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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친환경·스포티 잡은 아우디 A3 e-트론 '야누스적 매력'

한 번 주유로 940km 주행…EV 모드 최고속도 130km/h

전훈식 기자 기자  2015.05.06 17: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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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계속되는 유가 고공행진, 그리고 더욱 엄격해진 정부의 배기가스 제한. 이처럼 자동차업계는 보다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이전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엔진에서 벗어나 궁극적인 목표인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기술을 통한 진보'를 외치는 아우디 역시 이런 추세에 맞춰 다양한 친환경 차량을 선보이고 있으며, 그 중 가장 진화된 차량이 바로 '아우디 A3 스포츠백 e-트론'이다.

아우디는 'e-트론(e-tron)'에 대해 전기를 이용해 운행할 수 있는 모든 차량이라고 정의한다. 이런 e-트론 모델을 아우디는 오는 2020년까지 모든 세그먼트에 선보일 예정이며, 여러 신기술을 접목시킨 다양한 테스트 차량들도 계속 출시하고 있다.

그 대표 모델인 '아우디 A3 스포트백 e-트론(이하 A3 e-트론)'은 지난 1월 국내 출시된 프리미엄 콤팩트 5-도어 해치백 A3 스포트백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이다. 브랜드 최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하 PHEV)로, 효율성과 함께 운전의 즐거움을 강조한 점이 특징이다.

다만 이미 프리우스를 필두로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 PHEV 시장은 내달경 현대자동차가 쏘나타 PHEV 출시를 앞두고 있어 점차 과열될 분위기다. 

이처럼 하루가 다르게 경쟁이 치열해지는 PHEV 시장에서 A3 e-트론이 비교적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지 제주 일대에서 직접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여전한 프리미엄 감성' 작지만 우아한 내외관 디자인

A3 e-트론은 이전 모델보다 직선이 강조되면서 보다 강인한 모습이다. 우선 제원상 크기는 △전장 4312mm △전폭 1785mm △전고 1424mm로, 스포트백 모델과 비교해 약간 더 길어졌지만 높이는 낮아졌다.

브랜드 패밀리룩을 계승한 외관에선 날카로운 눈매를 지닌 헤드라이트가 날렵한 분위기를 내며, 멀리서도 아우디만의 위용을 밝히는 LED 주간운행등은 세련되고 깔끔한 인상에 더해 카리스마를 풍긴다.

여기에 매트 블랙 색상의 싱글프레임 그릴은 14개 얇은 수평 크롬 스트럿으로 이뤄졌다. 이들 포크형 크롬 스트럿이 공기 흡입구를 가득 채우고 있으며, 범퍼와 사이드 실 트림도 스포티한 디자인이 적용됐다.

큰 아치를 그리며 유려하게 뻗은 측면부는 A3 e-트론의 스포티한 매력을 보다 강조하기에 충분했다. 빛이 굴절되는 모양의 '토네이도 라인'은 차량 측면 전체를 휘감으면서 다이내믹한 매력을 한층 높인다.

후면부에는 새로 디자인된 에이프런이 크롬도금 수평 슬랫 2개와 사이드 리플렉터 2개가 있는 플래티넘 그레이 디퓨저를 에워싼다. 배기 시스템 테일파이프는 비노출형이며, e-트론 배지가 △싱글프레임 △러기지 컴파트먼트 해치 △펜더에 부착되며, 13종류 외장색상 중에서 원하는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

한편, 절제된 세련미가 돋보이는 인테리어는 브랜드 특유 장인정신의 정밀함과 눈으로 보는 즐거움, 그리고 최고급 마감재의 촉감으로 전달되는 만족감을 동시에 전달한다.

차량 중심에 위치한 센터페시아는 운전자가 편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운전자 방향으로 살짝 기울어졌다. 상단에 시동과 동시에 솟아오르는 팝업 모니터와 오디오, 주크박스 등을 컨트롤하는 통합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MMI(Multi-media Interface)'가 장착됐다.

PHEV 차량인 만큼,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 타코미터(회전수계)를 대체하는 파워미터는 시스템 전체 출력 외에 드라이브트레인 상태와 배터리 충전량도 함께 보여준다.

타코미터는 속도계와 파워미터 사이에 위치한 디스플레이로 확인할 수 있으며, MMI는 정교한 그래픽을 사용해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에너지 흐름을 시각화한다.

비록 콤팩트 카 세그먼트에 해당하는 작은 차체지만 △제트엔진 디자인의 송풍구 △에어 컨디셔닝 위한 컨트롤 패널 △조형미 느껴지는 트림 스트립 등은 마치 풀사이즈 세단의 우아함을 느낄 수 있다. 트렁크 공간(기본 280L)은 뒷좌석 등받이 폴딩시 최대 1120L까지 늘어나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프리미엄 모델에 걸맞지 않게 기존 A3에서도 지적된 '수동식 운전석 시트'가 고쳐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제로백 7.6초 '강력' 주행성능에 '정숙' 매력까지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시동버튼을 눌렀지만, 엔진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PHEV다운 높은 수준의 정숙성은 마치 시동이 걸리지 않은 듯한 기분이 들게 했다. 이는 주행이 시작한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돼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라면 조금은 어색함을 느낄 수도 있다.

1.4 TFSI 엔진(최고출력 150마력·최대토크 25.5kg·m)과 전기모터(102마력·33.6kg·m)가 결합된 A3 e-트론은 총 204마력을 발휘한다. 제로백(정지에서 100km/h까지 도달시간)은 7.6초며, 최고 속도는 222km/h(전기 모터 최고속도 130km/h)다.

터보 차저 기술과 다양한 첨단 열관리 시스템 등 고성능 모델 엔진에 적용된 기술들이 초소형 엔진에 고스란히 반영됐으며, 전기 모터의 완벽한 조화로 낮은 rpm대에서 35.7kg·m의 강력한 토크를 뿜어낸다.

가솔페달에 발을 얹고 슬며시 힘을 실어도, 파워미터가 100%를 넘어가면 진입하는 '부스트(boost)' 구간이 아니라면 특유의 정숙성은 유지된다. 모터와 엔진을 모두 사용해 최대 가속을 발휘하는 부스트 구간에서는 기존 A3에서도 느낄 수 없던 또 다른 짜릿한 주행감도 보여줬다.

페달 응답성이 빠른 편이라 이런 매력이 증폭된다. 저속에선 부드러운 주행을 제공하나 고속에선 탁월한 가속 성능 속에서도 단단하고 묵직한 주행감을 자랑한다. 달리는 맛 또한 전기모터나 엔진 구분 없이 경쾌하고 시원할 정도로 상당히 만족스러우며, 언덕길에서도 힘이 전혀 부족하지 않다.

또 다른 강점은 바로 A3 특유의 핸들링과 코너링이 그대로 유지됐다는 것이다. 핸들링이 상당히 정확하고 날카로웠으며, 콰트로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았지만 저속과 고속 코너링에서의 차체 회복력도 수준급이다. 조금 과감하게 코너를 공략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A3 e-트론의 최대 강점은 66.6㎞/L(유럽기준)에 달하는 높은 연료 효율성이다. 한 번 주유로 무려 940km(유럽기준)까지 주행이 가능하며, 전기모터로만 최대 5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일상 운행에는 전기모드(EV)로 이용하다가 장거리 운행이나 필요 시 가솔린 엔진 차량으로 활용할 수 있어 상황에 따른 맞춤 운용이 가능한 것이다.

실제 기온이 매우 낮거나 높을 때 또는 배터리 충전레벨이 낮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전기 동력으로 출발하며, 강력한 전기모터 토크로 파워풀한 가속력을 발휘한다. 배터리 에너지가 충분하면 EV 모드에서는 100km/h로 정속 주행 때도 오직 전기모터만을 사용하며, 최고 130km/h까지 속도를 높일 수 있다.

A3 e-트론은 언제든지 운전자가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EV 버튼을 이용해 하이브리드 매니지먼트 시스템에 직접 개입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EV 모드는 전기 주행에 우선순위를 둔다.

하이브리드 차지(Charge) 모드는 주행 중에 최대한 빨리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 사용하며, 하이브리드 홀드(Hold) 모드는 유사시를 대비해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 에너지를 보존한다. 하이브리드 오토(Auto)의 경우 TFSI 엔진과 전기 에너지를 최적으로 사용해 장거리 운행시에도 연료 소모를 최소화한다.

1.4 TFSI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된 A3 e-트론은 높은 효율성과 운전의 즐거움을 가진 차량이지만, 콤팩트 세그먼트임을 부정할 수 없다.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을 가졌지만, 하반기 중 공개될 가격이 얼마나 소비자들을 충족시킬지 여부에 따라 판매량이 크게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해 중순부터 유럽에서 판매가 시작된 A3 e-트론 독일 기준 판매가격은 3만7900유로(약 46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