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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대통령, 중동 이어 중남미서도 '세일즈 외교' 실적 쌓아

원격의료·제대혈은행 설립 비롯 보건·의료 분야 협력약정 성과 거둬

이금미 기자 기자  2015.04.22 13: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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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에 이어 중남미 순방에서도 '세일즈 외교'를 펼치고 있다. 두 번째 방문국인 페루 정상회담에서는 보건·의료, 경제, 고부가가치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오얀타 우말라 페루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과거 무관으로 한국에서 5년 정도 일한 적이 있는데 "페루의 국내 정치, 경제 활성화 등 국가발전을 고민할 때마다 한국의 발전상을 떠올린다"며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 대통령 의원 시절 '제대혈 관리·연구 제정법률안' 발의

20일(현지시간)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국 보건부 간 체결한 보건·의료 협력약정을 바탕으로 가천길병원과 페루 까예따노헤레디아 병원은 원격의료 협력을 위한 MOU에 서명했다.

이로써 그동안 시범사업을 통해 축적한 한국의 원격의료 모형과 운영경험 및 노하우를 전수하고, 강점 분야로 꼽히는 의료기기·통신장비의 중남미 진출을 꾀할 수 있게 됐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에 따르면 세계 원격의료 시장규모는 2015년 기준 총 1600억달러, 중남미시장은 112억달러로 전체 시장 규모의 7%를 차지한다.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과 우말라 대통령은 페루 제대혈은행 설립 사항이 포함된 보건 분야 협력도 약정했다.
 
페루 보건부 장관은 제대혈은행 설립문제 등과 관련 한국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뤄진 협력과 한국 전문인력의 페루에서의 활동에 대해 만족을 표하며 "전문가 파견 등 향후 보건 분야 관련 선진기술을 갖춘 한국과의 협력확대를 희망한다"고 제언했다.

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 "제대혈 문제는 과거 의원 시절 의회에서 법제화를 주도해 그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의 경험과 기술을 페루와 공유함으로써 페루 국민의 건강증진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응대했다.

박 대통령은 제대혈을 신청하는 산모들이 많은 상황에서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데 주목하고, 2009년 6월 제대혈 관리 및 연구에 관한 제정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해당 법안이 2010년 2월 통과됨으로써 지금의 선진화된 제대혈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  

이번 제대혈 협력약정은 작년 9월 중남미 외교사절단 방문 시 페루 측이 제대혈, 장기, 조직 등 인체자원 통합관리병원 건립 의사 표명을 해온 데 이어 페루 보건부 장관이 올 1월 방안해 보라매병원 제대혈은행을 시찰한 뒤 본격 논의됐다.

페루는 리마 소재 산보르하병원 제대혈은행 설립 추진과 관련, 한국의 지식과 경험 전수를 적극적으로 요청했다. 

제대혈은 산모가 신생아 분만 시 나오는 탯줄과 태반에 존재하는 혈액으로 다량의 조혈모세포를 포함했다. 백혈병 등 악성혈액질환 치료, 연구 등 자원으로 활용 가능하다. 제대혈은행은 제대혈 채취, 세포 분리 및 처리, 안전성 검사, 조직적합성 검사, 장기간 초저온 냉동보관 업무를 수행하는 곳이다.

◆페루 '국가발전전략 2021' 이행 파트너로 참여 계기

우리나라는 페루 국가발전계획 이행 파트너로도 참여하게 됐다. 페루는 독립 200주년인 2021년을 기념해 '국가발전전략 2021'을 수립했으며 의료·교육 서비스 개선, 인프라 개선, 천연자원 관리, 과학기술 개발 등 13대 개발과제 목표를 설정하고 중점 추진 중이다.

우말라 대통령과 페루 경제부 장관은 정상회담에서 "인프라 구축에 한국의 경험과 기술을 이전받을 수 있도록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페루 교통부 장관도 타당성 검토 중인 리마 전철 3·4호선을 비롯해 리마 외곽 지역의 모노레일 건설, 2호선 감리, 광역통신망 구축사업 등에 한국기업들의 참여를 주문했다.

이에 양국은 대형 인프라 사업 적극 참여 및 인프라 건설에 필요한 금융지원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주요 내용은 △리막강 통합 물관리 시스템 구축(2018년까지 400억달러 성장 전망) △송배전 인프라 개선 프로젝트(2017년까지 30억달러) △배전기술 및 스마트그리드 △건설 인프라 프로젝트 △수출입은행-페루 금융기관 간 30억달러 금융제공 협력약정 등이다.

이밖에 한국형 산학연 혁신클러스트인 대덕특구 단지모델을 전수하는 과학기술 혁신 및 창조경제 MOU 등 고부가가치 중심의 MOU 20건에 서명했다.

비즈니스 포럼 1대 1 상담은 중동에 이번 중남미 순방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48개 한국 기업이 참여한 비즈니스 포럼에는 페루 내 유통기업 2위 Tottus, 5위 기업 Sodimac, 자동차 AS 1위 IZA Motors 등 페루 측 바이어 152개 사(社)가 관심을 보여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한국 참여기업 1개 사당 평균 5개 이상의 기업과 상담이 이뤄진 셈이며, 그 결과 17건(1억4100만달러)의 실적으로 이어졌다. 한국기업 48개 기업 중 1개 사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은 모두 중견·중소기업으로 지금까지 콜롬비아와 페루 2개 국의 1대 1 상담 결과, 총 37건 2억4180만달러 정도의 실적을 올렸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브리핑에서 "이번 1대 1 상담은 페루에 있는 기업뿐 아니라 인근 에콰도르 최대 기업이 참여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며 "중동 순방에서 시작된 비즈니스 포럼이 중남미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는 등 그 열기가 점점 뜨거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불어 "최근 국내 정치 상황으로 순방 성과가 많이 알려지지 못해 중소기업, 청년 창업가들의 기회가 줄어드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을 보탰다.

여기 더해 "정치개혁으로 깨끗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잘 될 것이고, 순방 성과가 잘 알려지면 국내 정치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