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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가입 독려'가 업무방해? 소상공인회 갈등 2라운드

임혜현 기자 기자  2015.04.24 11: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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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소상공인연합회 내부갈등이 2라운드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일명 정상화추진위원회측 인사들이 여러 소상공인 관련 단체들에게 연합회 가입을 대대적으로 독려하는 한편, 6월5일 총회 추진을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단체 회원수를 늘림으로써 외연을 확장하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권장할 만한 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이 단체의 경우에는 회원가입 문제가 민감한 내부 사정을 건드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특이한 상황에 있다.

현행 회장 체제를 전면으로 부정하는 것을 골자로 다른 쪽에서 이렇게 나선 것에 대해서는 자칫 업무방해죄 논란까지 불붙을 수  있는 부분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발기인 단체도 끌어안아야' 명분에 '최 회장 체제에 문제제기' 실리

24일 현재 '최승재 체제 반대파'로 분류되는 연대성씨(시뮬레이션골프문화협회장)는 "소상공인연합회의 발기인 단체 및 참여를 원하는 단체장들에게 회원 신청 양식과 공문을 보내고 있다"고 알리면서 대대적인 회원가입 독려에 나서고 있다.

연씨는 3월25일 정상화추진위 출범 당시에도 주도적 역할을 하는 등 강한 '반최승재파' 인사로 분류된다.

그는 "진정한 소상공인단체에 문호를 활짝 열어놓겠다"면서 "모든 단체가 참여하는 6월5일 총회를 개최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소상공인연합회는 중소기업청 지정 법정단체이나, 홍역을 치르며 720만 소상공인 전반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당초 2년여의 긴 산고 끝에 2014년 4월 법정단체로 출범하기는 했지만, 이 당시 소상공인지원특별조치법상 제한 규정으로 인해 많은 단체들이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졌다(이에 따라 연합회 탄생을 위해 함께 노력했지만 실제로는 가입이 불발됐던 외부 단체들이 매번 거론되는 일명 '발기인 단체'다).

문제는 관련 법규 개정 등에 발맞춰 소상공인연합회가 이들 외부 단체들을 새롭게 회원으로 받아들이는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섰어야 했는데, 실상 지난 1년간 이 같은 작업이 거의 진행되지 못했다는 데 있다.

여기에 단체 출범과 법정단체 지정 단계에서 일부 자격이 없는 소상공인단체들이 먼저 정회원으로 가입되고 또 연합회 임원직에 선출돼 있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총회를 연기하고 회원자격 문제를 재심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됐다. 중기청에서도 이 같은 우려와 자격심사 권고 공문을 발송한 바 있다.

하지만 최 회장은 총회 강행과 차기 회장 선출 일정 강행을 주장했고, 결국 반쪽선거 끝에 단일회장으로 임기를 새롭게 시작했다. 이에 이전에 공동회장직을 수행했던 박대춘씨 등 상당수 인사들이 정상화추진위 결성을 선언했고, 각종 소송 등을 추진해 왔다.

그러므로, 연씨의 현재 움직임은 거칠게 표현하자면 '회장이 회장 같지 않고, 현재 회원수 확장 노력을 단체가 못하고 있으니 이번에 내가 나서서 대거 독려를 하겠다'는 것이다.

◆업무방해죄 구성? 오히려 최 회장에 부담? 정상화추진위 '와일드 카드'

자신의 회장 자격을 부정하는 측에서 단체의 회원을 새롭게 대거 받아들이겠다고 움직이는 것은 최 회장으로서는 불편할 수 있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아울러 일종의 권한 침해로 볼 수도 있고, 업무방해라며 형사상 문제로 삼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만 회장직 선출의 정당성 여부와 일부 회원들의 자격을 둘러싸고 갈등을 서로 빚고 있는 것과, 단체 자체의 통상적인 업무인 가입 단체수 확장 노력은 별개로 풀이될 여지도 있다. 이는 소상공인 전반 대변을 위한 외연 확대가 회장의 사무로 한정(독점)적으로 속하는지, 일반 회원에게도 있는지 여부를 판가름해야 한다. 심지어 회장의 권한을 부정하는 수단으로 이를 행사하는 이번 상황돠 같은 경우 쉽지 않은 문제가 될 전망이다.

더욱이 이렇게 업무성을 적극 주장하게 되면, 어쨌든 이번 계기로 신규 가입을 원하고 나설 여러 외부의 소상공인단체들에 대한 심사를 적극적으로 떠맡고 진행해야 할 짐을 져야 한다. 최 회장측 진영에서는 현재 연씨 등이 이 문제에서 손을 떼라며 그 뒷수습을 해야 하는 셈이다.  

또 현재 내분사태까지 빚은 원인이 되는 단체들, 즉 정회원 자격 논란에서 거론되는(의혹을 받은) 단체들은 현재 최 회장에 가깝다는 평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결국 업무방해 대목을 문제삼으려면, 이렇게 사실상 헤게모니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에게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은 많은 단체를 대거 받아들이고 새롭게 판을 짜게 되는 부담을 적극적으로 지게 되는 후폭풍을 함께 안아야 한다. 

자신을 회장으로 생각하지 않는 측에서 벌인 일을 모두 떠안고 자신에게 굳이 유리할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 국면의 대격변 가능성까지 부담해야 하니 악수를 두는 셈이다. 그렇다고 새롭게 가입을 받는 문제를 소극적으로 처리해 버리면 문제를 안 받느니만 못한 큰 비난에 직면하게 된다.

결국 현재 새롭게 조성되고 있는 발기인 단체들에 대한 가입 독려 및 6월 총회 추진은 대단히 거친(wild) 카드로 보인다. 자칫 형사상 문제로까지 번질 우려마저 있는  분명하기 때문이다. 다만 소상공인연합회가 지지부진하게 끌어온 여러 현안들을 모두 해소할 수 있는 처방이라는 점에서 정상화추진위엔 만능 카드(와일드 카드)로 기능할 가능성도 있다. 어느 모로 보나 '와일드 카드'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