력한 후보가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후보들은 자신을 둘러싼 정세를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

제1 야당의 차기 원내대표는 19대 국회 마지막 사령탑으로서 정부·여당에 대한 감시·견제 역할에 충실하고, 4·29 재·보궐선거 참패에 따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강력한 지도력을 갖춰야 한다는 게 당 내부의 중론이다. 

더욱이 20대 총선을 1년 앞둔 현 시점에서 총선을 승리로 이끌 밑거름이 되고, 이를 통해 정권교체라는 정치적 자산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요소를 빼놓을 수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새정치연합)은 새 원내대표 경선을 하루 앞둔 6일 오전 원내대표 후보 5명을 상대로 토론회를 열어 자질과 역량 검증에 나섰다.

더좋은미래와 민평련, 민집모, 공감넷 4개 당내 의원 모임이 주최한 토론회는 후보들의 정견 발표 뒤 각 모임별로 후보들에게 공통질문과 개별질문이 이어졌다.

◆공천개혁 계속돼야…일부 의사 당 결정 주요 요소

'전략 주도와 돌파력'을 내세운 최재성 후보(50)는 "총선을 앞둔 원내대표는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7일 임기를 마치는 우유근 원내대표의 조정과 협상력에 더해 전략 주도와 돌파력으로 불안한 추격자가 아닌 정국의 주도자가 되겠다는 것.

내년 총선 전략에 대한 질문에는 "국민이 야당의 정책생산에 참여하는 정책마켓"을 제안했다. 국민이 낸 정책제안을 의원이나 정당이 구매하고, 피드백하는 시스템이다.

최 후보는 "생산공정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이고, 그 다음에 쟁점화는 유려한 홍보방식"이라며 "하지만 아직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그 경로는 찾지 못했다"고 했다.

최 후보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안철수의 단일화를 촉구하며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2012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를 지냈다.

'유일한 호남 출신' 김동철 후보(60)는 "호남을 다시 전통적 확고한 지지기반으로 복원시켜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또 "유능한 경제정당의 문제는 총론이 아니라 각론"이라며 "인재영입을 통해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산업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호남KTX 개통을 주도했다.

이 자리에서는 탈당파 천정배 의원의 이번 재보선 광주 출마가 김 의원을 비롯한 호남 의원들의 지나친 견제와 기득권 지키기 때문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후보는 지난해 7·30 재보선에서 광주 광산을에 출마하려던 천 의원에 대해 반대 서명을 주도, 55명의 서명서를 당에 전달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에 대해 "집권의 절박함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우리 당의 자산이자 보배가 수도권을 버리고 호남으로 온다는 것에 대해 양심이 용서를 하지 않았다"고 제언했다.

◆도전 각오는 대동소이… 현 지도부에 날선 지적

'통합의 적임자'를 자처하는 설훈 후보(62)는 "이번 재보선 참패의 상처를 누가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분열을 치유해야 총선과 대선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재보선 참패 원인에는 "경제정책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속적인 홍보와 국민께 이해시키는 작업에 문제가 있다"며 홍보전략 부재를 꼽았다. 설 후보는 이와 관련, 을지로위원회 활동과 정책엑스포를 상기시켰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 동교동계의 막내인 설 후보는 동교동과 친노(親盧·친노무현계)의 가교 역할, 화합을 위해 애쓸 사람은 자신이라고 장담한다.  

'합리적 안정감'을 내세운 조정식 후보(52)는 향후 정계개편 과정에서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야권합협상단장, 총선 공천심사위원과 지방선거 공천심사위원장, 사무총장 등의 경험을 살려 굳건한 중심이 되겠다는 것. 그는 과거 한나라당 탈당파다. 

이번 재보선 패인과 관련한 공천 문제에는 "어차피 선거는 승리 경쟁력을 갖춘 후보를 공천하는 것"이라며 "하나는 민주적이고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력을 위한 경선방식, 거기에 새로운 변화의 요구에 맞는 신진인사를 발탁하는 전략공천 방식의 혼용"이라고 답변했다 .

더불어 "당헌당규를 개정하면서 경선방식을 국민 60%, 당원 40% 참여와 전략공천 비율을 30%에서 20%로 축소했다"며 "결국 어떻게 이를 운영하는가의 문제인데, 이는 고도의 정무적 판단에 달렸다"고 말했다. 다만, 오픈프라이머리가 성사되면 전혀 개념이 다른 문제고, 다른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원내대표 3수생'이자 후보 중 '유일한 법조인 출신'인 이종걸 후보(58)는 "이번에 떨어지면 자살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생명존중의 정당에서 생명을 경시하면 되겠느냐"며, 이번 도전의 각오를 되새겼다.

이 후보는 재보선 패배의 원인으로 '기득권'을 지목했다. 공천개혁을 통해서 당원과 의원들의 불안함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여전히 당내 민주적 의견수렴이 부족하고, 의견이 제대로 모여지지 않고, 공정성이 상실되고, 일부에 편중됐으며 일부의 의사가 결정의 주요 요소라는 믿음이 있다"고 당 지도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무주공산 경선…책·떡·사탕 돌리며 스킨십 강화

안갯속 혼전을 벌이는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경선은 7일 오후 치러진다. 도전장을 내민 5명의 후보는 3선 의원 4명, 4선 의원 1명이다. 또 경기에 지역구를 둔 후보가 4명에 광주 지역구가 1명이다.

각기 다른 정치적 뿌리를 두고 있는 이들은 지난 주말과 어린이날 휴일을 거치며 치열한 선거전을 벌였다.

최 후보는 '2045 유엔미래보고서'를 모든 의원들에게 선물했다. 김 후보는 화이트데이에 여성 의원들에게 사탕을 선물하고, 출마소감을 친필로 적어 보냈다는 후문이다. 설 후보는 최근 자신의 생일날 의원들에게 생일떡을 돌렸다.

조 후보는 의원들의 모습이 담긴 소형 액자를 모두에게 증정했다. 위기를 돌파하자는 의미에서 임진왜란 당시 류성용이 남긴 '징비록' 책도 건넸다.

세 번째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이 의원은 어린이날을 맞아 의원들 자녀를 위해 오르골을 선물했다. 지방에 본가를 둔 의원들까지 포함해 130명 의원들 부모 전부에게 카네이션을 보내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경선은 1차 투표에서 과반 이상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2명이 결선 투표를 치른다.

당 내부에서는 "일단 1차 투표에서 걸러지고 결선에서 친노를 중심으로 한 주류와 비노(非盧·비노무현계)로 표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경선에 후보를 내지 않은 친 노무현계와 비주류 김한길계가 어느 후보에 표를 몰아줄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완주 의지를 굳힌 후보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직접 만나거나, 전화를 걸어 의원들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