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해외에 생산거점을 둔 국내 제조업체 상당수가 현지 공장을 국내로 이전할 계획이 없으며 국내기업의 최대 투자처인 중국을 여전히 매력적인 곳으로 보고 있어 제조업체 국내U턴(복귀)은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29일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서울과 경기지역 제조업체 가운데 해외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 300개사(회수 291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제조업체 국내U턴 현황과 전망’ 조사에 따르면 해외 생산거점의 국내U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대다수가 국내U턴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94.9%)고 답했다.
◆ ‘U턴 고려하지 않고 있다’ 95%
뿐만 아니라 국내U턴을 고려하지 않는 기업 가운데 약 1/3은 현 생산거점에 대한 ‘투자규모 확대’(31.2%) 의사를 밝혔고, ‘현 생산거점 투자규모 유지’(53.6%) 응답도 절반 이상을 차지해 조사기업 대다수가 현 생산거점에 대한 투자유지 및 확대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부분적이긴 하지만 국내U턴 대신 ‘베트남, 인도와 같은 제3지역 진출’(9.8%)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IMF 이후 본격화된 국내기업의 해외진출 열기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국내U턴을 ‘고려하고 있다’는 답변은 1.7%에 그쳤고, ‘국내사정이 좋아지거나 현지사정이 나빠질 경우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응답은 3.4%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국내 제조업체 해외 진출의 66.4%(‘올 11월 누적 투자건수, 수출입은행통계)를 차지하는 중국의 경우 과거보다는 못하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로 평가돼 당분간 본격적인 국내U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중국에 공장을 둔 기업(206개사)이 중국 진출 초기와 비교한 부문별 투자매력도 평가(크게 개선 5점...과거와 비슷 3점...크게 악화 1점)를 보면 ▲법․제도적 환경’(2.61점)이 가장 나빠졌고, ▲인건비 부담(2.72), ▲인력확보(2.82점), ▲노사관계(2.93점), ▲원․부자재 조달(2.99점) 등에서 과거보다 대체로 악화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시장성(판로)만 평균 3.18점으로 다소나마 개선된 것으로 평가했다.
◆ 중국 진출기업 2/3 ‘국내보다 낫다’ 응답
그러나 이런 중국 투자매력 감소에도 불구하고 중국진출 기업 2/3가 ‘매력이 떨어졌지만 국내보다 낫다’(67.5%)고 답했고,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응답도 18.9%를 차지했다. 베트남 등 인근 제3국 또는 국내와 비슷하거나 못하다는 평가는 합쳐 13.6%에 그쳤다.
아울러 중국투자 매력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4~5년’갈 것이라는 응답이 43.7%로 가장 많았고, ‘10년 이상’(22.3%), ‘2~3년’(14.6%), ‘6~10년’(14.1%), ‘1년 내외’(4.8%), ‘무응답‘(0.5%) 순으로 응답해 상당기간 동안 중국투자 매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해외공장의 국내U턴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경영환경 개선’(10.0%)이나 ‘국내경제 회복’(6.9%) 보다는 응답자 절반 가까이가 ‘생산비용을 커버할 수 있는 高부가상품 개발’(46.4%)을 꼽았다. 중소기업의 경우 모기업 국내복귀가 있다면 같이 들어올 계획이라는 답변도 16.3%에 달해 대기업이 국내로 U턴 할 경우 이에 따른 경제파급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U턴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정책과제에 대해서는 ‘각종규제 해소’(29.9%), ‘고용유연성 확대 ’(20.6%), ‘시설․운전자금 지원’(19.6%), ‘세제지원’(13.8%)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우리보다 먼저 해외진출이 시작된 일본의 경우 첨단기업을 중심으로 자국U턴 움직임이 있는데 반해 우리 기업은 아직 본격적인 U턴이 일어나지 않는 것 같다”고 평가하고 “그러나 최소한 국내 경영여건 악화 때문에 U턴을 가로막거나 현 국내 기업을 해외로 내보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