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교육칼럼]‘사람’ 없는 발전은 없다!

프라임경제 기자  2007.04.27 09:49:10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그 동안 중동은 우리에게 ‘오일달러’ 즉, 산유국 이상의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아랍에비리트(UAE)의 작은 토후국 두바이와 아부다비 등이 중동의 허브도시로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 받으며 중동경제 성장의 가능성을 실현시키고 있다. 특히 인구 140만 명이 살고 있는 두바이는 상상력의 결정체, 즉 ‘창조의 도시’로 찬사를 받으며 상상력과 창조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해저호텔 ‘하이드로 폴리스’와 300여개 인공섬 ‘팜주메이라’ 사막 내 ‘실내스키장’ 디즈니랜드 8배 넓이의 ‘두바이랜드’ 등 동화 속에서나 일어날법한 가상의 세계를 눈앞에 펼쳐놓으며 전 세계인을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석유에 의존됐던 경제구조를 탈피하고 탈(脫)석유경제를 상상력이라는 무형의 자본으로 첨단미래로서의 도약으로 실천하고 있는 두바이. 이러한 두바이의 변화, 아니 프랑스혁명과 견줄 수 있는 이 놀라운 개혁은 셰이크 모하메드 국왕을 빼놓고서는 얘기할 수 없다.

“경제인은 정치적 진보를 만들 수 있지만, 정치인은 경제 문제를 풀 수 없다”며 스스로를 사업가로 표현하는 이 국왕은 1995년 왕세자에 임명된 뒤 지난해 1월 국왕의 자리에 오른 새내기 국왕이다. 하지만 그의 국왕으로서의 행보는 왕세자 임명 후부터 지난 10여 년간 지속되어 왔다.

1995년 당시 두바이 지도자이자 셰이크 모하메드의 맏형인 셰이크 막춤이 지도자로서의 통치력과 합리적이고 진취적인 성격의 동생 셰이크 모하메드를 차기 지도자로 지명하며, 사실상의 실권을 그에게 넘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셰이크 모하메드는 차기지도자로 지명되자마자 두바이 21세기 비전을 발표한다.

바로 ‘2011년 탈석유경제구조화’. 이는 2020년 고갈될 것으로 보이는 석유의 의존도를 낮추고 서비스 산업의 중심지이자 아라비아와 이란, 이라크 등을 잇는 중개지로서의 국가의 미래발전 가능성을 모색하겠다는 기존 사회의 틀을 뒤엎는 개혁안이었다.

그러나 석유에 대한 강한 의존 등의 이유로 경제에 대한 개념조차 희박한 국민들을 설득하고, 버려진 사막의 이미지가 강한 두바이에 투자를 유치하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셰이크 모하메드는 ‘불가능은 단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한다’며 특유의 강한 믿음과 추진력으로 학교와 병원, 도로 등 각종 인프라를 건설함과 동시 외국인들의 투자 및 편의성을 위해 인공 신도시라는 시스템을 갖추기 시작한다.

그리고 인터넷시티와 미디어시티, 헬스케어시티 등 다양한 형태의 자유지역(Free Zone)을 지정하고 세금을 면제해주는 방법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시스코, CNN 등 전 세계 초일류 업체들을 두바이 내에 대거 유입하는 데 성공한다. 또한 사막 한 가운데에 450m에 이르는 슬로프를 갖춘 실내 스키장을 오픈하고, 축구장 80배 크기의 초대형 쇼핑몰을 건축하는 등 놀라운 상상력으로 창조도시 두바이를 빛내고 있다.

하지만 두바이는 멈추지 않는다. 이미 당초의 계획이 크게 성공해 두바이 GDP(국내총생산)의 93%가 석유가 아닌 무역과 관광, 부동산, 건설, 금융, 서비스 등 비(非)석유분야에서 나오고 있지만, 항공과 해운분야를 선점해 아시아를 잇는 물류의 기지가 되겠다는 계획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강조한다. 중동의 붐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지금 두바이의 모습은 계획의 10%에 불과하다고…. 그리고 그는 잊지 않는다. 번영은 기술과 돈이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오직 사람만이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두바이를 바라보며, 난 그의 이 말에 가만히 고개를 끄덕여본다.
진정 그가 변화시킨 것은 무엇일까? 단순히 국가의 위상과 경제적인 발전 가능성? 아니다. 나는 셰이크 모하메드 국왕이 이룩한 가장 큰 성과는 ‘뒤쳐져 있다’는 자괴감에 빠져있는 국민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던져준 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몇 백층의 건물과 인공섬 등에 환호를 보내고 있을 때 그는 재정의 20%를 교육비로 할애하며 국민교육에 관심을 기울이고, 금융과 IT, 물류 등 각 분야의 전문가를 불러들여 자국의 젊은이들을 교육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 양성만이 두바이의 발전을 지속시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되돌려 생각해보자. 나라와 경제의 발전에 급급해 그 규모나 투자유치 액수만 따지고 그 중심에 서야하는 교육, 즉 국제 경쟁력을 갖춘 인재 양성을 등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외국 인재들이 모여들만한 환경마련에 소홀한 채 불만만 쏟아내고 있지는 않은지..

인천 송도를 비롯해 전국 새만금 등지를 두바이에 버금가는 특구로 만들자는 결과론적인 주장을 내놓기에 앞서 우리 스스로가 냉정하게 방법론적인 문제점을 되돌아 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모든 문제의 핵심은 돈이나 물리적인 인프라스트럭처가 아닌 사람, 즉 창조적인 사람을 키우는 교육에 있다는 점을 말이다.

 

   
 
 
문상주

약력 : 현) ㈜고려교육 회장/ 비타에듀(주.고려이앤씨) 대표이사
          (사)한국학원총연합회·한국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회장

한국청소년지도육성회 총재
중화고려대학교(중국 북경) 이사장
대통령 직속 교육개혁위원 1,2기 위원

교육부 중앙교육심의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