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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LPG 차량 '공간혁명' SM5 LPLi 도넛

경쾌하게 치고 나가 부드럽게 질주…정숙성 가솔린엔진 못지않아

전훈식 기자 기자  2015.04.20 14:5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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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고객들이 쉽게 구매 가능한 일반 차량과는 달리 LPG 차량은 렌탈시장이나 택시업종에서 주로 이용되지만, 일반인들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개개인 특성보다는 일정 요건만 만족할 경우 대규모 판매고를 올릴 수 있는 틈새시장 종목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완성차 업체에서는 LPG 차량에 대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SM5 노바와 함께 모습을 보인 'LPLi 도넛' 모델도 이런 분위기가 반영된 케이스. 렌탈시장이나 택시업종에서 'LPLi 도넛'을 어떻게 바라볼지, 이전 모델과는 어떤 강점을 보유했는지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지난 1월5일 등장한 SM5 노바(Nova)는 3세대를 거치며 인정받은 SM5 고유 최고 품질과 가치를 계승하고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우수한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된 르노삼성자동차의 핵심모델이다.

첫 삼성자동차가 출범 당시 이후 현재까지 93만대 이상 팔매된 SM5는 지난해 QM3 출시와 함께 탄력을 받은 르노삼성 분위기를 한 번 더 이끌어줄 견인차 역할을 책임지고 있다.

특히 이번 SM5 노바는 일반적인 2.0 가솔린 엔진과 1.5 디젤 엔진, 1.6 직분사 터보 엔진, LPG 연료를 사용하는 'LPLi 도넛' 4개 파워트레인으로 이뤄졌다. 그 중 국내 양산차 최초로 도넛형 탱크를 채택한 LPLi 도넛 모델은 시장에서 적지 규모를 자랑하는 국내 렌탈시장이나 택시업종이 타깃이다.

과연 경쟁사와는 달리 해당 시장만을 위해 제작된 LPLi 도넛가 얼마나 그 효율성을 자랑할 수 있을까. 

◆새로운 아이덴티티 적용…미러링 탑재 '스마트 SM5'

SM5 노바를 맞는 순간,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전면 디자인이었다. 앞서 QM3를 시발점 삼아 △SM7 노바 △QM5 네오 △SM3 네오 등에 차례로 적용된 새로운 라디에이터 그릴이 고스란히 적용됐다.

자동차 인상을 크게 좌우하는 헤드램프는 기존과 동일한 모습이지만, 헤드램프를 잇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을 새롭게 바뀌면서 르노삼성의 대표 모델로서 중후함과 세련된 스타일을 동시에 완성했다. 동시에 프론트 범퍼도 기존 단조로움을 벗어나 조금 더 화려하고 역동적인 형태다.

여기에 다이내믹한 디자인과 조화를 이루는 LED 주간 주행등을 장착해 존재감과 안전성까지 높였으며, 또 알로이 휠과 18인치 프레스티지 알로이 휠을 장착해 고급스런 디자인을 완성했다.

다만, 후면부 디자인은 페이스리프트 특성상 변화가 적은 만큼 약간의 변화를 주거나 파워트레인에 맞춘 차별화를 시도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실내는 기존 SM5의 심플한 디자인과 품질을 그대로 유지했다. 전체적으로 섬세한 디테일이 돋보이는 고급스런 실내공간이지만, 여전히 블랙과 화이트 색상은 단조로움을 느끼게 했다.

심플한 3스포크 형태의 스티어링 휠은 조금 디자인 측면에서 밋밋한 감은 있어 중형 세단의 무게감이나 화려함을 전달하지 못하지만 대신 그립감은 좋은 편이다. 또 스티어링 휠 우측 뒷편에 자리 잡은 리모컨은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익숙해지면 오히려 주행시 보다 편리한 조작이 이뤄질 듯하다.

인테리어에서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새로 적용된 스마트 미러링 시스템이다. 앞서 SM7 노바에서 선보인 기능이며, 스마트폰과 차량 디스플레이를 와이파이로 연결해 양방향 조작 및 앱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T-map 내비게이션을 통신사와 상관없이 사용 가능하도록 한 점이나 동영상, 음악, 사진 등 스마트폰에 내장된 미디어를 구동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하지만 아직 아이폰의 경우 완벽한 미러링 시스템을 지원하지 않고 있으며, 실제 미러링 시스템을 바탕으로 사용 가능한 앱 수가 많지 않다는 점도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LPG 차량 단점 극복…트렁크 실용성 극대화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오른쪽 옆 버튼식 시동키를 눌렀지만, 엔진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이처럼 조용한 정숙성은 웬만한 도심 주행에서는 유지됐으며, 가속페달에 힘을 가하면 슬며시 들러오는 부드러운 엔진음은 스포티한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스타트부터 가속페달을 슬며시 밟자 보다 예민한 LPG 가속 페달 탓인지 약간 울컥거림이 느껴질 정도로 경쾌하게 박차고 나간 후 중속에선 부드럽게 질주한다. 정숙성은 휘발유 엔진에 뒤지지 않는다. 서울 도심 주행에서는 가다서다를 반복하면서 출발 시 힘 있게 치고 나가는 몸놀림이 특히나 만족스럽다.

LPLi 도넛 모델은 2.0L 직렬 4기통 LPLi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9.7kg·m의 성능을 낸다.

LPLi 도넛 모델의 중저속 가속력도 만족스러웠다. LPG 특유 가벼운 엔진음이 아닌, 휘발유 엔진의 주행음과 유사한 느낌이다. 디젤 엔진처럼 치고 나가는 맛은 덜했지만, 도심 주행에서 답답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다만, 고속주행 시 가속 페달을 서서히 밟아 높여야 한다. 무리한 악셀링을 해봐야 파워트레인이 따라오질 못하면서 생각보다 속도가 더디게 올라가기 때문.

코너링에서도 차체 크기를 감안하면 쏠림 없이 잘 돌아나가는 편이다. 탑승자가 휘청거리는 현상도 거의 없을 만큼 안정적이면서도 매끄럽게 코너를 파고든다.

LPLi 도넛 공인연비는 9.6km/L로, 가솔린 모델(12.6km/L)보다 떨어지지만 연료비를 감안하면 다소 경제성에서 앞선다.

LPLi 도넛의 최대 매력 포인트는 도넛형 LPG 연료탱크. 트렁크를 열면 보통 안쪽에 싣고 다니는 가스통이 보이지 않는다. 스페어타이어를 넣는 공간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기존 LPG 차량대비 놀랄 만한 실용성을 자랑한다.

트렁크 용량도 이로 인해 292L(기존 LPG 차량 기준)에서 349L로 여유 있는 공간이 확보되면서 유모차, 휠체어 적재는 물론 레저활동에도 큰 지장이 없다. 연료통 재질은 무게를 10% 정도 줄인 경량화도 실현했으며, 트렁크 아래로 들어간 연료통으로 무게중심도 낮아져 안정적 주행이 가능하다.

SM5 노바는 이전 모델과 큰 차별화를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마이너 체인지 모델 수준이다. 하지만 LPLi 도넛의 경우 LPG 차량의 단점인 '트렁크 활용도'를 개선하면서 업계 종사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SM5 LPLi 가격은 △장애인용 2315만~2515만원 △택시모델 1825만~2050만원이다. 특히 택시 모델의 경우 경쟁사의 가격 인상과 맞물려 SM5 LPLi 도넛이 더욱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