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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소주병에 얽힌 700여 신안군 공무원의 분노

나광운 기자 기자  2015.04.19 11: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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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업무수행 중이던 공무원이 현장에서 현지 주민이 내려친 소주병에 상해를 입고 폭행을 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나면서 섬으로 이뤄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의 애환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13일 신안군 자은면 와우리 풍력발전 단지 공사 사무실 진입 도로상에서 건립 반대 시위자들이 트랙터를 동원, 도로를 점거한 현장에 동향 파악 차 방문한 군청 직원을 시위 참가자가 상해를 입힌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천혜의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신안군 일대에는 비금면과 자은면에 대규모 풍력 단지가 조성을 예정으로 신안군에 개발행위 신청 및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현지 주민들은 소음과 바람에 의한 주거생활과 농사에 피해가 우려된다며 반대 시위를 계속해 오면서 지역 발전을 주장하는 현지민들과의 잦은 마찰로 인해 주민 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들의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지역 출신 군 의원들 입장 또한 애매모호한 사항으로, 결국 행정부서인 신안군 공무원들에게 모든 화살이 돌아와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의 스트레스에 처해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대책이 절실해 보인다.

신안군에서는 고길호 신안군수가 취임 후 4번에 걸쳐 현지 주민과 이장단을 만나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시행사 측과 행정부서에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양측이 상생할 수 있는 방법 모색에 총력을 기울여 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아쉬움을 주고 있다.

신안군은 당초 계획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분계마을과 신성마을 쪽의 1~4호기의 위치 변경과 더불어 5~6호기의 위치 변경에 대해서도 주민과 협의할 것을 조건으로 조건부 개발행위 1차를 지난달 허가해 주민들과 대화를 유도하고 나섰으나, 현지 주민들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문제는 지역 발전과 더불어 주민들의 생존권 사이에서 일부 극한 반대행위로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의 피해가 극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폭행 피해자를 비롯해 해당 담당 부서 직원들은 '너 허가 내주면 목을 잘라버린다', '밤길 조심해라' 등 민원인들의 전화에 심한 스트레스와 함께 대인 공포증을 호소하고 있는 현실에서 딱히 대처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해당 부서 공무원들은 녹봉을 받는 공직자 입장에서 행정절차를 법규에 따라 진행할 수밖에 없는 사항에서 주민들의 입장을 대변하면 시행사의 반대에 부딪치고 오해를 살수 있다는 점에서 별도의 애로사항을 호소할 곳도 마땅치 않아 속앓이를 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도서지역의 특성을 지닌 열악한 근무조건에서 밤·낮을 잃고 주말이 무엇인지도 잊고 오직 민원인의 편에 서서 묵묵히 일하는 공직들이 할 수 있는 말은 무엇일까.