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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선] 정국 향배 가를 뚜껑 미리 열어 보니

與野 무승부 기준 2대 2…더하기 빼기 따라 후폭풍 거세

이금미 기자 기자  2015.04.29 15: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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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9일, 정국의 향배를 가를 재·보궐선거날이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 이후 민심의 현 주소를 여과 없이 드러내는 선거이기 때문에 승패에 따라 여야는 물론 청와대까지 후폭풍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선거를 진두지휘해온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결과에 따라 당내 향후 정치 입지와 차기 대권 행보가 달라질 전망이다. 집권 여당과 제1 야당을 이끌고 있는 두 대표의 이번 첫 맞대결은 정치적 고향이 같은 데다 중학교 동문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관심거리이기도 하다.  

당초 통합민주당 해산으로 실시되는 이번 선거는 야당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옛 통진당 소속 후보들의 출마에 이어 야권 신당추진 세력까지 가세하면서 여당의 어부지리가 예견되기도 했다. 하지만 선거 20일 전 박근혜 정부 국무총리와 전·현직 청와대 비서실장 등의 이름과 금품 수수 액수가 적시된 성완종 리스트 문제가 갑자기 불거지면서 선거 판세는 혼전 양상을 빚어왔다.
 
여야 모두 막판까지국회의원 선거구 4곳의 판세를 '초박빙', '초접전'이라고 읽었다. 때문에 여야 모두 '2곳 이상'의 승리를 승패의 분기점으로 보고 전날까지 수도권 유세에 집중하면서 막바지 표몰이에 총력을 기울였다.
 
◆새누리 2석 확보 실패…박근혜 정권 레임덕 가속

새누리당이 성완종 리스트라는 악재에도 선전할 경우 공무원 연금개혁과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개혁 추진 등에서 정국 주도권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2곳 이상에서 승리할 경우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동력을 얻게 된다.

여당 텃밭인 인천 서·강화을 사수뿐 아니라 경기 성남중원 탈환에 성공한다면 승리를 선언할 수 있다. 여기에 27년 만에 야권 성향이 강한 서울 관악을까지 가져가간다면 여당으로서는 '대박'인 셈이다.

새누리당이 승리는 박근혜 정부 집권 3년차 국정 장악력 확보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지난해 7·30 재보선에 이어 다시 선전하면서 당 대표 체제를 굳히고 이렇다할 선수가 보이지 않은 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1곳에서만 승리한다면 본전을 뽑은 셈이다. 하지만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정권이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 휩싸였던 만큼 박근혜 정부의 4대 개혁 등 정책의 추진력이 떨어지고, 조기 레임덕으로 빨려 들 수 있다.

새누리당 역시 당장 차기 총리 임명 과정과 공무원 연금개혁부터 대야 협상력이 떨어지고, 김 대표도 내년 총선을 앞둔 의원들의 불만 폭주에 직면할 수 있다. 

◆새정연 광주 서을·서울 관악을 놓치면 야권재편 신호탄

성완종 리스트라는 돌발변수가 뒤늦게 나오기 전부터 야권 후보 난립이라는 악재를 만난 새정치연합이 승리할 경우 이기는 정당을 강조해온 문 대표의 경제정당 기조가 탄력이 받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1등 대권 주자로서의 문 대표의 위상은 물론 이를 토대로 한 대여 압박 공세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대한 별도 특검, 해외자원개발 비리의혹에 대한 상설특검 도입을 관철시킴으로써 내년 총선까지 여권을 옥죄는 '특검정국' 구상에도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2011년 4월 재보선 뒤 무려 4년여 만의 재보선 승리이기에 높아진 당내 사기는 내년 총선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문제는 어느 곳에서 2석 이상을 건지느냐에 있다. 당의 근거지인 광주 서을, 또 야당 텃밭인 관악을 사수는 선택이 아닌 승리 요건이다. 한 곳이라도 놓친다면 광주의 무소속 천정배 후보나 관악의 정동영 후보가 야권재편의 구심력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여기에 서·강화을이나 성남중원 중 한 곳에서 승기를 잡는다면 새정치연합으로선 '대승'을 거둔 셈이다.

반면 광주 서을을 내준다면 호남에 뿌리를 둔 제1 야당의 입지는 물론 문 대표 체제마저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천 후보의 승리는 곧 야권 '빅뱅'의 도화선이라는 점에서 호남 신당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천 후보와 정 후보가 모두 승리한다면 내년 총선을 앞둔 야권의 정계개편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새정치연합이 구상 중인 특검정국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정국 주도권도 여당에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2대 2' 무승부…주도권 확보 평행선 싸움 전개

정치권은 새누리당이 서·강화을과 성남중원을 챙기고, 새정치연합이 서을과 관악을을 거둔다면 사실상의 무승부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새정치연합이 서을과 다른 한 곳을 가져가고, 관악을을 여당에 내주는 구도는 야당에 내상을 입히겠지만 치명타는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이 같은 2대 2 무승부를 기록한다면 성완종 파문 정국은 물론 각종 국정현안 등을 둘러싸고 여야 간 주도권 확보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며 지금처럼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회의원 4개 선거구와 전국의 8개 광역 및 기초의원 선거구에서 시행되는 4·29 재보선 투표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