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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 '뚝심·의리 리더십', 한화그룹 '활짝'

경영복귀 후 그룹 구조개편 시작으로 계열사 통합, 제2의 중동붐까지

이보배 기자 기자  2015.04.24 17: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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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오너 부재로 장기간 어려움을 겪은 한화그룹에 '쨍'하고 해가 떴다. 김승연 회장은 경영 복귀 이후 한화-삼성 빅딜을 성사 시켰고,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을 통합해 세계 1위의 태양광 회사를 탄생시켰다. 또 지난 연말 이라크를 직접 찾은 김 회장은 "빈손으로 돌아오지 않았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2조3400억원 규모의 공사를 추가 수주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미국 전력회사와 태양광 업계 단일 공급 건으로는 최대 규모인 1.5GW의 모듈을 공급하는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김승연 회장의 '의리 리더십'으로 한화그룹이 확 달라졌다. 김 회장 특유의 강한 추진력과 의리를 앞세운 리더십으로 그룹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

실제 한화그룹은 지난해 말 김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이후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면서 방산과 석유화학, 태양광 분야에서 뚜렷한 두각을 보이고 있다. 평소 김 회장이 관심을 갖고 추진 중인 중동지역 사업도 잇따라 성과를 내고 있다.

◆한화-삼성, 4개 계열사 빅딜

한화그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김 회장 주도 하에 사업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사업재편은 삼성그룹의 방산·화학 4개 계열사를 인수하는 '빅딜'이다.

지난해 11월 한화그룹은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 등 삼성그럼 4개 계열사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그룹 측이 보유한 삼성테크윈의 지분 전량인 32.4%를 (주)한화가 8400억원에 인수하고, 삼성종합화학의 지분 57.6%는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가 공동으로 1조600억원에 인수한다. 옵션으로 추후 경영성과에 따라 1000억원을 추가 지급할 수 있다.

이 계약에 따라 한화그룹은 상장회사인 삼성테크윈 지분 32.4%를 확보해 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되고, 삼성테크윈은 삼성탈레스 지분 50%도 갖고 있어, 한화그룹은 삼성탈레스의 공동 경영권도 보유하게 된다.

또 삼성테크윈은 삼성종합화학의 지분 23.4%도 보유하고 있어, 한화그룹이 인수하는 삼성종합화학 지부 57.6%와 삼성테크윈이 보유한 삼성종합화학의 지분까지 합하게 되면, 한화그룹은 삼성종합화학 지분 총 81%를 보유하면서 경영권을 확보한다. 

이와 함께 삼성종합화학은 삼성토탈 지분 50%도 보유하고 있어, 한화그룹은 삼성토탈의 공동경영권도 함께 가진다.

결국 한화그룹은 이번 빅딜로 2013년 기준 방위사업 부문 매출이 1조원 규모에서 약 2조6000억원으로 증가해 국내 방위사업 분야 1위로 도약하게 되고, 석유화학사업 부문 매출규모 역시 18조원에 이르러 석유화학산업에서도 국내 1위의 지위를 확보하게 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최근 IB업계는 한화-삼성 빅딜을 인수합병 분야 '최고의 딜'로 선정했다. 국내 대기업이 자발적으로 사업 재편에 나서 비주력 계열사를 성공적으로 정리한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매각을 통해 삼성은 전자와 금융 등 핵심 부문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고, 한화그룹은 기존 주력인 방위산업과 화학산업의 규모를 키워 제조업 부문의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세계 1위 태양광 회사 '한화큐셀' 탄생

지난 2월 한화그룹은 미래성장동력으로 적극 육성중인 태양광 사업부문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을 통합해 기술과 생산규모 모두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통합법인 사명은 '한화큐셀'로 결정했고, 셀 분야에서 세계 1위의 규모를 갖춘 태양광 회사로 새롭게 출발하게 됐다. 새롭게 출범한 한화큐셀은 셀 생산규모만 3.28GW로, 현재 신·증설이 진행 중인 모듈 생산규모는 올해 말 3.23GW가 된다.

기존 한화큐셀의 독일 탈하임 본사는 기술혁신센터로 탈바꿈하고, 한화큐셀이 영위하고 있던 독일의 앞선 기술력과 혁신성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전세계에서 3GW 이상 생산규모를 보유한 경쟁사들이 모두 중국 업체로 미국의 반덤핑 규제에 즉각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것과 달리, 독일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 등으로 다각화된 생산기반을 통해 확고한 경쟁우위를 갖춘 태양광 업체로 발돋움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남성우 한화큐셀 대표이사는 "앞으로 셀, 모듈 분야에서 확실한 1등이 목표다. 2017년까지 톱3 안에 들고, 2020년에는 명실상부한 세계 1등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규모 면에서는 지금도 세계 1위지만 전자와 자동차 등의 사업에서 대한민국이 세계를 리드한 것처럼 태양광 분야하면 한화를 떠올릴 수 있는 보다 확실한 1등이 목표다"고 덧붙였다.

남 대표의 포부를 증명이라도 하듯 한화큐셀은 최근 태양광업계 단일 공급건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모듈 공급계약을 성사시켰다.

2016년 말까지 약 1년여 기간에 걸쳐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전력회사인 '넥스트에라 에너지'에 총 1.5GW의 모듈을 공급하는 계약을 지난 20일 체결한 것. 1.5GW의 모듈이 모두 설치된 후의 발전량은 대구광역시 전체인구 약 250만명이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전력량이다.

한화큐셀의 이번 계약 체결 소식에 업계는 태양광 사업에 공을 들인 김 회장의 뚝심이 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 당장 눈앞의 이익이나 불확실한 사업환경에 일희일비 할 것이 아니라, '해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묵묵히 사업을 추진해온 김 회장의 의지와 지속적인 투자가 태양광 사업에 본격적인 결실을 거두게 했다는 평가다.

◆제2의 중동붐, 그 중심에 김승연 회장 있다

김 회장의 신용·의리경영이 두드러진 사업은 역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다. 이는 2012년 김 회장이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키겠다"며 뚝심 있게 밀어붙인 사업이다.

지난해 12월 김 회장은 이라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장시간 비행과 급작스런 기후환경 변화가 건강 회복에 좋지 않다는 주치의의 만류에도 굳이 이라크를 직접 찾았다.

이후 4개월. "빈손으로 돌아오지 않았다"는 김 회장의 말은 사실이 됐다. 총 21억2000만달러, 한화 약 2조3400억원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소셜인프라(사회기반시설) 공사를 추가 수주한 것.

한화그룹은 지난 5일 이라크 현지에서 비스마야 신도시 소셜인프라 추가 공사에 대한 계약식을 진행했다. 이번에 추가 수주한 공사는 분당급 규모인 10만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와 연계된 추가 공사로, 신도시를 구성하는 필수시설인 300여개 학교를 비롯한 병원, 경찰서, 소방서, 도로, 상하수도 등을 포함하는 사회기반시설 공사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이번 공사 수주를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전 중인 이라크를 세 차례나 방문해 임직원들에 대한 격려 및 각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방문 시에는 현장 근로자들이 가장 먹고 싶어하는 광어회 600인분을 선물로 공수해 직원들의 사기를 높였다. 또 이라크 정부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최악의 상황이 올지라도 비스마야 현장을 마지막까지 지키며 공사를 마치겠다는 강한 의지와 믿음을 심어줬다.

이번 수주를 통해 한화건설은 향후 제2, 제3의 비스마야 수주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이라크 정부는 전후 복구 사업의 일환으로 100만호 주택건설을 계획해 앞으로도 더 많은 사업 기회가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과 한화건설의 헌신적인 공사수행능력은 기술력을 앞세운 선진국 건설사까지 따돌리며 추가 수주를 이끌 수 있는 좋은 전환점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